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천 전 거제시 해양관광국장

대구는 연어처럼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는 회귀성 어종으로, 북태평양에 서식하다가 날씨가 추워지면 한류를 따라 사할린 포항 앞바다를 지나면서 맛이 들기 시작하여 남해안의 진해만 와서야 제맛이 난다고 한다. 특히 산란기인 12월에서 1월 무렵에는 거제도 외포 앞바다 찾을 때 맛이 가장 좋다고 한다. 이는 산란을 대비해 영양을 비축하기 때문에 맛이 있어 이곳에서 잡은 대구를 '거제대구' 혹은 외포대구라 하여 최고로 여긴다.

그리고 거제 호망협회 김 용호(51) 회장은 낙동강 수계의 진해만은 영양염류가 풍부한 담수와 쿠로시오 해류가 교차하는 수역이고 또 물살과 파도가 쎈 해역이기에 육질이 좋다고 하며 다이어트는 물론이고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최고라며 외포대구를 자랑한다.

대구는 궁중의 진상품으로도 빠지지 않았다. 조선 정조 때 간행된 '공선정례(貢膳定例)'는 각종 진상품의 항목을 적은 책인데, 건대구, 반건대구, 대구어란해(알젓), 대구고지해(이리젓) 등 대구의 진상 종류만도 다양해 그 시대에도 대구를 많이 이용하고 대구의 가치를 높이 샀음을 알 수 있다.

동의보감에 대구는 '성질이 평하고 맛이 짜며 독이 없고, 먹으면 기를 보한다. 장과 기름의 맛이 더 좋다. 민간에서는 대구어(大口魚)라 한다'해 일반의 섭취를 권했다.

대구는 흰살 생선이라 지방이 적어 맛이 담백하고 시원한 맛으로 애주가의 사랑을 받는 겨울철 별미는 역시 대구탕이다 걸쭉하면서 맑은 맛은 예로부터 술을 마신 다음날 해장국으로 많이 애용된다. 대구탕의 특별한 맛을 내는 것은 탕속에 내장처럼 보이는 이리 즉 정소(곤이)이다 그래서 수컷이 암컷에 비해 조금 비싸게 팔린다고 한다

대구는 아가미에서 내장까지 버리는 게 없다. 겨울 차가운 바닷바람에 잘 말린 대구포 그리고 뽈찜은 저녘 밥도둑이며 옛날에는 회로는 잘 먹지 않았으나 요즘에는 담백한 대구회를 즐기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다. 여기에다 내장젓 알젓 장아찌가지 등장하여 미싯가들을 유혹 하고 있다.

이런 대구가 90년대에는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하여 잡히는 수가 극히 적어 마리당 30~40만원을 호가하는 ‘금대구’ 대접으로 일반 서민들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의 시절도 있었다. 심지어 93년에는 경남도내에서 한 마리도 잡히지 않은 적도 있다.

이에 거제시에서 수년전부터 대구인공수정란을 방류 사업으로 매년 수정란을 지속적으로 방류하여 자원 회복에 힘썼다. 나아가 육지 생활쓰레기 유입 방지와 수중의 페어구 어망 해양쓰레기 수거 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대구호망협회를 중심으로 어업인 자율적으로 폐기름·폐자재 되가져오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자원의 조성과 바다 환경을 개선했다.

최근에는 매년 30만미 정도를 포획하여 겨울철 어가 소득과 지역 경제에도 많은 보탬이 되고 있다. 아울러 행정과 생산자가 협업으로 자원을 회복시킨 사례로 일반 어종에도 가능하다는 동기를 부여하여 찬사와 함께 업계에도 많은 걸 시사하고 있다.

이렇게 겨울철 우리어촌의 풍요로움을 주고 지역 경제 기여도와 외포 앞바다에서 산란하는 등 거제시와 함게하는 특성을 살려 2004년에는 거제시어(市漁)로 지정과 함께 2005년에는 전국 최초로 대국축제를 개최했다. 대구의 맛과 대구의 고장을 홍보하여 호망어업인의 자긍심 고취와 전국 판매망 구축의 토대를 마련하였다.

오는 16일에는 제11회 축제가 열린다 하니 이용자와 생산자가 따뜻한 온기를 나누고 보듬는 정남미 넘치는 한바탕 장마당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한다.

근자에는 대구하면은 거제를, 거제 겨울에는 대구탕이라는 이미지가 깊이 인식되어 외포 성포 등 식당가에서는 미식가들의 문전성시로 짭잘한 수입을 올린다 하니 조선 산업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식당가에 희망의 불씨가 되었으며 한다.

추운 겨울에 뜨겁고 담백한 국물의 대구탕으로 거제 겨울바다의 진미를 느껴봄도 좋을 듯하다.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