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식 생략…7년 8개월 7일 재임…권 시장 "시장 재임 공과(功過) 역사가 평가할 것"

권민호 거제시장이 7일 거제시장을 사임했다. 박명균 거제시 부시장이 지방선거를 통해 오는 7월 1일 새 시장이 취임할 때까지 '시장 권한대행'을 해야 한다. 

권 시장은 6일 반대식 거제시의회 의장에게 ‘7일 거제시장을 사임한다는 사임통지서’를 제출했다.

거제시의회 의장에게 거제시장 사임통지서를 제출하는 것은 지방자치법에 따른 조처다. 지방자치법 제98조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사임’ 조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그 직을 사임하려면 지방의회의 의장에게 미리 사임일을 적은 서면으로 알려야 한다”고 밝혀져 있다.

지방자치법 98조 2항에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사임통지서에 적힌 사임일에 사임된다”고 명기해놓았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7일로 사임일을 적었다.

반대식 거제시의회 의장은 권민호 시장 사임통지서를 7일 경남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으며, ‘접수증’을 받아 권민호 거제시장에게 전달했다. 사임통지서를 선관위에 제출하는 것은 권민호 거제시장이 경남도지사 선거 예비후보 등록 자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7일 오전에 열린 거제시의회 197회 임시회 개회식 때 ‘사임 인사’를 통해 퇴임사를 갈음했다. 권 시장은 인사에서 “(거제시장 임기) 7년 8개월 7일째, 115일 앞두고 8년 임기 다 못 채우고 떠난다. 그 동안 사심은 손톱만큼도 없었다. 오로지 이 길을 가야된다는 그런 정신만으로 (지금까지) 왔다”며 “그러나 여러 가지 평가와 비판은 많다. 그것은 먼 훗날 역사에서 평가해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 7일 거제시의회서 사임인사를 하고 있는 권민호 거제시장
 

권 시장은 “거제시정 (운영) 8년은 극과 극인 것 같다.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어느 곳에 있더라도 사랑하는 거제를 잊지 않을 것이다. 26만 시민을 위해서 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했다 .

권 시장은 “(사상은) 보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니다. 보수와 진보가 내 몸 속에 다 있다고 생각한다. 꼭 묻는다면 합리적 실용주의자다”라면서 “그 동안 합리적 사고를 가지고 시정을 이끌어 왔다. 예산을 한 푼도 아껴 써야 하기 때문에 한 푼을 썼으면 두 푼의 효과를 내야 하는 실용주의 사고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퇴임식은 갖지 않고, 7일 오후 각 실과를 다니면서 공무원들에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것으로 임기를 끝냈다.   

퇴임 권민호 시장, 거제시민에게 드리는 마지막 인사

거제시장 재임기간 거제사회·경제 재도약 발판 마련
청렴·성실 시정 도움주신 시민들 고맙고 감사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26만 거제시민 여러분.

지난 6일 거제시 동부면 구천리 평지마을에서는 ‘거제케이블카’ 기공식이 열렸습니다. 학동고개에서 해발 540m 노자산 전망대까지 1.54㎞에 걸쳐 건설되며, 오는 2020년 3월 완공될 예정입니다.

거제케이블카가 완공되면 상부 전망대에서는 남해안 한려수도 앞바다와 인근 통영까지 볼 수 있으며, 날씨가 좋고 시야도 맑으면 일본 대마도까지도 조망할 수 있습니다. 또 곧 개장할 거제모노레일과 함께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상해 지역경제에서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이제 거제케이블카 기공식을 끝으로 지난 8년간 거침없이 달려왔던 거제시정과의 아쉬운 작별을 하고자 합니다. 시민 여러분. 그동안 정말 고마웠고 감사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된 제7대, 제8대 거제시정은 지역사회와 지역경제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해양관광개발공사 설립과 고현항 재개발 사업, 거가대교 관광단지 조성, 해양플랜트 시험인증센터 유치,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지정, 국내 최초 300만 원대 아파트 건립, 명진터널 착공, 지심도 소유권 반환, 거제포로수용소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남부내륙철도 유치, 행정타운 조성, 고현종합시장 정비사업 완료, 옥포·장승포 항만 친수공원 조성, 능포항 어촌관광개발사업, 거제케이블카 기공식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성공으로 이끌었던 기억들이 새롭습니다.

그리고, 유래 없이 장기화되고 있는 조선업 불황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집념과 노력, 지혜들이 그 모든 성과물들 속에 담겨 있다는 자부심 또한 큽니다.

대한민국과 경남을 비롯한 동남권 경제의 큰 버팀목이었던 조선산업의 메카 거제경제는 조선업 불황의 타격으로 휘청거리며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일감을 잃은 수많은 조선업체 근로자들은 직장을 떠나고 거제를 떠나야 했으며, 인구 유출에 따른 지역 상권의 침체는 거제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대로 주저앉아 좌절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처절했던 가난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 하나로 삶을 개척해온 저였기에, 거제시의 수장으로서도 위기에 처한 거제사회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주어진 역할과 임무에 모든 역량과 혼신의 노력을 다해 위기타파에 나섰습니다.

