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겸 시장 중심 여론조사, 신뢰성·공정성·객관성에 의문
'한나라당 거제시장 적합도' 보도한 언론, 선거컨설팅 회사와 깊은 관계 의혹

인터넷신문 '폴리뉴스'가 지난 1월 14일 보도한 '한나라당 거제시장 적합도' 여론조사의 여진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첫번째 문제는 이번 여론조사가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특정 후보자에게 편향된 어휘나 문장을 사용하여 질문하였는지 여부'와 '전 계층을 대표할 수 있도록 피조사자를 선정하였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길리서치'가 1월 8일 실시한 '전화면접조사'에 응한 시민의 제보에 따르면, 질문 항목은 18항목으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첫번째 질문은 '연령과 거제에서 산 햇수'를 묻는 질문으로 별다른 문제점이 없으나, 두번째와 세번째 질문은 '거제가 살기 좋은 편이냐', '살기 좋다면 어떤 점에서'라고 물어 선거 여론조사에는 흔치 않은 문항이다.

한길리서치 1월 8일 여론조사 문항 질문 요지(여론조사에 응한 제보자가 적은 내용으로 차이가 날 수 있음)
1. 연령과 거제서 산 햇수
2. 거제가 살기좋은 편이라고 생각하느냐
3. 살기 좋다면 어떤 면에서 좋다고 생각하느냐
4. 현재 거제시장이 누구인지
5. 현 거제시장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6. 잘하고 있다면 무엇을 잘했다고 생각하느냐
7. 김한겸 시장이 한번 더 하는 것으로 어떻게 생각하느냐
8. 차기 거제시장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9. 한나라당 거제시장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
(권민호 김한겸 김한표 유승화 이상문)
10. 가상대결 (① 한나라당 김한겸 ② 민주당 후보 ③ 민주노동당 이세종 ④ 진보신당 김한주 ⑤ 기타 ⑥ 잘모름)
11. 가상대결(① 한나라당 후보 ② 민주당 후보 ③ 민주노동당 이세종 ④ 진보신당 김한주 ⑤ 무소속 김한겸 시장 ⑥ 기타 ⑦ 잘모름)
12. 거제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것은
13. 고현항 재개발이 거제시에 도움이 줄 것이라 생각하느냐
14. 지지하는 정당은
15. 자신의 지지성향은
16. 최종학력은
17. 직업은
18. 자신의 경제력은 어느 위치
네번째부터 일곱번째 질문까지는 김한겸 현 시장에 대한 질문으로 '거제시장이 누구인지 아느냐', '현 시장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잘한다면 무엇을 잘한다고 생각하느냐', '김한겸 시장이 한번 더 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요지의 질문이었다.

'폴리뉴스'의 여론조사 결과 보도에서는 김한겸 시장의 시정만족도에 대한 보도는 이뤄졌으나 인지도와 시장을 한번 더 하는 호감도 조사는 보도되지 않았다.

여덟번째 질문은 '차기 거제시장이 갖추어야 할 덕목'을 질문했으며, 아홉번째 질문은 '한나라당 거제시장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14일 보도한 '폴리뉴스'의 기사는 아홉번째 질문 결과를 중심으로 보도됐으나, 이번 기사 이전까지 폴리뉴스가 보도한 다른 지역의 선거여론조사 결과보도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폴리뉴스가 보도한 지금까지의 여타지역 여론조사 결과보도 관행은 정당을 떠나 출마가 거론되는 모든 출마예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시장·구청장' 적합도 조사 결과를 보도했으나, 거제시장의 경우는 '한나라당 거제시장 적합도' 조사결과를 보도했다.

▲ 거제시를 제외한 스물한번의 여타지역 여론조사는 시장이나 구청장의 적합도를 조사했다. 여론조사기관도 모노리서치이다.

▲ 거제시장 여론조사는 거제시장 적합도 여론조사가 아닌 한나라당 거제시장 적합도 조사였다. 여론조사기관도 유일하게 한길리서치이다.

조사대상자는 권민호, 김한겸, 김한표, 유승화, 이상문 다섯명으로 '한나라당 거제시장 적합도'에 한나라당 당원이 아닌 '김한표 전 거제경찰서장'을 넣어 조사한 점도 특이하다.

열번째 질문은 '한나라당 김한겸', '민주당 후보', '민주노동당 이세종', '진보신당 김한주' 가상 대결 질문이었으며, 열한번째 질문은 김한겸 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경우의 가상대결 질문이었다. 가상대결은 김한겸 중심으로 이뤄졌다.

열두번째는 '거제시의 역점 시책' 질문이었으며, 열세번째는 '고현항 재개발'에 대한 질문에 이어 지지정당, 본인의 성향, 학력, 직업, 경제력을 물었다. 폴리뉴스가 지금까지 보도한 선거여론결과보도에서 여론조사기관은 '모노리서치'였으나 이번 여론조사는 '한길리서치'가 한 점도 특이하다.

조사원을 통한 전화면접조사는 여론조사경비가 만만치 않다. 폴리뉴스가 한길리서치에 직접 여론조사를 의뢰했을 가능성보다는 모 후보자가 한길리서치에 조사를 의뢰해 그 결과를 폴리뉴스에 보도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진다.

또 폴리뉴스의 발행인인 김 모씨는 선거기획·선거홍보물 등 선거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선거기획사 '(주)E'사의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는 것으로 홈페이지와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기사를 쓴 폴리뉴스의 최웅식 기자는 'E'기획사에 최웅식 전략기획부장과 동명이인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한겸 시장은 지난해 12월 2일 폴리뉴스와 가진 인터뷰 기사가 동영상과 함께 실려있다. 서울의 모 선거기획사 대표 A모씨는 "정치컨설팅 회사가 자사 소유의 언론사를 통해 특정 후보를 부각시키는 여론조사를 결과를 발표한다는 것은 법적인 문제를 떠나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했다.

▲ 지난해 12월 2일 보도한 김한겸 시장 인터뷰 동영상. 인터뷰 기사 상단에는 선거컨설팅 회사의 홍보 자막이 있다.
이번 여론조사결과보도는 거제지역 언론사에 '메일'로 보내진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메일주소에 '보낸사람:김한겸(khk2222@naver.com)'이라고 밝혀져 있고, 본사의 메일수신방에는 '스팸메일'로 분류돼 보도자료로 도착했다. 2006년 5·31 지방선거 때도 거제의 모 지역신문을 통해 여론조사결과를 발표해 선거 쟁점으로 부각된 적이 있다.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