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상문동 주민설명회 '무산'…관련법 "주민설명회를 생략할 수도 있다"
기존 선로 지중화는 140~180억원 드는데, 계룡산 우회 약 75억원 예상

‘154㎸통영~아주 송전선로 건설사업’에 포함된 상문동~아주동 복선 선로 사업을 놓고 상문동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집단 민원’이 표출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남부발전본부는 상문동 변전소서 아주동 변전소까지 복선(複線) 선로 사업 시행에 앞서 관련 내용에 대한 주민열람 및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주민의견 제출 기한은 29일까지다. 18일 아주동 주민자치센터서 열린 주민설명회는 예정대로 개최됐다. 하지만 24일 상문동 주민자치센터서 가질 예정이었던 설명회는 무산됐다.

상문동 지역 시민 중심으로 구성된 ‘상문동 송전탑 지중화추진위원회’(위원장 손진일)는 24일 상문동 주민자치센터서 집회를 갖고 주민설명회를 봉쇄했다. 추진위원회는 ‘기존 선로 및 신설선로 지중화, 상문동 변전소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설명회가 무산된 이후 일정이 궁금하다. ‘154㎸통영~아주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전원개발촉진법에 근거해 진행된다. ‘전원개발촉진법 시행령 제18조의4’에는 설명회의 개최 조항이 있다.

시행령 ①항은 “전원개발사업자는 주민 등의 의견을 듣기 위한 설명회를 열람기간에 개최하여야 한다”고 밝혀져 있다.

시행령 ②항에 “전원개발사업자는 설명회가 개최 방해 등의 사유로 개최되지 못하거나 개최는 되었으나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경우에는 설명회를 생략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전원개발사업자는 설명회를 생략하게 된 사유 등을 공고해야하며, 해당 시장·군수·구청장에게 그 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설명자료의 게시를 요청하여야 한다”는 단서조항이 있다.

또 “그 밖에 주민등에게 해당 전원개발사업에 대한 설명을 하거나 주민 등의 의견을 듣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전원개발사업자는 사유가 있을 경우는 주민설명회를 생략할 수도 있지만, 이럴 경우 개최코자 했던 주민설명회에 갈음하는 상응조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에 있는 한국전력공사 남부발전본부 관계자는 29일 거제인터넷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주민설명회 무산에 따른 추후 일정 계획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진행된 내용을 토대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승인신청을 하게 된다”며 “승인 신청 서류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어떤 판단을 할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덧붙여 “승인 신청 서류를 요청했다고 해서 바로 시행해라고 하지는 않는다”며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다시 한번 관련 거제시, 정부 관련 부서에 의견을 물은 후 장관이 직접 사업시행여부 결정을 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존 선로 개량 사업은 사업구간이 3.677㎞다. 상문동과 아주동 경계지점에서 아주운동장 인근까지 기존 송전탑을 철거하고, 새로운 송전탑 11기를 세운다. 또 아주운동장 인근에서 아주동변전소까지는 선로를 지중화한다. 지중화 추진 구간은 신설 선로와 병행(竝行)해 지중화한다.

신설 선로 구간은 9.508㎞다. 상문동 변전소서 국도대체우회도로를 넘어 계룡산 자락을 타고 아주운동장 인근까지 송전탑 24기를 새롭게 세운다.

▲ 송전선로 복선화 사업계획(신설송전선로는 계룡산을 우회, 일부 지중화 등으로 아주동변전소까지 연결된다. 기존 송전선로 중 아주동 구간은 산쪽으로 더 우회하는 송전선로를 건설한다. 상문동 지역 송전선로는 변함이 없다.) 

이번 사업계획에는 그동안 시민들이 주장했던 상문동 지역 기존선로 및 신설선로 전선지중화와 신설 송전탑‧송전선로 계룡산 우회 건설 반대, 상문동 변전소 이전 등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추진위원회가 요구하는 내용 중 핵심 쟁점은 상문동 기존 송전 선로 지중화다. 상문동 기존 송전선로 지중화는 최소 220억원의 사업비가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련 지자체에서 50%의 사업비를 부담하면 지중화할 수 있다’는 내용과 한국전력공사 ‘내규’ 지침 ‘개발계획구역이 포함된 구간은 관련 지자체가 100% 사업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규정을 적용하면 거제가 부담해야 할 예산이 총 220억원 중 140억원에 달한다. 사업비의 63%다.

220억원은 최소 사업비다. 지중화 공사 중 암반 등 돌발변수가 생길 경우 사업비는 약 300억원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거제시가 부담해야할 예산은 180억원으로 늘어난다. 거제시가 부담해야할 예산은 최소 140억원에서 최대 180억원까지 이른다. 결국 거제시의 열악한 재정 상황이 발목을 잡고 있다.

기존 노선 지중화가 민원을 최소화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기는 하다. 하지만 예산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에 ‘제3의 대안’을 놓고 공론화 필요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신설 선로를 계룡산 우회노선으로 잠정 결정해 신설선로 노선을 공개했다. 차제에 기존 송전선로를 신설선로와 함께 계룡산으로 우회하는 노선으로 건설하는 대안도 부상(浮上)하고 있다.

기존 선로를 상문동 변전소서 계룡산으로 우회해 아주동과 상문동 경계지점 16번 송전탑에 연결하는 방안이다. 거제시 조선경제과 관계자는 “기존 선로를 계룡산으로 우회하는 송전선로로 바꿀 경우 약 75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존 선로를 이설할 경우 들어가는 예산은 관련 지자체에서 100%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지역의 한 주민은 “기존 송전선로는 도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또 도시 미관을 크게 해친다. 송전선로 지중화 등은 꼭 필요하다”고 밝히면서도 “지중화할 경우 인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겠지만, 전자파 문제도 대두될 수 있다. 전선 지중화 공사 중 교통 정체예상, 또 다른 돌출시설 등으로 도시 미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존 송전선로를 계룡산 우회시키는 방안도 차선책으로 논의해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했다.

기존 송전선로를 유지・보수・관리하는 곳은 한국전력공사 본부다. 기존 송전선로 계룡산 우회 검토 가능여부에 대한 입장을 본부에 연락을 취했다. 본부 지장 이설 담당자는 “본부 입장을 정리해 곧 연락을 하겠다”면서 다소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 상문동 도심 한가운데 있는 송전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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