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경제 고사(枯死)직전…"권민호 거제시장, 민주당 입당에 흡족해 있을 때가 아니다"

사례1 16일 한 중앙일간지는 “강남을 때렸는데 지방이 쓰러졌다”는 1면 탑 기사를  통해 “정부가 서울 강남 집값 잡기에만 골몰한 사이 지방 부동산 경기는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에는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작년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5.3% 오를 때 경남은 3.2% 내렸다”며 “거제(-6.1%), 창원(-5.1%)은 조선업 불황까지 겹쳐 지역 경제가 붕괴직전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한 해 동안 거제시가 전국에서 아파트 매매가가 가장 많이 내린 도시로 기사에 언급했다.

중앙일간지 기사 내용이 거제시의 실제 주택 시장 현황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한국감정원’ 홈페이지에는 전국의 아파트 시세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코너가 있다. 1,754세대인 상동동 D아파트 단지를 살펴봤다. D아파트 단지는 크기가 다섯 유형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문제를 단순화시켰다.

먼저 전용면적 59.89㎡는 150세대다. 지난해 1월 20일 기준으로 매매가는 1억7,500만원이었다. 올해 1월 8일 기준으로는 매매가가 1억5,750만원이다. 1년 사이 매매가는 1,750만원, 10% 하락했다. 150세대의 전체 매매가 하락 합계는 산술적으로 26억2,500만원이다.

전용면적이 73.16㎡인 세대수는 510세대다. 지난해 1월 20일 매매가가 2억원이었다. 올해 1월 8일 매매가는 1억6,000만원으로 4,000만원이 내렸다. 1년 사이 20% 하락폭이다. 510세대를 합친 하락가격은 204억원이다.

전용면적 84.83㎡는 847세대다. 지난해 1월 20일 2억1,500만원 매매가를 기록했으나, 올해 1월 8일 매매가는 1억7,000만원으로 1년 사이 4,500만원이 내렸다. 하락폭은 20.9%로 847세대의 가치하락 합계는 381억1,500만원이다.

전용면적 84.96㎡는 45세대다. 지난해 1월 20일 2억1,000만원 하던 것이 올해 1월 8일 1억7,750만원으로 3,250만원이 내렸다. 하락폭은 15.5%이며, 45세대 매매가 하락 합계는 14억6,250억원이다.

마지막으로 전용면적이 116.87㎡ 크기는 202세대다. 지난해 1월 20일 2억8,500만원하던 집값이 올해 1월 8일 2억3,000억원으로 5,500만원이 빠졌다. 하락폭은 19.3%다. 202세대 매매가 하락 합계는 111억1,250만원이다.

D아파트의 경우 2017년 1월 20일 기준으로 1754세대의 전체 매매가격 가치 합산은 3,773억7500만원이었다. 올해 1월 8일 기준으로 1,754세대의 전체 매매가격 가치 합산은 3,036억원6,250만원이다. D 아파트 각 크기별 세대수의 1년 동안 매매가 하락폭을 합친 전체 금액은 737억1,250만원이다. 1,754세대의 전체 매매가 하락 합계는 737억1,250만원에 달한다는 이야기다. 1세대 평균으로 4,202만5,371원이 내린 격이다. 

D아파트의 경우 2017년 1월 20일, 2018년 1월 8일 약 1년 기준으로 매매가격 하락폭은 평균 19.5%에 달한다.<아래 도표 참조> 16일 중앙지 기사에서 언급한 지난해 6.0% 하락보다 큰 폭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 1년 동안 하락했음을 알 수 있다. 

거제시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공동주택 세대수는 6만1,825세대가 있다. 1세대당 지난해 D아파트 단지 매매가 하락폭 4,202만5,371원을 거제시 전체 공동주택 세대수에 곱하면 2조5,982억1,856만2,075원에 이른다. 1년 사이에 거제시 공동주택 재산 가치가 2조6,000억원 줄어들었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개별공동주택마다 아파트 매매가 하락폭이 일정하지는 않다. 단지 D아파트 사례를 통해 시민의 이해를 높이자는 차원이다.  

