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후보자 토론회 '모두(冒頭)발언'서 국회의원 출마 관심 언급
'정치적 파장을 노린 의도된 발언인가, 정치 초보자의 한계인가'(?)

4일자 부산일보는 1면 탑기사에 “문재인・북미만 있을 뿐…PK는 ‘5無 선거’”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번 지방선거 분위기를 전했다.

이 신문은 “선거만큼 재미있는 게임도 없다. 그 어떤 싸움도 선거에 비교할 바 못된다. 선거때만 되면 전국에 ‘광풍’이 부는 이유다. 하지만 6‧13 지방선거는 다르다. 투표일 9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선거가 있는지조차 모를 지경이다”고 밝혔다.

이어서 “3일 현재 부산‧울산‧경남(PK)에는 ‘선거 열기’가 별로 없고, ‘정책 대결’은 사라져버렸다. ‘중앙당 지원’도 효과를 못 보고, 선거철만 되면 내려오는 그 흔한 ‘연예인’도 찾아볼 수 없다. 2~3위 후보의 마지막 승리 수단인 ‘단일화’ 논의도 거의 감지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부‧울‧경 6월 선거를 ‘5무(無) 선거’라고 부른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이유에 대해 부산일보는 “조기에 굳어진 선거 판세와 북‧미 정상회담을 비롯한 북풍(北風)이 부‧울‧경 선거전을 주도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또 이같은 상황에 대한 분석으로 “리얼미터 권순정 조사분석실장은 ‘판세가 너무 빨리 확정되고 보수 진영의 열패감이 확산되면서 PK 지방선거 관심이 현저히 떨어졌다’며 ‘중앙의 이슈들이 부‧울‧경 선거전을 주도하면서 인물이나 공약 대결 등 지역의 이슈들이 뜨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거제는 지역 경기가 크게 위축돼 선거에 관심이 더 낮은 편이다. 각 후보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선거운동을 하는 길목의 인근 상가에서는 “지역 경기가 안 좋아 사람이 죽겠는데 무슨 선거 로고송 노래 소리냐”며 짜증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더불어민주당 기호 1번 변광용 후보, 자유한국당 기호 2번 서일준 후보, 대한애국당 기호 6번 박재행 후보가 맞붙은 거제시장 선거도 부‧울‧경 선거 흐름 때문이지 ‘흥행’(?)이 되지 않고 있는 느낌이다.

지난달 31일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에는 한두번 ‘선거대책본부 논평’ 등을 통해 상대후보 흠집내기가 있었다. 하지만 본격 선거 운동이 시작되고 오는 8,9일 사전 투표를 남겨놓은 중요한 시점임에도 ‘선거 쟁점과 이슈’가 부각되지 않고 있다. 기본적인 선거 프레임도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또 뜻있는 시민들은 한결같이 “각 후보들이 낸 공약은 공약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시민이 고개를 끄덕이는 논리정연한 공약이라기보다는 그냥 제목만 나열한 선거 구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일 고현동 거제시청소년수련관 강당에서 거제도관광협의회, 거제시숙박협의회, 거제시펜션협의회, 거제시유람선협의회, 거제시외식업협의회 등 5개 단체가 주최한 거제시장후보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후보와 자유한국당 서일준 후보만이 참여한 가운데,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두 시간 여 열린 토론회는 후보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토론회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다.

숙박, 펜션, 유람선, 외식 등 5개 단체가 당면한 현안을 거제시장 후보에게 ‘앞으로 시장이 되면 단체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들어줄 것이냐 그렇지 않을 것이냐’를 묻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토론회서 서일준 거제시장 후보가 한 ‘모두(冒頭)발언’이 시민들의 입방아에 오를 전망이다. 서 후보는 토론회 모두(冒頭) 인사말 중 “거제시장에 출마를 한 이유는, 우리 거제가 너무 어렵고 험난하기에 저는 이 길을 선택했다. 거제시장 자리가 정치권력이나 탐하고 폼이나 잡고 허가나 내주는 그런 자리라면 차라리 2년 더 공직생활을 하다가 국회의원 출마를 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 서일준 자유한국당 거제시장 후보

거제시장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서 후보는 ‘국회의원 출마에 뜻을 두고 있다’는 발언이 나와 의아스럽다. 각 후보자들은 토론회 모두(冒頭) 발언은 즉흥적으로 발언하기 보다는 사전에 충분히 준비해서 발표한다. 또 평소 서 후보는 발언을 신중히 하는 편이다. ‘오늘 일도 모르는데 내일 일은 어떻게 알겠느냐’며 자기 견해를 쉽사리 드러내지 않는다.

서일준 후보가 거제시장 후보 토론회서 ‘국회의원 도전 의향이 있다’는 발언은 충분히 계산된 의도적인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상대 후보측 한 관계자는 “국회의원 선거 나갈 뜻이 있으면 거제시장 선거에 왜 나왔느냐. 2년 뒤 국회의원 선거를 겨냥해 인지도 높일려고 거제시장 선거에 나왔느냐”며 “거제시장 후보는 사퇴하고 국회의원 선거 준비나 해라”고 꼬집었다.

자유한국당 김한표 국회의원과 권민호 전 거제시장을 비롯해 2년 뒤 국회의원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는 ‘잠룡(潛龍)’들을 향한 경고 메시지 성격이 짙지 않느냐는 분석이다. ‘여차하면 나도 국회의원 선거에 나갈 수 있다’는 선전포고 성격으로 보일수도 있다는 견해다.

‘김한표 국회의원이 나를 거제시장에 당선시키지 않으면 2년 뒤 국회의원 공천 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는 김 의원에 대한 유언(有言)의 압력으로 비취질 수도 있는 분석이다. 선거 운동하려 거제 곳곳을 다녀보니 자유한국당 인기가 바닥이고, 김한표 국회의원에 대한 바닥 민심도 직접 체감하면서 느낀 소회를 말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지적이다.

지역의 한 정치인은 “설상 국회의원에 뜻이 있다고 하더라고 거제시장 선거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그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은 정치 초보자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거제시민과 유권자를 어떻게 보고 그 같은 발언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일준 후보 1일 토론회 모두발언>

오늘 토론회가 예비후보 시절에 좀 빨리 개최가 돼서 26만 시민에게 과연 어느 분이 26만 거제호를 앞으로 4년 동안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 판단하는 가늠자가 될 수 있었을 것인데, 임박해서 토론회가 열리게 돼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엊그제 거제발전연합회서 후보자간 토론회를 준비했습니다만 참석을 안해서 혼자 대담형태로 돼서 아쉽게 생각을 했다. 아무튼 오늘 만나게 돼서 영광으로 생각한다. 정년이 7년 정도 남았다. 충분히 편한 길도 갈 수 있었지만, 제가 거제시장에 출마를 한 이유는, 우리 거제가 너무 어렵고 험난하기에 저는 이 길을 선택했다. 저는 거제시장 자리가 정치권력이나 탐하고 폼이나 잡고 허가나 내주는 그런 자리라면 저는 차라리 2년 더 공직생활을 하다가 아마 국회의원 출마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저가 시장에 출마한 이유는 그야말로 시장자리는 우리 26만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살림살이를 하는 생활정치다. 그래서 제가 30년 동안 면사무소에서부터 청와대까지 고향 부시장까지 지내면서 그 경험을 내 고향을 위해서 여러분의 고향, 여러분의 거제를 위해서 제가 희생을 하고 봉사를 하는게 공직자의 도리고 목민관의 자세라 생각해서 출마를 하게됐다. 오늘 우리 변후보님의 선전을 기대하고 같이 거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낌없이 진솔하게 의견을 주고 받은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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