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배럴당 52달러…한국 빅 3 수주경쟁…중국 해양플랜트 수주 추격 위협요인

글로벌 해양플랜트(바다 위에서 원유·천연가스를 뽑아 올리는 시설) 시장이 국제 유가 반등에 힘입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작년 최악의 '수주 절벽' 이후 상선(商船) 시장이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는 데 이어 해양플랜트까지 가세할 조짐을 보이면서 말라가는 한국 조선소 독(Dock·선박 조립 시설)을 채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국내 업체 간 경쟁으로 인한 '저가 수주' 논란이 여전하고, 중국 등 외국 업체의 추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 국제 유가 배럴당 52달러… 6개월 사이 최고

24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12월 인도분 WTI(서부텍사스산 중질유)는 배럴당 0.57달러(1.1%) 오른 52.47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4월 중순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이 올랐다. 브렌트유도 배럴당 58.33달러로 마감해 60달러선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던 국제 유가는 미국 셰일가스 생산 증가와 글로벌 경기 부진 탓에 2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최근엔 사우디아라비아 감산(減産) 기간 연장 가능성과 쿠르드 지역 원유 수출 감소, 미국 원유 및 석유제품 재고 감소 등으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유가 발목을 잡을 변수들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수년간 이어져온 저유가 현상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원자재 거래 업체인 트라피구라는 2015년부터 이어진 '저유가 장기화 시대'의 종언을 선언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등 32곳 전문기관도 2018년과 2019년 평균 유가를 배럴당 53.6달러, 56.3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2021년에는 평균 64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해빙기 접어든 해양플랜트 시장

조선업체는 유가 반등을 반기고 있다. 저유가는 해양플랜트 업체를 파산으로 몰아갔고, 우리 조선업체들은 해양플랜트를 완성해 놓고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잇따랐다. 대우조선해양의 소난골 드릴십(선박 형태 원유·가스 시추 설비)과 삼성중공업의 시드릴 드릴십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유가가 60~70달러 이상이어야 수익을 낼 수 있었던 해양플랜트는 최근 소형화·표준화 등으로 손익분기점(BEP)이 30~50달러까지 낮아졌다. 로열더치셸·토탈·BP 등 오일 메이저사의 석유·가스 개발 프로젝트도 재개되고 있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2015년, 2016년 글로벌 E&P(석유 탐사개발) 투자가 전년 대비 25% 안팎 급감했지만, 올해는 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선·해운 전문기관인 클락슨은 "과거 유가 100달러 이상 때와 같은 대규모 해양 프로젝트 개발을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손익분기점이 낮은 지역 위주로 선별적인 발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투자증권은 "2018년까지 발주 예상 해양플랜트 가운데 국내 업체가 입찰 중이거나 입찰 예정인 프로젝트는 약 20건으로 이 중 8건(110억~130억달러) 정도는 한국 업체가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韓 조선 3사 수주 경쟁… 중국까지 바짝 추격

그동안 해양플랜트 수주를 싹쓸이하다시피 한 한국 조선 3사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노르웨이 석유업체 스타토일이 진행 중인 북해 유전 개발 사업 '요한 카스트버그' 프로젝트의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수주전에서 대우조선해양이 가장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8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한국이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가졌던 초대형 컨테이너선(VLCC) 수주전에서 중국업체에 밀렸던 것처럼 해양플랜트 역시 해외 업체의 거센 추격에 직면해 있다. 최근 로열더치셸의 '비토프로젝트' 해양플랜트 우선협상대상자에 싱가포르 업체가 선정되기도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 3사가 모두 뛰어들었고, 삼성중공업이 가장 유력했다"며 "기술 격차가 줄면서 해양플랜트 부문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조선일보 26일자 인용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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