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100만명 외도관광객이 포로수용소에 한번 더 가면 200만명으로 둔갑
외국인 관광객은 호텔투숙객 단순 집계…관광정책 엇길 초래

거제시가 집계하는 관광객 통계 자료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과학적인 관광객 집계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거제시 최근 2년 동안 집계한 관광객은 2008년 432만6316명(외국인 8만5204명 포함)이며, 2009년 484만669명(외국인 11만3000명 포함)이다. 2009년은 2008년 보다 51만4353명이 늘어나 12% 증가했다고 밝혔다.  

▲ 도장포 바람의 언덕.(자료사진)

거제시가 집계하는 관광객 통계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지 방문객 통계지침’에 따라 2008년 유람선 등 32개소(유료14, 무료18), 2009년 34개소(유료16, 무료18)를 대상으로 관광객 수를 월별로 집계한 것이다.

▲ 관광객 집계표
 관광객 집계에 포함되는 관광지는 유람선, 도선, 포로수용소, 옥포대첩기념공원, 조선해양문화관, 김영삼대통령 생가, 청마기념관 등이다.

이밖에 학동해수욕장 등 13곳의 유원지와 애드미럴호텔, 삼성호텔 거제관광호텔 자연휴양림 거제도해수온천 자연예술랜드 해금강테마박물관 거제박물관 대우 삼성조선소, 뉴거제크루즈, 산방산 비원 등 34곳이다.

◆ 4인 가족이 거제 관광지 5곳을 방문하면 20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

거제시 전체 관광객 수는 개별관광지 방문 관광객 수를 월별로 단순 집계하여 산출하고 있다. 관광객 한 사람이 거제시의 여러 관광지를 방문하면 중복 집계된다.

한 사람이 10곳을 방문하면 10명의 관광객이 방문한 셈이 된다. 한해 100만명 정도 방문하는 외도 관광객이 포로수용소를 한번 더 방문하면, 실질관광객은 100만명이지만, 관광객 집계는 200만명이 된다.   

▲ 거제관광의 1번지, 외도

 4인 가족이 자연휴양림에서서 자고 외도 자연예술랜드 포로수용소 등 관광지 세 곳을 방문하면 16명의 관광객이 거제를 방문한 것으로 집계된다.

거제시는 또 2011년 1천만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지금의 통계 시스템대로 하면 200만명이 거제를 찾아와 관광지 다섯 곳을 방문하면 1천만명이 되는 꼴이다.

반면 관광지를 방문하지 않지만 거제시에 관광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포함되지 않고 있다.

특히 거제시의 외국인 관광객 집계는 거의 호텔 투숙객을 합한 수치이다. 외국인의 호텔 투숙목적이 관광 목적인지 삼성 대우조선소 등 사업적 목적인지도 파악되지 않고 관광객으로 둔갑된다. 거제시 등록 외국인이 호텔에 투숙하면 관광객으로 집계된다. 한 사람이 며칠씩 투숙하거나 호텔 부대시설을 이용해도 중복 집계된다. 외국인이 일부 관광지를 방문하면 역시 중복 집계된다.

2008년 외국인 관광객 8만5204명 중에 애드미럴호텔 투숙객 5만9219명이 외국인 관광객의 69%를 차지한다. 삼성호텔 투숙객 1만9532명은 외국인관광객의 23%를 차지한다.

2008년의 경우 애드미럴호텔 삼성호텔 거제관광호텔에서 투숙한 외국인은 8만440명으로 외국인 관광객 집계의 94%를 차지하고 있다.

2009년 외국인 관광객은 11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32.6% 늘어났으며, 경남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25만명의 45.2%가 거제를 방문한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있었다.

한 호텔 관계자는 “대부분 조선 산업 관광객”이며 “투숙 이후 부대시설을 이용할 경우 관광객으로 중복 집계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 부정확한 통계는 잘못된 관광정책 수립 단초가 된다

한 해 동안의 관광객 집계는 거제시 전체의 총 관광객 수로 활용하고 관광정책을 수립하는 데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마땅히 이용할 정확한 통계자료가 없어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통계적 타당성이 낮고 이용에는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정희 문화체육관광부 주무관은 “호텔은 숙박업통계가 별도로 있어 가능한 빼도록 하고 있다”면서 “통계 오류를 보완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 주무관은 또 “지자체가 보고하는 통계로서 통계지침에 따른 자료 수집과 예산 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지자체가 어려워하고 있지만 정확한 통계를 위해 체계적인 통계관리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 학동 유채밭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희연 연구원은 “개별관광지 관광객 수만 활용하는 정부승인통계자료인데도 일부 지자체가 멋대로 해석하여 총 관광객이 매년 얼마씩 증가했다고 자랑하는데 이는 통계를 모르거나 악용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일부 관광업 종사자들은 한해 오백만 가까운 관광객은 직접 피부로 체감할 수 없는 수치인데도 거제시가 관광객 통계 방법을 바꾸지 않고 있다며 정확한 관광객 수를 모르고서야 어떻게 관광자원개발과 인프라구축을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김영춘 거제에코투어 대표는 “관광객 통계는 관광정책과 마케팅전략수립에 기본 중의 기본적인 자료이다”며 “관광객 통계 방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나아가 1인당 관광지출비용을 포함한 종합적인 거제관광통계자료를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했다.

거제시 관광과 담당공무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집계하는 통계로 수집 절차상 일부 오류가 있다”고 시인하면서도 “여름관광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포로수용소, 외도 관광객이 3분의 2이상이므로 그래도 타 지자체보다는 오류가 덜하다”는 안이한 답변이다.

담당공무원은 덧붙여 “현재로서는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확한 자료 수집 및 관리를 좀 더 철저히 해나가는 방법밖에 없다”며 “향후 예산반영 등 개선방안을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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