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연생태테마파크 전시작품 변경 과정 밝혀내야 한다
[사설]자연생태테마파크 전시작품 변경 과정 밝혀내야 한다
  • 거제인터넷신문
  • 승인 2018.11.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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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보 작품 전시에서 '열대식물원' 변경과정 석연찮아
보조온실 크게 지어 '능곡 이성보 전시실'로 만드는 방안 검토 필요

거제인터넷신문은 지난 2일 거제면 농업개발원 안에 공사를 하고 있는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가 당초 조성계획에서 벗어나 열대식물원으로 변질됐다는 보도를 했다.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 조성사업은 농업개발원 안 3만6,664㎡ 부지에 4,041㎡ 크기의 돔형온실, 보조온실, 편의시설, 관리실, 주차장 등을 갖추는 사업이다. 예산은 국비 158억원, 경남도비 38억원, 거제시비 84억원 등 280억원이 들어간다. 내년 10월 개관 예정이다.

당초 이 사업은 동부면 거제자연예술랜드 이성보 대표가 소장하고 난, 석부작 3,000여점을 30억원에 매입한 후 농업개발원 부지 안에 돔형온실 등을 갖춰 관광인프라를 구축하자는데서 출발했다. 당초 부지 면적은 13,712㎡였고, 사업비도 80억원에서 출발했다.

거제시는 자체 투융자심사를 거쳐 2010년 2월 열린 거제시의회 132회 임시회 때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 조성사업 설치 동의안’이 안건으로 제출했다. 그해 2월 25일 산업건설위원회서 ‘원안 가결’ 심의한 후, 다음날 열린 본회의서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본회의 가결에 앞서 이태재 산업건설위원장이 상임위 심사내용을 보고 했다. 이 위원장은 “본 안건은 동부면 구천리 소재 거제자연예술랜드 소장 물건을(난, 석부작 3,000여점, 30억원) 매입한 후 (조성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고했다. 의회 속기록에 그대로 남아있다.

김두환 의장 직무대리는 “의사일정 제13항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 조성사업 설치동의안에 대하여 산업건설위원장이 심사 보고한 대로 원안 가결하고자 하는데 의원 여러분 이의 없습니까?”라고 하자 “‘이의 없습니다’하는 의원 있었다”고 의회 속기록에 기록돼 있다. 김두환 의장 직무 대리는 “이의가 없으므로 가결되었음을 선포한다”고 의사봉을 세 번 두드렸다.

▲ 2010년 2월 26일 거제시의회 본회의 의회 속기록

거제시와 이성보 대표는 2011년 8월 동부면 거제자연예술랜드에 전시돼 있는 3,000여 작품을 감정했다. 감정가격은 47억5,700만원이었다. 이성보 대표는 감정가를 고려치 않고, 전체 작품을 30억원에 거제시에 넘기기로 했다.

2012년 4월 경남도 지방재정투융자심사를 통과했다. 도 투융자심사보고서 등에는 거제자연예술랜드 이성보 대표 작품 중심으로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잡혀있었다.

거제시는 2010년 1차, 2차 협약서 체결을 거쳐, 2014년 1월 7일 이성보 대표 작품인 장가계 석부작 653점을 13억2,000만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했다. 장가계 석부작 감정가는 약 21억원이었지만, 47억5,700만원 대비 30억원에 맞춰 13억2,000만원으로 계약했다. 나머지 작품은 추후 매입키로 했다. 2014년 6월 지방건설기술심의 등 인허가 절차가 끝냈다. 2014년 6월 착공했다.

▲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 당초 계획조감도

최근 방문한 자연생태테마파크 돔형 온실 안에는 식물 식재(植栽)작업이 한창이다. 그런데 돔형 온실 안에는 당초 거제자연예술랜드 이성보 대표 소장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키로 한 계획은 유야무야(有耶無耶)됐다. 열대식물로 가득찼다.

▲ 돔형 온실에 식재된 열대식물

열대식물은 조경회사 '백연건설'이 10억원에 매입한 1만4,000여점이다. 거제자연예술랜드 소장하고 있는 장가계 석부작 653점 중 87점은 돔형온실 내 인공 암벽 등에 전시돼 있다. 주객(主客)이 전도된 느낌이다. 열대식물 1만4,000점에 비해 이성보 대표 작품 ‘장가계’ 87점은 초라한(?) 수준이다.

▲ 이성보 거제자연예술랜드 대표는 당초 조감도처럼 같이 인공 암벽에 장가계 석부작 등을 집중적으로 배치할 계획이었다. 인공암벽 지지력이 약해 작품을 더 이상 전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 인공암벽

돔형 온실 안에는 이성보 대표 작품은 200여점만 추가 전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열대식물로 가득한 돔형온실 안에 이성보 대표 작품 ‘장가계’ 등 약 300여점을 전시해봐야, 제대로 눈에 띌지도 의문이다. 이성보 대표 작품을 사놓기는 했지만 처리할 방도가 마땅찮으니 돔형온실 안에 ‘키워넣기식’으로 배치해 생색을 내는 수준이다. 하지만 열대식물과 이성보 대표 작품은 어울리지 않고 어색하다.

