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들 “해상 사업범위 제외 대기업 봐주기 의혹 제기”…시·한화측 관계자 "마리나시설 준비 중" 발언

한화리조트가 장목면 농소리에 대규모 휴양시설인 '거제 벨버디어'를 건설하면서 어업권 보상에 대한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호텔&리조트㈜는 거제시 장목면 농소리 산 1번지 일원에 거제해양관광테마파크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숙박시설, 워터파크, 콘퍼런스 센터 등을 갖춘 복합리조트 시설이다.

전체사업 면적 11만 2580㎡ 규모로 거제시가 진입도로 등 공공부문에 85억 원을 지원하고 한화에서 2287억 원을 투자하는 사업이다.

▲ 한화리조트 건설 현장

2016년 1월 착공해 2018년 7월 준공과 함께 개장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공사가 2년가량 진행되면서 인근 어민들은 조업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소음과 흙탕물 등으로 어획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 어민 어장 현황

인근에는 7.3㏊의 정치망과 38㏊의 마을 어촌계 공동어장이 있다. 이곳 연안은 멸치는 물론 도다리, 광어, 문어, 청어, 대구 등 철에 따라 다양한 어종이 잡히던 황금어장이었다.

특히 공사 현장에서 200m가량 떨어진 멸치 정치망 어민은 직격탄을 맞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정치망 어장주 김상한 씨는 "매년 못해도 4억 원 이상을 벌어 관리비 2억 원가량을 빼면 모두 소득이었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완전히 허탕을 쳤다"며 "한 번 설치한 정치망은 옮길 수도 없다. 앞으로 리조트가 완공되면 조명에 소음에 오가는 요트 등으로 사실상 어업을 할 수 없지만 업체와 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 11월 2일 촬영사진
▲ 지난해 11월 촬영사진

이러한 문제는 바다 부분이 사업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어업피해에 대한 검토가 없었기 때문이다. 반용섭 궁임어촌계장은 "왜 바다부문을 사업 범위에서 배제했는지도 이해가 안 가고, 문제를 제기해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며 "그동안 시만 믿고 참을 만큼 참았다. 이제는 직접 움직일 계획이다. 집회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우리의 권리를 찾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육지부분은 보상협의가 완료됐고 환경영향평가 등의 모든 절차를 거쳤지만 바다는 사업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부분"이라며 "어민들과 수시로 간담회를 통해 요구사항 등을 청취하고 있다. 업체와 어민 간 보상 협의도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시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화 측 관계자는 "공사와 직접 관련된 현장 민원은 저희가 계속해서 협의하고 챙기고 있다"면서도 "저희는 민간투자자고 시행사가 거제시다 보니 그 외 부분은 시와 협의를 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 한화리조트 건설 사업 범위에 해상 불포함…어민 "어업 피해 보상 피하려 한 의혹 제기“

한화리조트 거제 벨버디어 건설 사업 영역에 해상부를 배제한 것을 두고 대기업 봐주기 꼼수행정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피해 어민들은 거제시가 해상부를 사업 범위에서 배제함으로써 업체에 어업권 보상 등의 부담을 줄여주려는 조치라고 주장한다.

이를 두고 어민들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행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치망 어장주 김상한 씨는 "공사 현장 앞이 온통 바다인데 해상부를 배제하고 어업 피해에 대해 검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대기업에 혜택을 주기 위한 처사라고 믿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성토했다.

거제시는 관광지 조성 사업에 마리나 시설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해상부가 배제됐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숙박시설, 콘퍼런스 시설 등만 사업 계획에 포함되고 마리나 시설은 없어 해상부를 포함하지 않은 것"이라며 "마리나 시설은 앞으로 업체에서 상황을 보고 점진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민들은 시의 해명에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시가 2010년 주민설명회 이후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토지, 분묘, 어업권 등의 제반 문제를 사업시행 때 주민과 투자업체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거제시 공무원 "마리나 계획 사업자측과 협의하고 있다"

한편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올해 3월 30일 장목 농소 한화리조트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전기풍 시의원, 거제시 공무원, 한화리조트 관계자의 발언에서 '마리나 시설'을 계획하고 있음을 명백히 밝혔다. 그럼에도 거제시와 한화측 관계자는 최근 '마리나시설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앞으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아래 발언 내용은 3월 30일 거제시의회 속기록이다. 

○ 전기풍 위원 지금 콘도가 설계변경을 좀했잖아요. 그 앞에 해안 변에 실제 이 호텔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 마리나 시설이거든요. 그런데 마리나 시설이 하나도 없어요? 배 접안 안 할 거예요?
○관광개발담당 양기용 마리나 계획은 한화 쪽하고 논의를 하는 중에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이 앞으로 하는 조성 계획하고는 별개입니다. 그때 계획에는 안 들어갔는데 앞으로.
○(주)한화현장소장 이진희 기술적인 부분이 있는데, 마리나를 설치를 하게 되면 파도에 의한 위험성들을 고려해서 위원님들께서 말씀하신 파일로 고정하는 공법, 그다음에 마리나를 설치했을 때 태풍이 왔을 때 무빙해서 안전피난처로 옮겼다가 다시 설치하는 그런 공법들을 병행해서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저희가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나오면 반영을 해서 마리나를 설치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전기풍위원 그러면 대명콘도가 먼저 들어 와서 성공한 내용이 있잖아요. 보면 대명에서 일단 워터파크를 활성화 시켜놨고요. 숙박은 안하는데 워터파크만 이용하기 위해서 양산이나 창원 이런 곳에서 온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이 호텔도 결국에서 해안가에 자리 잡았는데, 워터파크도 설계했다가 없어지고 그리고 마리나 시설도 본래는 방파제까지 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가 그것도 돈 든다고 싹 없애버렸거든요. 지금 현재는 없잖아요. 거가대교만 보고 오지는 않는다는 말이에요. 최소한 숙박을 하고 즐길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있어야 되지 않느냐. 이게 단순한 기숙사 개념이 아니고 여기 와서 휴양을 하고 또 즐기고 해양레포츠 시설들을 함께 해야지, 숙박시설만 하면 어떡합니까?
○(주)한화현장소장 이진희 저희도 그런 차원에서 본사에서 여러 가지 대안들을 찾고 있고 앞의 공간들을 글램핑장이나 이런 것들을 별도로 공간을 둬서 가족단위들이 와서 그린핑을 하면서 체류를 할 수 있게 그런 공간을 별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관 옹벽들도 하나의 볼거리로 활용하기 위해서 그런 대안들을 연구해서 잡아나가고 있습니다.
○전기풍위원 그것은 다른 지역에도 다 한다 말입니다. 여기만의 특색을 갖춘 것이 필요할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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