[장명식 폭로사건 5개 녹취록]계산된 수순 따라 정치인 접근 흔적 감지…경남 도경 본격 수사

‘권민호 시장이 자신의 민주당 입당을 반대하는 정적을 제거토록 사주했다’는 장명식(63‧장명호) 씨의 주장이 지역 정가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장 씨가 공개한 ‘5개 녹음화일’이 판도라 상자가 될 전망이다.

▲ 장명식 씨가 공개한 녹취록은 5개다.

녹음화일은 6월 7일 녹취록 3개, 6월 21일 녹취록 1개, 6월 25일 녹취록 1개를 포함해 5개다. 가장 먼저 녹음된 녹취록은 6월 7일 오후 4시경 장명식 씨와 김 모(KD) 전 시의원 간에 나눈 대화다. 분량은 9분 30분 가량이다.

두 번째 녹취록은 6월 7일 오후 7시 장명식 씨, 김해연 전 도의원, 한 모 시의원이 옥포 모 갈비집에서 만나 식사하는 중에 녹음된 것이다. 녹취 분량은 15분 정도다. 처음부터 녹음된 것은 아니다. 장 씨가 전화 좀 하려 밖으로 나온 후 다시 들어가면서 녹음기 버튼을 누른 후 그때부터 식사가 끝날 때까지 15분 정도 녹음된 것이다.

세 번째 녹취록은 6월 7일 오후 8시부터 1시간 50분 정도 녹음된 것이다. 옥포에 있는 모 룸살롱에서 장 씨, 김해연 전 도의원, 한 모 시의원, 또 다른 김 모(KJ) 전 시의원이 술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다.

네 번째는 6월 21일 저녁 7시 장승포 모 식당에서 장 씨와 한 모 시의원이 식사를 하면서 나눈 대화다. 분량은 13분 30초 정도다.

다섯 번째 녹취록운 6월 25일 옥포동에 있는 모 일식집에서 장 씨, 한 모 시의원, 변 모 거제민주당 위원장이 만나 식사할 때 나눈 대화가 녹음된 것이다. 분량은 1시간 5분 정도다.

장 씨는 다섯 개 녹취록 외에도 권민호 시장과 직접 관련이 있는 녹취록이 있다고 지난달 30일 취재현장에서 녹음기를 보여주었다. 한번 들어보자고 여러 차례 요청을 했으나, 장씨는 “다음에 법정에서 판사한테 직접 제출할 것이다”며 끝내 공개를 꺼렸다. 권 시장의 직접 대화 또는 전화 녹취 존재 여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장 씨는 공개한 5개 외에도 추가 녹취록을 보관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  

장 씨는 이번 사건을 지세포 유람선 허가를 미끼로 권민호 시장의 민주당 입당을 반대하는 세력에게 기획적으로 금품‧향응을 제공해 제거해달라고 자신에게 요청했다고 밝히고 있다.

▲ 지난 30일 오전 거제시청 정문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장명식 씨

여기서 장 씨는 ‘자필 상황일지’에 “(5월 22일) 능포동 소재 모 주점에서 권민호 거제시장, 김 모(KD) 전 시의원, 본인 3명이 만날 때 ‘시장과 조폭이 만나면 모양새가 좋지 않으니 모든 이야기는 김 모(KD) 전 시의원을 통해 하자’고 하였다”며 “김 모(KD) 전 시의원은 시장과 본인 사이에 통로 역할을 하였고, 그 댓가로 지세포에서 지심도가는 유람선 허가가 나면 유람선 터미널 매점을 주기로 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 5월 22일 권민호 거제시장과 장 씨의 만남을 주선한 김 모(KD) 전 시의원은 “(장 씨가) 시장 만나서 (유람선 허가를) 해달라고 자꾸 요청해서 어쩔 수 없어 한번 만나게 해주었다. 그 뒤에는 시장하고 만난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대화를 했다”고 지난달 30일 본사에 밝혔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지난 5월 22일 장승포서 지인을 만나고 나오는데 김 모(KD) 전 시의원이 ‘명호가 내 처남인데 못 살게 군다’고 말하면서 ‘차만 한잔 해달라’고 해서 갔다. 하는 얘기가 유람선 이야기다. 배가 두척이 있는데 권 시장이 좀 넣어주라. 유람선을 두 척 넣어줄 권한도 없고 아직 지심도에 유람선 계획이 아무도 없다. 민간인을 특정해서 줄 수도 없다. 민간인을 줄려면 공모해야 된다. 그것으로 끝이다. 10분도 안 앉아 있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하지만 6월 7일 오후 4시 경 김 모(KD) 전 시의원 집에서 김 모(KD) 나눈 대화는 상식적으로 김 모(KD) 전 시의원이 시장을 만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발언이 곳곳에 나온다. 5월 22일 저녁 때 권민호 시장과 한번 만난 것이 전부다는 것은 다소 석연찮은 점이 있다. 먼저 첫번째 녹취록에는 김 모(KD) 전 시의원이 유람선 인허가 관련 이야기를 한다.

