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77억 달러, 대우 50억 달러 이상… 기대감 고조…"보릿고개 버티자" 구조조정 지속

내년 조선업황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조선 '빅3'가 내년도 수주 목표를 모두 올해보다 높여 잡았다.

다만 지난해 극심한 수주 가뭄에 따른 일감 절벽이 내년까지 이어지는 만큼 구조조정의 고삐는 풀지 못할 전망이다.

◇ 조선 3사 수주목표 상향…"계속 좋아질 것"

31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3사 중 맏형 격인 현대중공업은 내년도 수주 목표액을 132억달러로 정했다.

이는 올해 목표액인 75억달러보다 무려 76% 증가한 규모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00억달러를 수주하며 목표치를 일찌감치 초과 달성한 바 있다.

132억달러는 수주 가뭄이 있기 전인 2015년과 비교해도 다소 높은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의 수주 실적은 2013년 212억달러, 2014년 107억달러, 2015년 124억달러로 계속 100억달러를 넘었다가 2016년 59억달러로 반 토막이 났다. 올해는 이미 회복세로 돌아선 것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내년도 수주 목표를 올해(65억달러)보다 약 18% 많은 77억달러로 잡았다. 이는 수주 가뭄 이전인 2014년과 비슷한 규모다.

올해 실제 수주액은 69억달러로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올해 30억달러를 수주한 대우조선해양은 내년도 목표를 50억달러 이상으로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은 회계법인이 제시한 올해 수주목표인 20억달러는 넘겼다. 그러나 연초 55억달러에서 하반기 들어 45억달러로 하향 조정한 내부 목표에는 결국 미달했다.

대우조선의 연간 수주 실적은 2006년 이후 2009년을 제외하고 2014년까지 모두 100억달러 이상이었다.

현재는 매출 7조원 규모로 몸집을 줄이는 단계인 만큼 실제 수주액을 연간 60억∼70억달러 수준으로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 상황이 이미 좋아졌고 과거 호황 때만큼은 아니지만 바닥을 쳤다는 게 분명해졌다"며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유가가 안정적인 만큼 내년은 올해보다 낫고, 내후년은 더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당장 일감 없어 위기감…"보릿고개 버텨야"

회복 기대감이 커지는 수주 시장과 달리 당장 일감이 필요한 건조 현장의 분위기는 암울하다.

설계 등을 거쳐 조업 가능한 일감을 확보하는 시점이 수주 후 1∼2년은 지나야 하는 탓에 내년에 최악의 일감 부족과 자금난이 겹치는 '보릿고개' 가능성이 큰 탓이다.

최근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일제히 유상증자를 통해 실탄 확보에 나선 것도 이런 위기감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조선 3사는 내년에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이어간다.

현대중공업은 순환휴직을 지속하는 한편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구조 개편에 주력할 계획이다.

1조3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중 4천억원 가량은 앞으로 2년에 걸쳐 연구개발(R&D)에 집중적으로 투자가 이뤄진다.

회사 관계자는 "환경규제가 본격화하는 2020년을 앞두고 선주사들의 선대 정비 압박이 커지는 만큼 친환경 분야 기술력을 높이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내년 6월까지 순환휴직을 유지하고 거제삼성호텔과 연수원, 판교R&D센터 등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올해 미흡했던 인력 조정도 이어간다. 삼성중공업은 내년 말까지 5천명을 줄여야 하지만 현재까지 감원 규모는 3천명이 채 안 된다.

대우조선은 수주 잔량에 여유가 있어 당장 인력 조정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

대신 드윈드와 삼우중공업을 내년 안에 매각하고, 중국 선박용 블록 생산공장과 신한중공업은 남아 있는 생산 물량의 소진 상황을 봐가면서 매각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이 2018년까지 이행해야 하는 자구계획 규모는 각각 3조5천억원, 1조4천500억원, 5조3천억원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0월 목표치를 이미 달성했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은 9월 말 기준으로 각각 65%, 42%의 이행률을 기록했다.<연합뉴스 인용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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