조선산업 불황 여파로 거제 지역에 불어닥친 불경기는 시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 시민 개개인에게 큰 경제적 손실을 안겨줬다. 나아가 아파트 한 채가 전 재산인 시민들은 한 해 동안 수천만원의 재산 손실을 입었다. 

거제시 전체 면적은 402.16㎢다. 4억2,16만㎡다. 평수로 계산하면 1억2,165만3,400평이다. 산술적으로 1평에 1,000원이 오르면 1216억5,340만원이 오른다. 1평에 1만원씩 상승하면 1조2,165억원이다. 2010년 12월 14일 거가대교가 개통된 후 거제시 부동산 가치 상승은 아마 수십조억원에 달했을 것이다.

남부내륙철도 착공,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승인 등 대형 사업은 지역의 경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사례 2 : 15일 오전 한 시민이 본사에 전화를 걸어왔다. 사곡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승인이 늦어지고 있는데 대해 궁금증을 알아보기 위해 전화를 했다.

“(국가산단 승인과 관련된) 거제인터넷신문에 정보가 있습니까? 잘 돼 가고 있습니까? 거제인터넷신문을 자주 보는데 빨리 결과가 나왔으면은 하는데 자꾸 와 늦어지는지 모르겠다. 언론에서 확인을 좀 해달라. 이야기 잘 해가지고 좀 추진이 잘 되거로 해달라.”

“빨리 해가지고 산단이 돼야지. 거제 경기가 너무 어렵다. 얼어붙었다. 완전히 죽을 판이다. 사람이 죽겠는데, 이런 공사라도 해야 사람이 들어오고, 식당도 되고, 부동산도 숙박도 그렇고. 돈이 돌아야 한다. 식당에 앉아가지고 밥 한 그릇도 못 팔고 죽을 판이다. 공사가 좀 되고 해야지. 아니 공장이 들어와야 사람이 들어오고, 사람이 들어와야 큰 기업이 있어야 돈이 돌고 할꺼 아이가.”

“관광 손님은 뜨내기 손님이다. 거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 쓰레기만 버리고 간다. 일부 조금 남는 것은 있기는 있겠지만 고정적인 인구가 있어야지. 스쳐가는 인구는 집계만 해가지고 거제 관광이 어떻느니 해샀는데 그거는 맨날 뜬구름 잡는 소리다. 지역에 거주할 수 고정적인 사람이 있어야 거제가 잘 돌아가고, 거제시도 발전이 되고 세금도 걷히고 이렇지. 관광 손님 백 사람 와받자 고정 인구 열사람 있는 것이 훨씬 낫다.”

“언론에서도 강력하게 이야기를 잘 해가지고. 지역에서는 시민들도 현재 흐름이 찬성쪽으로 많이 가고 있는 것 같다. 사곡 지금 바다가 바다인가. 썩었지. 16년 20년 살아도 사곡 밑에 가보면은 물 빠져갔고 하나도 없다. 사진 어디서 가지고 왔는지 모르지만, 어디 다른데서 가져온 것인가. 말도 아닌 그거를 가지고 와서 인터넷 올려가지고 안되는 소리만 하고. 떨어져 살든지 하지.”

“기술이 없어서, 지금 현재 손실 난것도 인정을 해야 할끼다. 기술을 확보할려면 이런 공장이 들어와 가지고 기술을 연구하고 해야지. 좀 크게 해가지고 연구를 하는 연구시설도 만들고 이리 해야지. 바다를 매립해가꼬 내가 생각할 때는 꼭 해양쪽에만 관련된기 아니라도 땅을 확보해놓으면 다른 큰 공장이 들어올 수 있다 아이가.”

