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4년만에 80달러 넘어…"올해 발주규모 42% 늘어날듯"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해양플랜트 드릴십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에 육박하자 국내 조선사들 사이에서 해양플랜트 발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이란 제재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에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브렌트유는 한 때 80.5달러까지 상승하며 80달러 선을 돌파했다. 브렌트유가 80달러를 넘은 것은 2014년 11월 이후 약 3년6개월 만이다.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해양플랜트 발주는 유가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2014년 초반까지만 해도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유지하면서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경쟁적으로 해양플랜트 수주에 나섰다. 그러나 이후 유가가 급락하면서 발주가 취소되거나 연기돼 조선 3사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해양플랜트가 이익을 내려면 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선을 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유가는 이 수준에서 움직이다 지난 몇 달 동안 급격히 오름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해양플랜트 발주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감을 낳고 있다.

실제 글로벌 오일 메이저인 셰브론은 2013년 4월 현대중공업에 로즈뱅크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 및 하역설비)를 발주했다 2016년 11월 말 해지했지만 지난해 초 다시 발주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 삼성중공업 , 대우조선해양 모두 입찰 전에 뛰어든 상태다. 셰브론은 이르면 오늘 7월 로즈뱅크 프로젝트에 투입할 해양플랜트를 건조할 조선사를 선정할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 계약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2016년 현대중공업에 발주했다 취소한 약 20억달러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조선3사는 현재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수주절벽을 겪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 이후 4년째 단 한 건의 해양플랜트도 수주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7월 나스르 해양플랜트를 인도하고 나면 해양플랜트 일감이 모두 떨어진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해양플랜트에서 각각 16억 달러, 27억 달러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그러나 올해 대형 해양플랜트 수주 중 하나였더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가 발주한 아프리카 토르투 가스전 프로젝트는 중국 코스코와 프랑스 테크닙FMC에게 뺏겼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의 상승은 글로벌 해양 프로젝트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면서도 "한국보다 낮은 가격으로 해양플랜트에 도전하는 중국, 싱가포르 등의 견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조선소가 입찰에 참여하는 해양생산설비 발주 프로젝트는 지난해 52억달러에서 올해 74억달러로 발주규모가 42%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까진 해양플랜트에서 수주를 하지 못했지만 하반기부터는 수주소식을 들려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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