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6월까지 컨테이너선 20척 3조원 규모 발주
10일 제안요청서 발송…대우조선 최대 수혜 가능성도

국내 최대 선사인 현대상선이 2011년 1만3000TEU급 선박 5척을 발주한 지 7년 만에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에 나섰다.

일감 확보가 최대 과제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사들은 모두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납기일이 촉박하기 때문에 조선소 2~3곳이 20척을 나눠서 수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 10일 국내 조선소에 2만TEU 이상급 12척과 1만4000TEU급 8척 등 20척에 대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 외에 한진중공업까지 '빅4' 중심으로 요청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대우·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은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

조선소가 선가, 납기일 등 조건을 정해 입찰에 참여하면 현대상선은 이를 따져 조선소를 선정한 뒤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한다. 현대상선은 6월 전에 발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처럼 나온 국내 선사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에 국내 조선사들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선사들은 모두 2016년 극심한 수주절벽을 겪은 만큼 일감 확보가 간절하기 때문이다. 전체 발주 규모도 3조원대로 추산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소들이 당장 독(dock·선박 조립 시설)이 비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수주 목표치를 못 채우면 내년쯤 독이 빌 수 있다”며 “작년부터 현대상선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만큼 올해 중요한 수주 목표 중 하나로 정한 상태”라고 했다.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조선·해운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조선소 1곳에 선박 20척을 모두 발주하지 않고, 2~3곳에 나눠 발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늦어도 2020년까지 선박 인도를 받아 선대 확장을 마무리해야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조선소 1곳에서 20척을 모두 건조할 경우 시간이 오래 걸려 인도가 늦춰질 수밖에 없다. 독이 비어있더라도 한 번에 건조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가 시작되고 2M(머스크, MSC)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종료되는 2020년 전에 고효율·친환경 초대형 선박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에 새로 건조하는 선박은 2020년부터 아시아·북유럽, 아시아·미주 동안 네트워크에 투입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2020년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2~3개 조선사가 동시다발적으로 건조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곳에서 1만4000TEU 8척을 건조하고, 두 곳이 2만TEU 이상급 6척씩 건조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금 수주하는 선박의 인도 시기는 2019년 말에서 2020년 초”라며 “상반기 안에 발주만 확정되면 선박 5~6척 정도는 2020년까지 인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현대상선은 조선소와의 협상을 통해 2만TEU이상급 선박 크기도 결정할 계획이다. 조선소 건조 능력 등에 따라서 2만TEU, 2만1000TEU, 2만2000TEU 중 하나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IMO가 2020년부터 시행하는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스크러버(오염물질 저감장치) 설치’, ‘LNG 추진 방식 선박 건조’, ‘저유황유 사용’ 등 3가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조선업계도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보다 대우조선해양이 더 많이 수주하지 않을까 관심있게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다. 현대상선은 2011년 발주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과 지난해 발주한 30만톤급 초대형 유조선(VLCC) 5척을 모두 대우조선해양에 맡겼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VLCC는 입찰을 통해서 확보한 것”이라며 “이번에도 입찰을 통해 일감을 수주하겠다”고 했다.<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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