“하동 갈사만에 가봤지만 하동하고 거제하고 입지적인 조건이 다르고 하늘과 땅이다.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주민이고 식당하는 사람이다. 거제가 발전되기 위해서는 꼭 산단이 이루어져야 되고, 거제가 앞을 백년을 나가서라도 이기 들어와야 된다는 것을 좀 빨리 알려달라.”

사례 3 : 지난해 연말 거제시에서 30대 초반 가장(家長)인 한 시민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현재 거제가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매우 가슴 아픈 사례였다.

30대 초반 가장(家長), 부인, 3살, 5살 네 식구가 원룸에서 살았다. 가장은 그 동안 조선소 일용직이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가족 생계를 책임졌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일자리가 없었다.

집에서는 아침이면 출근한다고 나갔다. 하지만 일자리가 없어 하루 종일 방황했다. 가정에서는 어린 자식의 배를 굶길 수 없었다. 가족 몰래 카드 대출이나 급전을 빌려 가정에 생활비를 줬다. 원룸 달세도 여러 달 밀렸다.

빚을 내거나 빌려서 가정에 생활비를 줄 희망이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자, 이 가장(家長)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해 생을 마감했다. 당사자는 생을 마감했지만, 휴대폰에는 대출금이나 빌린 돈을 갚으라는 메시지가 끊이지 않았다.

장례를 치를 돈도 없었다. 들어온 부의금(賻儀金)으로 겨우 장례를 치렀다. 더 큰 문제는 남아있는 가족의 생계였다.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거제경찰서가 먼저 도움에 나섰다. 거제경찰서 직원이 ‘십시일반(十匙一飯)’ 모금을 해 생계비를 전달했다. 거제경찰서 유관 단체 회원들도 십시일반 모금에 동참했다. 만원, 2만원, 5만원, 10만원씩 모아 살아있는 세 식구의 ‘생계비’에 도움을 줬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측은지심, ‘온정(溫情)’의 미덕이 살아있었다. 고마운 일이었다.

남은 세 가족은 정부 지원 제도도 잘 활용해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굳세고 악착스럽게 살아가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

권민호 거제시장이 15일 그토록 바라던(?)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거제시민은 권민호 거제시장이 자유한국당 당원이든, 민주당 당원이든, 무소속이든 별로 관심이 없다. 시장 역할 제대로 하고 어려운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불철주야(不撤晝夜)' 애쓰는 시장을 바라고 있을 뿐이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입당 승인을 받은 것이 매우 기뻤던지 입당 승인과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입당 입장문’을 재빠르게 냈다. 지난해 4월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후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추진할 때는 ‘거제발전을 위해서’라고 주장을 했다. 

하지만 15일 내놓은 ‘입장문’은 “올해 지방선거에서 경남의 지방정부 권력을 교체하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기틀을 다져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모든 역량과 열정을 쏟을 것이다”고 했다.

권민호 시장의 ‘입장문’은 외람되지만 거제시민에게 아무런 감응을 주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은 먹고 사는 문제 외는 다른 문제를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너무 힘들다. 문재인 정부 성공, 지방 권력 교체 등등은 공허한 메아리로 들린다. 한낱 정치인들의 의례적인 ‘말’에 불과하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3일 경남을 방문했을 때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은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 간) 민자적격성 조사 조기통과와 조선업 위기 극복 및 경남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한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조기승인을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했다. 권민호 거제시장도 현장에 있었다. 대통령에게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승인’을 요청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은 중앙산업단지심의위원회 심의를 끝내고 국토부 장관 결재 및 승인 고시만 남겨두고 있다. 심의위원 22명 중 21명이 찬성한 상황이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이제는 집권당 소속 거제시장으로 청와대에 가서 거제 발전을 위한 커다란 선물을 받아올 때다. 그 선물은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승인‧고시’다. 지금, 거제시민은 명재경각(命在頃刻)이다. 거제를 살리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