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율 102.8%…위기극복과 미래성장 ‘동력’ 확보

▲ 삼성중공업 야드 전경

지난해 말 대규모 적자 전망을 발표했던 삼성중공업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우리사주조합과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 청약을 실시한 결과, 양쪽에서 100% 청약률을 웃도는 결과를 기록했다.

유상증자로 마련된 금액은 1조 4088억원이다. 대부분 차입금 상황에 쓰여 자금 조달 여건 악화를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2~13일 이틀 동안 우리사주조합과 기준 주주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 청약을 실시했다. 그 결과, 배정 주식 2억 4000만 주를 초과하는 청약이 이뤄졌다. 청약율은 102.8%로 집계됐다.

발행주식 중 20%, 4800만 주는 우리사주조합 청약을 통해 이뤄졌으며, 나머지 배정분은 인주인수권증서를 보유한 구주주를 대상으로 한 기명식 보통주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됐다. 삼성중공업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지분율 16.91%)를 비롯 삼성생명, 삼성전기 등 계열사 주주들이 구주주 청약에 대거 참여했다.

초과 청약에 참여한 주주는 초과 청약주식수(1596만9111주)에 초과청약 배정비율(58.00491962%)을 곱해 주식을 배정받게 된다. 높은 청약율로 실권주는 나오지 않았지만, 단수주(1주 미만으로 배정돼 발행되지 않은 주식)가 4만 3194주 발생했다. 구주주 배정분 산정 과정에서 발생한 단수주는 오는 17~18일 일반공모를 통해 처리된다. 주금 납일 이후 내달 4일 신주를 상장하면 삼성중공업에서 추진한 유상증자는 최종적으로 마무리된다.

삼성중공업이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1조 4088억 원이다. 애초 1조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한 것과 비교하면 소폭 줄어든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에서 추진한 유상증자가 성공 반열에 오른 배경으로 삼성그룹 계열사 참여를 꼽는다. 특히, 삼성전자가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 전체 지분 가운데 절반을 웃도는 소액주주들의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데 한 몫을 담당했을 것이란 평가다.

소액주주들은 삼성중공업 지분 63.4%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지분 보유 현황은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가 16.91%로 가장 많고, 이어서 삼성생명 3.24%, 삼성전기 2.29%, 삼성SDI 0.40%, 제일기획 0.13%, 삼성물산 0.12% 순이다.

이들은 본격적인 청약일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 구주주 청약 사실을 공시하면서 유상증자 성공에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는 2040억 원을, 삼성생명과 삼성전기는 각각 391억 원, 276억 원을 출자했다. 이밖에 출자 규모가 50억 원 미만으로 공시 의무가 없는 삼성SDI, 제일기획, 삼성물산도 증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그룹 오너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실권주 일반공모에 나서는 방식으로 직접적인 참여 가능성을 내놨지만 이미 높은 청약율로 유상증자가 성공가도에 들어선 바, 실현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당시에도 1조 원대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이 부회장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과 엔진 시추장비 등 자재 구매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부채비율은 140%대에서 90%대로,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도 30%에서 20%대로 낮아지게 된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에 이어 삼성중공업 유상증자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업황 회복에 앞서 유동성을 바탕으로 사업경쟁력 강화를 꾀하는 국내 조선사 ‘빅3’의 행보가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유상증자로 1조 3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지난해 말 89.9%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78%까지 줄였다. 대우조선해양은 정부에서 약속한 공공금융자금 2조 9000억 원 가운데 이미 사용한 7000억 원을 제외한 2조 2000억 원을 올해 다시 지원받을 수 있다. <에너지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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