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9일 매각일정 밝혀…내년 상반기 새 주인 찾을 듯
조선 불황과 겹쳐 2차 매각 거제 경제 영향미칠 '태풍의 눈'

거제 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2차 매각 로드맵이 밝혀짐으로써 연말연시와 내년 상반기까지 거제시민의 최대 관심사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국내 증권사와 해외 투자은행(IB) 등 총 20개 금융사에 대우조선해양 매각 주간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서(RFP)를 8일 이메일로 보냈다"고 9일 밝혔다.

산은은 "입찰제안서 마감일은 오는 18일이며, 제안서 검토를 거쳐 우선협상 대상자를 고른 뒤 12월 안으로 매각 주간사 계약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은 "내년 초에 매각 일정과 매각 구조 등을 결정하고 상반기 중에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 대우조선해양 2차 매각 일정이 발표돼, 조선경기 불황과 겹쳐 거제 지역에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이뤄진 1차 인수전에서 한화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가 조선 경기불황 등을 이유로 최종 인수를 포기했다. 한화는 계약금 성격으로 낸 이행보증금 3,150억원의 반환 소송을 산은과 벌이고 있다.

지난해 인수전에서는 매각 대금이 6조원대에 육박했지만, 조선불황 여파 등으로 주식이 3조원 대로 반토막 나 인수가는 4조원 전후가 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자로는 지난해 1차 인수전에서 쓴맛을 본 포스코가 1순위로 손꼽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 한화, GS 등이 차순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포스코가 1순위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유는 올해 9월 기준 5조8천억원의 가용자금 보유, 포스코의 후판(조선용 두꺼운 철판) 주요 수요처, 대우조선해양의 해양플랜트 기술력의 시너지 효과 기대 등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현대종합상사를 인수한데 이어 현대오일뱅크 경영권 인수 전까지 공식화해 대우조선해양까지 넘보기엔 버거울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포스코 견제를 위해 입찰 참여를 여전히 배제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1차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스스로 포기한 한화와 GS의 경우 재입찰에 참여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2차 입찰에 다시 참여할 경우 이행보증금을 다시 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고, GS는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깬 뒤 1차 입찰을 포기해 인수합병(M&A) 시장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비난의 산'을 넘어야 한다.

대우조선노동조합은 이미 노조 소식지 '새벽함성'을 통해 매각이 본격화될 경우 대응체제로 전환해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힌 적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시민들은 대우조선매각이 다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자 앞으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민들은 "주인을 빨리 찾아 대우조선해양의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이는 것이 대우조선해양도 살리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반면,"새로운 주인이 정해지면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이 반드시 뒤따를 것으로 보여 조선경기 불황과 함께 대량 해고 사태가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대우조선해양 매각 일정과 내년 연말에 있을 거가대교 개통은 거제의 미래를 결정짓는 '태풍의 눈'으로 거제시민의 '예의주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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