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랑·청마기념사업회(회장 옥순선)는 지난 13일 둔덕면 방하리 지전당골 청마묘소에서 청마유치환 추모 기신제를 지냈다.

서거 51주년을 맞이한 이날 기신제에는 청마 시인의 유족을 비롯해 김득수 전 거제시의회 의장, 김운항 전 거제예총회장, 이금숙 거제문인협회장, 손경원 전 청마기념사업회장, 김복희 거제시의원, 이임춘 둔덕치안센터장 및 문인, 지역민, 공무원 등 30여 명이 참석해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생전 모습을 회고했다.

기신제는 헌다, 헌화, 헌주에 이어 김운항 전 거제예총회장의 고유문낭독, 참석자들의 헌주 등으로 이어졌다. 다음은 이날 기신제에서 낭독된 고유문이다.

아래는 고유문(告由文)

청마선생님!

오늘 무술년 설날을 사흘 앞둔 2월 13일, 부산 좌천동 앞길에서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 하신지 52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입춘을 무색케 했던 북극 추위의 맹위에도 따라붙는 봄기운엔 항서를 써 봅니다. 지정당골 묘소 주변 여기저기에 충동 명령을 기다리고 숨어 있는 봄이 보입니다.

생명이 약여하는 이날, 상석에 정성들여 마련한 제수를 진설하고 헌화, 헌다, 헌주 후, 유족분들과 거제문인협회 임원, 둔덕면민들과 면사무소 직원, 거제시청 관계자, 그리고 선생님을 흠모하는 사람들과 함께 저희 기념사업회 임원들이 도열하였습니다.

청마선생님!

지난해 9월 양일간에 청마꽃들축제와 함께 제10회 청마문학제가 개최되었습니다. ‘청마문학제’는 회를 거듭할수록 알차게 마련되어 우리 거제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되었습니다.

문학제 일환인 청마북만주문학기행 행사의 백미로 중국 하얼빈 시 조선족 중소학생 청마 백일장은 큰 의미로 다가와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청마선생님!

올해 들어 청마기념관의 운영권을 저희 기념사업회 측이 이관 받았습니다. 선생님의 문학 정신을 기리는 기념사업이 이제사 본 괘도에 오르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청마선생님!

안타까운 소식도 고합니다. 지난 1월 초 둘째 따님 춘비 여사께서 선생님 곁으로 가셨습니다. 묘소 아랫단에 동생인 자연 여사와 함께 영면하시게 되어 인생의 무상함에 가슴이 저립니다. 남은 우리는 여사님과 함께 하셨던 지난날을 두고두고 얘기 하겠습니다.

청마선생님!

묘소 주변 소공원엔 초목이 어우러지고 뜻을 모아 건립한 시비엔 세월이 입혀져 파릇이 이끼가 돋아나 경건한 분위기가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이승의 삶은 늘 그랫듯이 다사다난했습니다. 국정농단이니 적폐청산 등 듣기에 식상한 말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정권이 바뀌고 호가호위하며 천하를 쥐락펴락하던 사람들의 일그러진 모습들이 화면을 장식하는 것을 보면서 힘없고 돈 없는 것이 청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새삼 불의에 준열히 맞섰던 선생님의 죽비가 그립습니다.

청마 선생님!

지금 이 시간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온 세계의 이목이 우리나라에 집중돼 국운이 생동하고 있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삼가 명복을 빌면서 영전에 고했습니다.

2018년 2월 13일 청마기념사업회 회장 옥순선 복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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