결국 ‘거제자연예술랜드 이성보 작품으로 돔형 온실을 조성할 것이다’고 분식(粉飾)한 후 도(道) 투융자심사, 지방건설심의 등을 통과해 예산을 확보한 후 결국 생태테마파크를 ‘열대 식물원’으로 전락시켜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돔형 온실에 이성보 대표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할 계획이었으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 이성보 대표 작품을 먼저 매입해 놓는 것이다. 그런데 거제시는 이성보 대표 653점만 매입 계약을 맺고 나머지 작품은 “준공 전후 매입할 것이다”는 말만 하고 있다. 돔형 온실 안에 전시할 작품을 ‘준공 전후 매입할 것이다’는 말도 맞지 않다. 돔형 온실 안에 전시할 심산(心算)이 없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출입문 공사를 하기 전에 열대식물을 먼저 들여와 돔형 온실 안에 전시했다. 이성보 대표의 ‘장가계 작품’은 일반 식물과 달리, 무게 몇 백 ㎏이고, 높이도 5미터가 넘는다. 출입문 막바지 공사가 다돼가는 시점에 이성보 대표 작품을 돔혐 온실 안에 더 전시하기도 불가능하다.

거제시 관계자들은 “돔형 온실 안에 식재된 열대식물은 조경회사가 매입한 것이다”는 말을 하고 있다. ‘열대식물을 매입해, 돔형 온실에는 열대식물 중심으로 전시해라’는 거제시 관련 공무원의 지시(?)가 없지 않고는 조경회사가 자의적으로 열대식물을 매입할 리는 만무하다.

거제시의회는 1일부터 13일까지 제203회 임시회를 갖고 있다. 거제시 집행부 내년도 업무보고가 주된 내용이다. 지난 6일 관광진흥과 업무보고가 있었다. 이때 노재하 시의원이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 조성사업을 꺼내 몇몇 문제를 지적했다.

노재하 시의원은 “여미지 식물원을 찾는 사람은 관광객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여미지식물원을 둘러보고 전망대, 인근 잘꾸며진 정원 등을 함께 관람하는 방식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들었다. 여미지 식물원만으로는 관광객을 유인하는 효과는 크지 않다. (자연생태테마파크가) 또 다른 여미지 아류일 수 있는 아열대작물 식물원으로 되지 않느냐는 우려가 드는 것이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업무보고 때 거제시 관계자는 “자연생태테마파크는 계획대로 시행을 할 예정이다. 이성보 대표 작품은 돔 안에 설치를 하고 남는 부분은 야외에 설치할 예정이다. 이성보 대표 작품은 내년에 예산이 확보되면 추가 구입할 계획이다”고 답변했다.

거제시산업건설위원회는 이보다 앞서 지난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의 일정으로 제주도 선진지 견학을 했다. 이때 제주 ‘여미지식물원’도 공식일정으로 방문했다. 산업건설위원회는 제주 견학 후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여미지식물원 방문 사실은 누락시켰다. 석연찮다.

자연생태테마파크 개관을 늦추더라도 이성보 대표 작품 중심 돔형 온실에서 열대식물 중심 돔형 온실로 변경되는 과정에 대한 조사, 감사 등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 어떤 연유로 전시 작품이 바뀌었는지, 또 변경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공무원은 누구였는지를 명확히 밝혀내야 할 것이다.

도(道) 투융자심사를 받을 때는 이성보 대표 작품으로 전시한다고 해놓고, 아열대식물원으로 둔갑시킨 행정행위가 적법했는지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 경남도・행정안전부・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밝혀야 한다. 민간사업자가 투자하는 관광시설은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사업도 많다. 하지만, 국비・도비・시비 280억원을 공공기관에서 하는 관광시설물 사업은 흔치 않다. 자연생태테마파크가 좋은 먹잇감(?)은 아니었는지도 짚어볼 사안이다.

거제시가 이성보 대표 잔여작품 수천점을 16억8,000만원에 매입하더라도 어디에 어떻게, 어떤 컨셉으로 전시할 지에 대한 ‘전시 배치계획’이 잡혀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거제시 관계자들은 “야외에 전시할 것이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 시민의 혈세(血稅) 30억원을 들여 작품을 매입하면서 전시계획도 제대로 서 있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온실 속에 배치돼 작품성을 높여할 작품을 야외에 전시하겠다는 것은 작품성 등은 고려치 않고 그냥 방치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거제시가 이성보 대표 잔여 작품 매입 의지가 명백하다면, 차제에 열대식물 중심 돔형 온실과 이성보 대표 작품 전시실을 분리시키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에는 400㎡ 크기 보조온실 건립 계획도 잡혀 있다. 설계변경 등을 통해 보조온실 규모를 더 키워 이성보 대표 작품 전시실을 따로 번듯하게 마련하는 것이다. 이성보 대표의 예술성이 가득 담긴 난(蘭) 석부작 장가계 등을 전시하는 유리온실을 따로 갖추는 것이다. ‘능곡 이성보 전시실’이라고 명칭해도 좋을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기존의 농업개발원 식물, 돔형 온실 안 아열대식물, 능곡 이성보 전시실이 조화롭게 갖춰진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일 것이다. 농업개발원과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 돔형온실, 능곡 이성보 전시실을 한데 묶어 ‘거제식물원’으로 이름을 통합시키는 방안도 고려해볼 가치가 있다.

마지막으로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 돔형 온실 전시작품이 변경된 과정에 대한 공무원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밝힌 후 이성보 대표와 한 계약을 파기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거제시 관광과 전임자 중 한 명은 “이성보 대표와 체결한 협약서는 법적 효력이 없을 수도 있다”는 발언을 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을 파기할 경우 위약금 문제도 대두될 수 있다. 법적 분쟁도 예고된다. 어쩌면 열대식물 중심으로 돔형 온실만 조성하고,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이성보 대표 작품은 계약을 파기하는 것이 더 맞을 수도 있다. 이성보 대표를 빙자(憑藉)해 챙길 것은 다 챙겼으니, 이제 이성보 대표를 자유롭게 해주는 것도 사람이 갖추어야 할 기본 예의일 것이다. 

▲ 아열대식물 성장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온풍기를 가동하고 있다. 입구에는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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