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표 "LH 참여가 가능하냐"…김현미 장관 "논의된 것 없다"
김경수 도지사 "LH 공사 사장 만나기는 했는데…"

▲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조감도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이 지난해 11월 국가산단 지정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국토부의 중앙산업단지계획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행정절차를 완료했지만, 승인이 미뤄지고 있다.

거제 해양플랜트산단 최종 승인조건으로 국토부는 거제지역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 참여의향서 등 제출을 요구하면서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김천~거제를 잇는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 KTX)는 국가재정사업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정부에서 남부내륙철도 건설이 확정・발표되면 종착역인 거제에는 ‘지역 경제 회생 희망’에 대한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거제에 이보다 더 희망적인 소식은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승인일 것이다. 단기적으로 2조5천억원이 생산유발효과, 1만5,622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장기적으로 7조2,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 6만931명의 고용 창출을 전망하고 있다.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을 놓고 거제시, 정치권 등에서 움직임이 분주하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는 국가산단 승인이 어떻게 될지 시민의 큰 관심사다.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움직임을 짚어봤다.

팩트1 : 김한표 국회의원은 27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거제 해양플랜트국가산단’사업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에 촉구했다.

김한표 의원은 거제 해양플랜트국가산단 조성사업과 관련하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14년부터 시작해서 지금 18년이 되도록 계속 결판이 안 나고 질질 끌어오고 있다”고 지적하며, “최근 일각에서 ‘LH 참여를 시키겠다’하는데 LH 참여가 가능한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김현미 장관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진전된 논의는 아직 없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김한표 의원은 “정부가 일자리 비상을 걸고서 지금 일자리 창출에 올인을 하고 있습니다마는 일자리 그렇게 쉽게 생겨나지를 않는 것 같다”며, “규모를 적절하게 해서 이 부분도 가부간 판단을 빨리 해주는 것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좋은 것 같다”고 촉구했다.

팩트 2 : 28일 경남도청에서 6·13 지방선거 이후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비롯한 도내 18개 시·군 단체장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시장·군수 정책회의'가 열렸다.

가장 먼저 지역 현안 사업 지원을 요구하고 나선 건 변광용 거제시장이었다. 변 시장은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지 못해 표류하는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과 관련해 "김경수 지사의 신경제지도 중요한 한 축을 점할 수 있는 사업이기에 조기에 완성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변 시장은 "실수요자가 없고 사업비 조달 전망도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단의 맹점을 밝히면서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공공개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시면 국가산단을 성공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경수 지사는 "LH 사장님과 국토부와도 (제가) 협의를 했는데, 이 부분은 (다른 시·군과)전체적으로 공유되는 내용이 아니니 별도로 협의를 하겠다"며 변 시장의 요구에 즉답을 피했다.

팩트 3: 변광용 거제시장, 박명균 부시장, 국・소장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14일 거제시청 중회의실에서 거제지역 언론사 대표・편집국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기자 :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관련해서 LH 공사하고 진행되는 상황을 밝혀달라.

변광용 시장 : 국가산단 관련해서는 LH가 참여하는 안을 만들어서 경남도 실무단과 협의를 어느 정도 진행했다. 김경수 도지사와 의논을 할려던 차에 김경수 도지사의 특검 문제로 도지사와 조율은 아직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LH 참여를 통한 산단 조성은 변함이 없다. 지속적으로 추진을 해 갈 것이다.

기자 : 국가산단을 LH공사를 언급했는데 김경수 도지사가 LH 공사 관계자를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 결과가 이미 나왔어야 한다. 결과를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변광용 : 그 부분은 파악된 것은 없다. 김경수 지사와 특검이 어느 정도 진정되는 시점에 그 부분을 가지고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기자: 김경수 도지사가 LH 공사 관계자를 세 차례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

변광용 : 그 부분은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라 확인해보도록 하겠다.

기자 : 듣기로는 LH가 사곡 (해양플랜트 국가산단)하고 통영 (안정공단)쪽에 절대 참여 안한다는 사실을 경남도지사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 확인해보고 다음에 답을 달라.

변광용 : 확인해 보겠다.

팩트4 : 거제해양플랜특 국가산단은 거제시 사등면 사곡리 일원에 육지부 157만㎡, 매립 해면부 301만㎡를 합쳐 458만㎡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산단 전체 면적 중 유상 공급면적은 302만㎡다. 무상귀속 공공시설 면적은 149만㎡다. 유상공급면적 중 산업용지는 172만㎡, 연구・물류・지원용지는 30만㎡, 철도부지・학교・주차장 등 분양대상 공공용지는 62만㎡, 주거용지 23만㎡, 상업용지 15만㎡, 기타 해면부 7만㎡다.

