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개최 예정이었으나, 장목면 황포마을 주민 강력한 반발로
마을안쪽 100여m 이격, 정남향 고지대에 18홀 골프장 계획 '화' 자초

수백년 동안 마을을 지킨 원주민의 생존권은 아랑곳없이 18홀 대중골프장 중심의 ‘장목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앞으로 진행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거제 장목관광단지 지정 및 조성계획 수립’을 위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설명회를 10일 오후 2시 장목면 황포마을회관에서 가질 예정이었으나, 황포마을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주민설명회는 무산됐다.

이날 주민설명회를 무산시킨 황포마을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황포마을 집단취락지와 가장 인접한 곳에 다른 시설이 아닌 골프장을 계획함으로써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마을의 일부 주택과는 60~70m 이격된 곳에 골프장을 설계했다. 또 마을이 집중된 집단취락지와도 150m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골프장이 들어서는 곳은 마을의 정남향이다. 또 마을보다 높은 곳이다. 이숙용 황포마을 이장은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면, 100m도 안되는 마을 위쪽에 골프장을 계획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골프장에서 농약을 치면 마을로 날아올 정도로 가까운 거리다. 또 요즘 골프장은 밤에도 문을 여는 추세다. 대낮같이 밝은 조명이 밤 12시 넘어까지 비추면 마을 주민을 어떻게 사란 말인가. 골프공 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운 거리다”며 언성을 높였다.

▲ 장목관광단지 토지이용계획도
▲ 황포마을과 골프장 건설예정지 이격거리
▲ 주민설명회가 열린 황포마을회관에서도 골프장 건설예정지는 지척이다. 

두 번째는 황포마을과 맞닿아 있는 드비치 골프장의 ‘학습 효과’ 때문이다. 김지수 황포마을 전 이장은 “드비치 골프장으로 황포마을 해안가에는 굴, 조개, 해삼, 전복, 고동 하나 없는 백화현상이다. 또 그렇게 많이 잡히던 고기가 어디갔는지 다 없어졌다. 모든 해산물이 다 사라져도 마지막까지 죽지 않는다는 불가사리조차 전멸하고 한 마리도 없는 실정이다”며 “골프장은 절대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포마을 주민 중 한 명은 드비치골프장과 드비치골프장과 인접한 해안가에서 찍은 사진이라며, 30여 장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사진에는 드비치 골프장에 발생한 오염원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하천으로 흘려드는 장면과 해안가에 바지락 등이 집단폐사한 장면의 사진이었다. 바지락 등의 집단 폐사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 황포마을 주민이 보여준 사진

또 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설명회에 황포마을 주민보다 하청면, 창원시 등에서 온 외지인들이 더 많아 황포 마을 주민들의 ‘심기’를 자극하는 사태를 초래했다.

경남개발공사 관계자, 거제시 관광과 공무원들은 “주민설명회 일정을 잡아 조만간 다시 열 것이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황포마을 회관을 떠났다.

장목관광단지 계획을 크게 바꾸거나, 황포마을 주민들과의 대화・합의가 선행된 후 다음 절차를 진행해야 장목관광단지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개발공사가 밝힌 거제 장목관광단지 조성사업 주요 사업개요는 위치는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구영리 황포마을 1175번지 일원 1,250,987㎡다.

주요시설은 공공편익시설(67,531㎡), 숙박시설(96,950㎡), 상가시설(34,720㎡), 18홀 대중골프장중 운동시설(901,004㎡), 휴양·문화시설(102,282㎡), 기타시설(48,500㎡)로 나뉜다.

사업기간은 2018년부터 오는 2024년까지로 잡고 있다. 사업시행자는 경남개발공사다. 숙박시설과 상가시설, 18홀 대중골프장 등을 시설한 후 운영할 민간사업자는 확정되지 않았다.

사업비는 7,423억9,100만원이다. 경남개발공사 투자 1,313억9700만원과 민자 6,109억9400만원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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