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을 훌쩍 넘긴 ‘여고 동창생’이 스승의 날을 앞두고 청마기념관을 방문해 화제다.

지난 1일 청마기념관에는 박윤주 씨 외 40여 명의 경남여고 동창생이 반세기(54년)만에 헤어진 스승을 찾아 방문했다.

이들은 지난 1964년 유치환 시인이 경남여고 교장 재직 당시 문예반 제자들로 시집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의 출판에 도움을 준 뜻 깊은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들은 당시 시인과 함께 만들었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시집 1권’과 1964년 당시 시인과 함께 교정에서 찍은 사진 1점을 기념관 측에 기증했다.

기증 유물은 박윤주 씨가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본인보다는 기념관이 더 뜻깊게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기념관을 찾은 시인의 제자들은 칠순을 넘긴 나이에도 시인과 함께 했던 시간을 오롯이 기억해냈다.

당시 시인은 학생들에게 시집 출판 과정 중 교정 및 인쇄 작업 등을 위해 도움을 요청했고 시인과 학생들은 시인이 다른 학교로 전근을 한 뒤까지 지속적인 교류를 쌓았다.

당시 출판은 인쇄소에서 활자를 이용해 인쇄하는 방식이었고 시집 출간 후엔 시인은 학생들에게 직접 시집 앞장에 시집 출간에 도움 준 것에 대한 감사 메시지와 서명까지 남겼다.

박윤주 씨는 “1965년 청마 선생님의 전근이 결정되자 경남여고 학생들은 일제히 반대 시위를 했고 시위 중 가사 선생님은 여학생들 춥다며 방석까지 꺼내 주시고 인근 학부모들은 김밥이며 주먹밥 등 간식을 챙겨주며 응원 받은 기억, 통금이 있었던 때라 집단 시위 중 통금이 걸리면 해제 후 집에 간 기억, 간부 학생들은 그 당시 문교부장관이 부산출장(동래호텔) 왔다는 사실을 알고 호텔 앞까지 찾아가 연좌시위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또 기념관을 둘러본 경남여고 동창생들은 “여행 중 꼭 청마기념관을 방문하고 싶었고 선생님의 흔적을 본 후 감동을 받아 눈물이 났다”며 “특히 겨레의 밭 비석은 학교 앞 교정에 늘 선생님이 학생들이 등교할 때 서있던 곳이라며 현재 학교는 리모델링 등으로 감흥이 없었는데 꿈 많던 소녀시절부터 보던 비를 기념관 안에서 보니 너무 반갑고 감동적 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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