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휘학 거제시산림조합장

 

지난 20일 타계한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례가 유해를 나무 밑 에 묻는‘수목장’으로 치러졌다.

수목장은 일반적인 매장(埋葬)이나 납골(納骨)방식과 달리,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숲 속의 나무 주변에 뿌리거나 묻어 사후(死後)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는 친환경 장묘문화이다.

비석등 인공 구조물 등은 없이 유해를 나무에 식별만 남기는 방식이어서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 할 수 있다.

1990년대 말 스위스에서 처음 시작했고 국내에선 김장수 고려대 명예교수가 2004년 죽어서 나무로 돌아가겠다면서 경기도 양평 고려대 연습림의 50년생 굴참나무 아래 묻히면서 주목을 받아왔다.

그 동안 매장 위주의 장례문화로 전 국토가 산사람이 아닌 죽은 사람의 땅으로 변질되고 있다. 전국 명당이라는 곳마다 산소가 만들어져 안타깝다고 했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에 따르면 전국의 묘지 면적은 약1,025㎢ 국토의 1% 넘는 땅으로 국민 주거지 면적 2,646㎢ 의 38.7%에 이른다. 죽은“자”가 산“자”의 공간을 3분의1 넘게 차지한 것이다.

화장 비율은 82.3% 까지 증가했음에도 묘지 면적은 해마다 여의도 면적 (2.9㎢) 만큼씩 느는 추세이다.

묘지 설치 기한은 최장 60년으로 정했지만 기한이 끝난 묘지의 철거가 되지 않은 탓이다. 개인 묘지 중 70% 가량은 불법분묘(무덤)로 추정되나 이를 단속하는 지방자치단체는 거의 없다. 정부가 전 국토의 묘지화를 사실상 방치 한 것이다.

화장 후 자연장 선호도는 45.4%로 높게 나타나 현실은 봉안당 안치가 73.5%로 자연장 16%보다 훨씬 높다.

영국의 장미묘원등 선진국에서는 자연장이 인기를 누리는 것과 달리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

중국의 저우언라이와 덩샤오핑, 인도의 네루 같은 세계의 유명 지도자는 묘지를 남기지 않았다. 화장 한 뒤 강, 바다 산에 재를 뿌려 봉분을 만들지 않았다.

우리도 대통령부터 기업인까지 지위가 높고 재산이 많을수록 묘지 크기부터 달라진다.

사회 지도층부터 소박한 자연장 선택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

자신의 장례방식을 미리 준비하는 것은 가족의 혼란을 덜어 주는 방법이다.

후손을 생각해서라도 삶과 죽음의 공간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장묘문화 개선을 고려해야 한다.

이에 우리 거제시산림조합은 공익적 기능인 국민복지를 위한 장묘서비스 제공과 친환경 장례문화를 선도하기 위하여 수목장림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2017년 3월부터 개시된 SJ산림조합 상조에 가입하게 되면 산림조합 수목장에 특별분양 우선권이 주어지게 된다.

수목장은 자연회귀의 정신이며 생태계의 순환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2005년 스페인에서 개발된 바이오유골함은 자연분해가 가능한 재료로 만들어져 있으며 상단에 자신이 원하는 나무의 씨앗을 넣어 나무로 자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나무가 있다면 이 유골함을 이용하여 사후에 자신이 좋아하던 한 그루 나무가 되는 것 또한 자연친화적이며 자연 속으로 돌아가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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