김 모(KD) 전 시의원은 “가니까 생각보다 노력했더라. 지심도 방파제 때문에 해경에서 (유람선 허가를) 불허(不許)라. 시 해양항만과,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에서 계속해서 허가를 내기 위해 다니고 있더라. 시장 이야기는 …”라는 발언이 이어진다.

또 김 모(KD) 전 시의원은 발언 중에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유람선 허가를 내면은 몇 십%(30, 40%)의 지분으로 참여하는 걸로 (추진하고 있더라)”라고 말하면서 “당신이(권민호) 지심도 반환한다고 5년 동안 고생했는데. 시장이 (유람선 허가와 관련해) 훤히 알고 있더라. 제발 너보고 입만 다물고 있으면 약속한 사항을 하것다. 그라니까 제발 나보고 그러더라”는 등의 발언이 이어진다.

물론 유람선 매점 이야기도 있다. 김 모(KD) 전 시의원은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상임이사를 잘 안다. 매점은 우리 선주 쪽에 달라. 내 마무라가 한다고 하면은 손될 사람 아무도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김 모(KD) 전 시의원이 “특히 이야기 하는 것은 김해연 관계는 너무 서두를 상황이 아니다. 돌아가는 상황보고”라고 언급한다. 이날 저녁 7시에 장 씨가 김해연 전 도의원을 만나는 사실을 김 모(KD) 전 시의원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자 장 씨가 “분위기 보면서 돈은 준비해가지고 있거든요. 분위기 봐서 이 정도면 주도 되겠다 감각이 오지 않습니까. 밥 먹고 노래 한번 하러 (가자고 할 것이다.) 미리 예약을 해놓았더라”고 말한다.

이어서 장 씨는 “나는 솔직히 저 사람이 국회의원 나와도 변 모씨와 경선을 한다 말입니다. 상대를 아웃시키고 못 나오면 혼자 돈 안 쓰고 고마 깨끗이, 그것까지 내가 신경 쓰고 해줄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 모 전 시의원이 “시장 이야기는 니하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알고 있어”라고 말하자, 장 씨가 “김해연이 가는 것도 이야기 했지예”라고 묻는다.

그러자 김 모 전 시의원은 “그거는 안했다. 그것까지 이야기하면은 안 그렇나. 그런거는 다음에 다 있다. ‘명호가 이번에 수고했더라‘ 그러면 고맙네 되는긴데. 미리 계획을 이야기하면 시장님은 공모자가 안 되나”라고 말한다.

김 모(KD) 전 시의원은 “내 오늘 김 모(JD) 전 시의원 관계도 이야기했다. 200명 해줄라고 하더라. 민주당 당원 안 있나” 등의 언급도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김 모(KD) 전 시의원은 장 씨에게 “오늘 너무 과하게 하지 마라”고 말하면서 헤어진다.

두 번째 파일은 같은 날 오후 7시 옥포1동 모 갈비집에서 김해연 전 도의원과 한 모 시의원, 장 씨의 대화가 녹음된 15분 분량이다. 여기에는특별한 대화가 없지만 장 씨가 한 발언이 눈길을 끈다. 장 씨는 “매형(김 모(KD) 전 시의원)하고 사이가 안 좋다. 사이가 안 좋은 정도가 아니다. 민호는 내가 벼루고 있다. 앞으로 석 달 안에 ‘잡떨이’를 한다. 큰 집(감옥)에 안 가면 정리를 한다니까”라고 말한다.

특히 장소를 옮겨 옥포2동 한 룸살롱(단란주점)에서 나눈 세 번째 녹음 파일에는 금품을 전달하려는 상황이 들어 있다. 이 세 번째 파일은 오후 8시부터 1시간 53분가량 녹음됐다. 이 자리에서 장 씨는 룸살롱 직원에게 100만 원을 찾아올 것을 시킨 뒤 이를 김해연 전 도의원에게 전달을 시도한다.

장 씨는 "용돈 해라. 이 정도는 된다. 맛있는 것 사먹어라. 맛있는 것. 각시(아내)도 맛있는 것 사주고"라고 말하고, 김 전 의원은 "아닙니다. 아닙니다. 형님"이라며 몇 차례 거부하다 "알겠습니다. 형님"이라고 답한다.

녹취록에 담긴 100만 원 수수 정황에 대해 김해연 전 도의원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건 사실이 아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돈을 되돌려 줬다"고 완강하게 부인했다.

또 보도자료를 통해 "있지도 않은 사실들이 말로 만들어져서 한 개인의 인권과 명예가 무참하게 훼손됐다"며 "모종의 배후세력이 있을 것이라고도 감히 주장한다. 장 씨 말이 사실이라면 저는 모든 공직에서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 번째 파일은 6월 21일 오후 7시 14분 한 모 시의원과 장 씨가 옥포2동 한 식당에서 나눈 13분간의 대화가 녹음된 것이다. 장 씨는 한 모 시의원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변 모 민주당 거제지역 위원장과 자리를 한번 하자’고 부탁한다.