조선산업의 위기는 해양플랜트라는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조선업 위주의 지역경제 기반에서 관광자원 개발과 인프라 구축은 미래의 안정적 수익창출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가난해본 자만이 극복하는 법도 알듯이 서민들의 집 없는 설움을 들어드리기 위해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초저가 서민아파트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시민들과 함께 시민들 속에서 동고동락하며 시정을 이끌어오는 동안 제 스스로에게 가장 엄격했던 다짐은 바로 성실과 청렴이었습니다. 시민권력의 대리인인 시장이기에 그 모든 개인적 권력은 다 내려놓고 몸을 낮추어 시민들을 받드는 데 열의와 정성을 다해야 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이자 의무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관용차 대신 출퇴근용 경차를 이용했던 것도, 시청 1층 민원실로 집무실을 옮겨 열린시장실을 만든 것도, 청렴과 친절을 의미하는 파란색 근무복으로 시청 공무원 복장을 통일한 것도, 공직자의 청렴도를 강조해 2014년 경남에서 가장 청렴한 자치단체로 선정된 것도 그런 다짐의 실천이 낳은 결과물들이었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거제시민 여러분.

약속한 시간이 다 되어 이제 저는 여러분 곁을 떠나지만, 고향 거제와 시민 여러분이 보여주신 성원과 깊은 애정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고향과 고향민들을 위해 보다 많은 노력으로 보답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새로운 길을 나서는 저에게 여러분들의 크나큰 격려와 사랑이 얼마나 근사하고 값진 선물이자 동력인지 감히 헤아릴 수조차 없습니다. 이런 깨달음의 힘으로 저에게 주어진 앞날을 뚝심 있게 걸어가고, 다가올 역경들도 무던히 헤쳐 나가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고마웠고 감사합니다.

2018년 3월 7일

거제시장 권민호

권민호 거제시장이 7일 거제시의회서 한 '사임인사'

떠나야 됩니다. 7년 8개월 7일째, 115일 앞두고 8년 임기 다 못 채우고 떠난다. 의원님들하고 부딪치기도 하고 또 된소리도 내기도 하고 긴 여정을 오면서 공과 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공보다도 아쉽고 부족하고 잘못된 것만 늘 생각나고 마음 속에 남는다. 1,100명의 공직자를 이끌고 시정을 볼 수 있도록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해주신 의원님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제가 버텨낼 수 있었다.

조선산업이 어려워서 때로는 밤잠을 설치면서 고민하는 날도 숱하게 많았다. 마음도 급하고 때로는 의원님하고 소통의 시간도 부족하고 그러다 보니 이 일을 해야 하는데 왜 이럴까하는 섭섭함도 있었다. 그것은 더 잘하라고 더 잘되기를 염원하는 뜻에서 의원들이 충언과 의견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무거운 짐을 내려놓지만 그 무거운 짐이 남아있는 의원에게 전가를 해놓고 가는 것 같다. 수많은 일을 끌고 오면서 부딪치기도 하고 수많은 의혹도 듣기도 했다. 이 자리에 서서 사심은 손톱만큼도 없었다. 오로지 저는 이 길을 가야된다는 그런 정신만으로 왔다. 그러나 여러 가지 평가와 비판은 많다. 그것은 먼 훗날 역사에서 평가해주리라 생각한다.

어느 날 어느 사람이 이념이 뭐냐고 묻더라. 그래서 당연히 보수 진영에 있었으니까 보수가 이념이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는데 저는 보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니다. 보수와 진보가 내 몸 속에 다 있다고 생각한다. 꼭 묻는다면 합리적 실용주의자다.

오늘까지 오면서 내편 네편을 가리지 않고 내편이라도 혹시나 옳지 않으면 옳지 않다라고 했었고, 내 편이 아니라도 옳으면 옳다라고 합리적 사고를 가지고 시정을 이끌어 왔다.

예산을 한푼도 아껴 써야 하기 때문에 한 푼을은 썼으면 두 푼의 효과를 내야 하는 실용주의 사고로 여기까지 왔다. 그러다보니 섭섭한 사람도 많고 또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시정 8년은 사실은 극과 극인 것 같다.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어느 곳에 있더라도 사랑하는 거제를 잊지 않을 것이다. 26만 시민을 위해서 저가 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함께 했던 아픔을 함께 했던 동료라고 부르겠다. 시정의 발전을 우리는 차이가 없다라고 생각한다. 의원이나 시장이나 똑같다고 생각한다. 의원 여러분들이 잘 되기를 바란다. 무거운 짐을 완성 못하고 남겨놓고 가고 있다. 남은 기간 의정활동을 보태서 잘 되기를 힘 쏟아주시고 지방선거가 있다. 출마하는 의원들은 살아남아서 다시 들어와서 거제시정 잘 이끌어주시기를 바란다. 그동안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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