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12차주택조합, 거제시장, '한번 길을 찾아보자', 도시과장 "주민동의, 법에는 없다"

▲ 매달 3억원 이자 갚기 위해 조합원 한명당 110만원씩 이자 부담…가정파탄 우려

삼성12차 주택조합원 285명을 비롯하여 1,000여 가족이 재정적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한달 3억원의 이자를 부담하기 위해 조합원마다 매달 110만원씩 '피' 같은 돈을 그냥 날리고 있다. 5년 동안 이자로 낸 돈이 130억원이다. 사업이 무산될 경우 한 조합원당 지금까지 부담한 5,000만원 외에도 부지매입비 370억원을 갚기 위해 한 사람당 1억4천만원의 빚을 안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내집마련 꿈은 산산히 부서지고, 1억4천만원의 빚을 갚기 위해 고통의 긴 세월을 보내야 한다. '최고장', '재산 압류', '월급 압류' 등의 조처가 뒤따를 것이 불보듯 뻔하며, '가정불화'가 우려된다.

조합원은 둘째 치고, 한창 크고 있는 자녀들이 겪는 어려움은 말로 형언하기 어려울 것이다. 주택조합 근로자들은 오직 삼성중공업이 있는 거제에서 일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평생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지난 10일 12차 조합원 명의로 거제시의회에 청원서를 냈지만, 요건 미비로 청원서는 접수되지 않았다. 조합원들은 이 서류에 "조선경기 호황일 땐 특·잔업이라도 하며 이자를 납부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조선경기의 하락 및 금융대란의 어려움으로 특·잡업도 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으로 이자납부의 부담은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되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 서류에는 또 "코 흘리개 어린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사회의 초년생들인 저희가 넉넉하진 못하지만 웃음을 잃지 않는 가정을 꾸려가며 살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라고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저희는 무지하며 방법은 모릅니다. 하지만 웃을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어떠한 처벌이 따르더라도 평생을 거제시민으로 자랑스럽게 감사하며 살겠습니다"라고 끝을 맺고 있다.

▲ 삼성주택조합 조합원이 시청 정문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자료사진)
▲  김한겸 시장, "한번 길을 찾아보자"…권정호 도시과장, "주민동의 법에는 없다"

삼성12차주택조합원들은 중곡교차로 산쪽 고현동 산42-2번지 일원 55,090㎡(16,664평)에 아파트 639세대를 지을 수 있도록 제1종일반주거지역을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제1종지구단위계획' 입안을 제안한 것이 사업의 요체다.

고현 수협앞에서 삼성쉐르빌 아파트 입구까지 계획돼 있는 3-5호선 건설비용 100억원을 주택조합에서 떠안고 아파트 주출입구를 국도 14호선변이 아닌 3-5호선으로 하는 조건으로 거제시 도시과와 관련 협의는 거의 마무리 된 상태다.

거제시는 거제시장이 '도시관리계획 입안 결정' 즉 주민제안서를 수용해 경상남도에 지구단위계획 변경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보완 사항과 재검토 사항' 3개를 달았다.

보완사항 '나' 항목에는 "사업대상지 인근이 '고현항 재개발사업'의 토취장으로 결정되면 공공청사 부지로 활용코자 하는 계획에 따라 공공청사 입지계획과 주변환경과의 조화를 위한 시뮬레이션 실시를 통한 건축계획을 제출해라"고 했다.

보완사항 '나'항목에 덧붙여 "조망권, 교통난, 공사소음 등 각종 문제를 발생할 수 있는 집단 민원을 고려하여 인근 아파트 단지(대동, 고려3차~7차, 주공아파트 등)의 동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인근 아파트 동의'가 문제였다. 거제시는 12차 주택조합에 '인근 아파트와 사전 협의토록 검토 의견'을 내놓고 이와는 별도로 지난 11월 26일 주공아파트, 고려3~차, 대동피렌체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앞으로 '주민 제안서에 대한 의견 조회'라는 공문을 보냈다.

고현동 동사무소를 거쳐 아파트 대표자들이 거제시에 제출해 놓은 서류에는 '주민들의 민원이 많아 2종 주거지역 변경 불가'의 요지로 돼있다.

이에 앞서 김한겸 거제시장은 삼성12차 주택조합 간부들과의 대화에서 "'그렇게 큰 문제가 없으면 (12차 주택조합 2종 주거지역변경 주민제안사항 입안을) 추진해 보라'고 권정호 도시과장에게 지시했다"고 이상문 시의원이 10일 열린 산업건설위서 밝혔다.

10일 열린 산업건설위원회에서 이상문 시의원이 "(12차 주택조합이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는 지역이 1종에서) 2종으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지요"라고 묻자 권정호 도시과장은 "불가능하다는 말씀도 드릴 수가 없다"고 답변했다.

이상문 의원은 또 "동의서를 받아서 제출할 수 없으면 (2종 주거지역으로 변경을) 안해 줄 거지요"라는 물음에 권정호 도시과장은 "안 해 주고 해 주고도 제 권한사항도 아닐 뿐더러 윗분하고 의논해야 될 뿐더러 어느 정도 동의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날 산건위서 이상문 시의원이 "독봉산 공공청사 예정지인 토취장에서 흙을 파낼 때 소음이 일어날 것은 뻔한데, 토취장 소음은 괜찮고, 아파트 기초공사를 하면서 나는 소음은 안된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권정호 도시과장은 "공공청사 예정부지의 토취장에서도 소음이 나서 피해가 일어나게 해서는 안되고 아파트 짓는 업체도 (소음) 피해가 일어나게 해서는 안된다"고 답변했다.

권정호 거제시 도시과장은 10일 열린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에서 "법적으로 국토계획법이나 타 법에도 동의서를 징구하라는 명칭이 부여되어서 하는 것은 법에도 없는 이야기다"고 발언했다.

▲ 삼성주택조합 부지 발생 토사, 고현항 인공섬에 무상 제공 전향적 검토해볼만

고현항 재개발 토취장 문제로 논의가 한창이다. 삼성12차 주택조합 아파트 건립 부지에서 발생하는 각종 토사를 고현항 인공섬 조성에 무상으로 가져가게 하는 방법도 전향적으로 검토해볼 가치가 있다.

각종 토사를 무상으로 가져갈 경우에는 결국 인공섬 매립비용을 절약해 그 이익은 시민에게 돌아오고, 평평해진 부지를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것은 훨씬 설득력과 논리적 근거를 가지게 될 것이다.

"김한겸 시장은 '최대한 한번 반영해보자. 한번 길을 찾아보자'고 말했다"고 권정호 도시과장이 산건위에서 언급했다. 김 시장은 또 "그렇게 큰 문제가 없으면 추진을 해보라"고 지시했다. 권정호 도시과장은 "소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아파트 공사를 하도록 할 것이다. 동의를 받는 것은 법에는 없는 사항이다"고 직접 밝혔다.

김한겸 시장이 길을 찾아보자 했다. 권정호 도시과장은 소음은 나지 않게 할 것이고, 시민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법에는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풀릴 문제는 거의 다 풀린 셈이다.

삼성주택조합원들이 고통을 받게끔 원인을 제공한 몇몇 사람이 시민앞에 나서 '응분의 사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시민들은 "주택조합원과 가족들이 그렇게 고생했으면 이제는 2종 주거지역으로 풀어주어도 되지 않겠느냐"는 여론이 일고 있다.

김한겸 시장의 '결단' 한마디에 1,000명의 목숨이 '명재경각(命在頃刻)'이다. 1,000명의 시민이 김한겸 시장의 과감한 결단을 목놓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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