장 씨는 "(내년 지방선거 때 네가) 한 2억만 (시기를) 당겨 달라고 부탁하니까 너의 부탁을 들어줄게. 9월 말까지 당겨줄게. 그러면 됐나. 변광룡과 자리 한번하자"고 말한다.

이에 한 부의장은 "그 정도 자금이 있으면 저는 (선거에서) 됩니다. 저는 자신 있습니다. 형님이 총알을 지원해 주시는데 제가 총알 받고 싸우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답한다.

장 씨는 “모자라면 이야기해라. 2억 플러스 1억까지는 더 해줄 수 있다. 광룡이는 자리 한번 해라. 시정질문 할 때 가만히 있어라. 시장이 너를 정리 좀 해달라고 하더라. 내일 시장 만나제. 한마디만 해놓아라. 명호 형님하고 밥도 먹고 소주도 한잔하는 데 ‘시장님 좋은 말 많이 합디다’라고. 그 말만 던져 놓아라”고 했다.

이에 한 모 시의원은 “어제 저녁에 밥 한번 먹었다고 이야기 할께요”라고 말했다.

한 모 시의원은 "그 사람이 돈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자꾸 돈을 준다고 하니 우스운 일이잖아요. 있으면 달라고 웃으면서 농담으로 맞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안경테와 대리운전비, 향응제공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인정을 했지만 금품(1000만 원)을 받은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술 먹고 밥 먹고 한 것은 있었던 사실이라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돈을 줬다고 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 모 시의원은 4일 개회된 거제시의회 제194회 임시회 개회 때 신상 발언을 통해 “현직 시장이 이런 일을 시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3세력이 음모를 꾸몄는지 밝혀야 한다. 돈을 받은 사실은 없다. 거제시민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게 생각하며, 시민께 사과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파일은 지난 6월 27일 오후 6시 43분 변 모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 위원장과 한 부의장, 장 씨가 거제 모 일식집에서 1시간 4분 동안 나눈 이야기가 녹음돼 있다.

장 씨가 “권민호는 지금 여기서 반대하면 민주당에 못 들어가나. 내가 볼 때는 이 사람(변 모씨)은 국회의원 출마하고, 그 사람(권민호)은 도지사 도지사 출마할 것인데. 둘이 합치면 실보다 득이 많을 것 같다”는 발언이 있다.

이 자리에서 장 씨는 "너 술 먹고 음주운전 하지 마라. 대리비 줄게 10만 원씩이다"라고 말한다. 한 부의장은 "대리비 만 원밖에 안 하는 데 뭐 10만 원 줍니까"라고 답하고 변 위원장은 "아니 형님 됐습니다. 대리비 있습니다. 형님"이라고 한 뒤 "알겠습니다. 형님"이라고 말을 바꾼다.

시간이 좀 지난 뒤 장 씨는 "나는 처음 만나도 옷을 잘 사준다. 나는 스타일이 특이하다. 이거 100만 원 용돈 해라"고 말하자 변 위원장은 "형님, 형님, 아닙니다"라고 거절한다. 그 사이에 한 부의장이 "(장 씨가 당신의)학교 선배라. 학교 선배 허허허"라고 거들고, 다시 장 씨가 "인마 봐라. 맛있는 것 사먹어라. 기수 이거는 안 줘도 된다. 많이 준다. 엊그제 200만원 줬다. 그리 안하면 국회의원 나올 자격이 없다"고 말한다. 이에 변 위원장은 "아 예 형님"이라고 답한다.

장 씨는 “도와 줄 일 있으면 요청해라. 멋지게 한번 도와주게. 옛날에는 조직 동원해서 폭력으로 했는데 물 갔다. 요즘은 기획에 의해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해야 한다”는 발언도 이어진다.

또 대화 속에서는 장 씨가 한 모 시의원에게 '63만 원짜리' 명품 안경테를 제공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변 모 거제지역위 위원장은 "녹취록은 들어보지 않아 정확한 판단이 안 된다"며 "오는 4일에 사실 진위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해명을 미뤘다.

한편, 장 씨는 1인 시위 당시 김해연 전 도의원과 한 모 시의원에 각각 1000만 원씩 전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장 씨는 녹음파일에 나오는 100만 원은 추가로 지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해연 전 도의원은 지난달 31일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로 장 씨를 고소했다. 한 모 시의원도 경남경찰청에 4일 오후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로 장씨를 고소할 것이다고 밝혔다.

현재 이 고소 건은 경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맡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역 정가가 크게 술렁이는 사안인 만큼 수사를 거제경찰서에 맡기지 않고 경남청에서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고소 건이 권민호 거제시장으로까지 수사가 확대될지도 관심을 끈다.<경남도민일보 9월 4일자 보도 일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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