사업비는 1조7,340억원이며, 사업기간은 오는 2024년까지로 잡고 있다.

국가산단 사업시행자는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업단지주식회사(SPC)다. SPC에는 거제시(20%), 한국감정원(10%), 부산강서산업단지(주)(30%), 경남은행(10%), 건설사 컨소시엄(30%)이 참여하고 있다.

SPC와 별개로 실수요자 조합인 ‘한국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업단지 협동조합’을 3억원 출자금으로 지난 2015년 7월 13일 설립했다.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으로 구성된 실수요자 협동조합은 25개사로 구성돼 있다. 이들 기업이 필요로하는 산업단지 면적은 174만4,507㎡로 공급면적 172만㎡를 초과한다.

거제시는 29일부터 열리는 거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협동조합이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3월 사업자등록 폐업신고, 8월 해산총회, 9월 해산신고 및 청산인 취임등기, 청산총회를 한다는 계획이다.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은 실수요자 개발방식인데, 실수요자 협동조합이 청산절차를 밟는다는 사실은 국가산단 추진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아닌지 의아하다.

거제시 국가산단추진과 담당공무원은 이에 대해 “실수요자기업은 SPC에 있는 부산강서산업단지(주)에도 다 들어있다. 국토교통부에서 ‘실수요기업은 조합형태로 SPC에 들어와서는 안되고, 개별 기업이 SPC 내에 지분을 직접 들어와야 된다’는 것이 조건이었다. 조합이 필요가 없어졌다. 그래서 청산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다. 조합 청산이 국가산단 추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팩트 5: (아래 내용은 지난 지방선거 때 그 당시 변광용 거제시장 후보가 가진 기자회견 때 기자의 질문과 변광용 후보의 답변 내용이다. 지금까지 지역 언론에 한번도 공개되지 않은 내용이다.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에 대한 변광용 후보를 거쳐 현 변광용 거제시장의 입장을 읽을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변광용 거제시장 후보는 5월 16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과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 등에 대한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5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그 당시 기자회견 때 한 기자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만나서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조속 승인을 요청한 것이냐”고 물었다.

변광용 후보는 답변에서 “조속한 승인을 요청한 것이 아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참여를 해야 된다고 장관께 강하게 요청했다. 실수요자 조합 방식으로는 국가산단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국토부 장관에게 말했다”고 했다.

기자가 연이어 “산단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기준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라는 물음에, 변 후보는 “제 판단이다”고 말했다. 기자가 ‘변광용 시장 후보의 판단이죠’라고 되묻자, 변 후보는 “그렇다. 국토부 장관에게 이런 방식으로서는 산단추진이 불가(不可)하다. 장관에게 정확하게 이야기를 했다. 해양플랜트 산업을 대한민국 성장동력 산업으로 계속 가지고 갈 것이면 해양플랜트 산단을 국가가 추진해야 된다. 국가가 추진해야 하는 일환으로 LH를 참여시켜야 된다. 장관께 강하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다른 기자가 “LH를 참여시킨다고 했는데 LH 관계자와 이(LH가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에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 문제를 상의해 본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변 후보는 “아직 상의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거제시 실무부서에서는 승인이 보류되고 있는 국가산단에 대해 단계별 개발을 통한 조건부 승인 추진을 국토부에 건의하고 있다. 1단계로 입주 가능한 실수요자 기업으로 우선 승인하고, 2단계로 LH・대기업 등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실무 부서에서 1・2단계로 분리해 추진하는 방안을 강구한다는 것은 변광용 시장이 주장하는 ‘LH 참여를 통한 개발’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변광용 시장은 매번 'LH참여, LH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변 시장은 또 28일 김경수 도지사와 간담회에서 "실수요자가 없고 사업비 조달 전망도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시행자인 SPC에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이 부산강서산업단지(주)에 실수요자로 엄연히 참여하고 있다. 변 시장은 김경수 도지사에게 뭔가 해결방안을 찾아주기를 바라고 있는 느낌이다. 김한표 국회의원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의 대화에서 알 수 있듯 LH 참여는 논의된 것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기보다는 변광용 시장이 LH공사 사장을 직접 만나 참여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타진해보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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