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자문단·새거추·대외협력관은 거제시정 보조기구에 불과
새거추에 선임된 위원 '그 사람이 그 사람' 시민 시선 곱지 않아

변광용 거제시장은 지난 7월 1일 취임 후, 2개월이 지난 9월 6일 ‘100대’ 공약‘을 발표했다. 변 시장 공약은 조선 5건, 지역경제 6건, 관광 16건, 농수산 8건, 문화예술 4건, 체육 5건, 복지 7건, 보건의료 3건, 도시 9건, 교통 14건, 환경 9건, 교육 11건, 행정 3건으로 총 13개 분야 100건이다.

취임 5개월이 다돼가는 27일, 28일 이틀에 걸쳐 ‘민선7기 시장 공약사항 실천계획 보고회’를 갖는다. 지난 9월 100대 공약을 발표할 때, 실천 가능여부와 이행방안을 검토했다. 정책자문단이 참석한 가운데 분야별 공약사항 검토보고회도 가졌다. 그런데 5개월이 지난 시점에 정책자문단이 참석하는 ‘실천계획 보고회’를 또 갖는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변광용 시장 공약 세부 실천 계획 추후 보도 예정)

변광용 시장 취임 후 정책자문단, 정무특보, 새로운 거제추진위원회, 대외협력관 제도 등이 신설됐다.

가장 먼저 지난 7월 27일 정책자문단이 출범했다. 정책자문단 위원은 30명이다. 강민구, 권민호, 김갑주, 김병원, 김성률, 김용수, 김형일, 문흥득, 박구원, 박노석, 봉진영, 손호재, 양형재, 양희식, 오승환, 위태례, 유명운, 윤원태, 이동근, 이수경, 이윤희, 이장우, 이준선, 장성복, 장용훈, 조윤호, 조현, 진휘재, 최재섭, 하만복 씨다.(권민호 씨는 권민호 전 거제시장과 동명이인(同名異人))

정책자문단 임기는 2년이다. 정책경제, 해양문화, 복지, 기술의 4개 분과로 구성됐다. 정책자문단 위원 위촉식 후 거제시가 낸 보도자료에 “거제시 정책자문단은 교수, 연구원, 행정, 복지 관광, 도시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었으며 주요 정책방향 및 시책추진사항, 주요사업 및 지역현안 그 밖에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에 대한 자문을 담당하게 된다”고 밝혔다. 정책자문단 사무실은 고현동 공공청사에 있다.

거제시는 지난 10월 1일 인사를 통해 김대봉 전 거제시의원을 ‘정무특보’를 임명했다. 김대봉 정무특보는 전문임기제 공무원으로 5급 사무관 상당 대우를 받는다. 거제시는 정무특보 임무는 ‘세계로 가는 평화의 도시 거제 구현을 위해 시장의 정책 결정을 보좌하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밝혔다. 선임된 김대봉 정무특보는 변광용 시장의 최측근이다.

변광용 시장은 ‘시장 공약’이다는 이유로 ‘새로운 거제추진위원회’ 조례까지 만들었다. 지난 8일 위원 25명에게 위촉장을 주었다. 2년 임기다. 시정혁신위원회 소속 위원은 지영배(위원장), 김남출, 김효연, 배미란, 오승록 씨다. 일자리위원회 소속 위원은 정성대(위원장), 김성만, 박문수, 박선숙, 안정주, 윤진경, 이성웅 씨로 구성했다. 천만관광거제제위원회는 이헌(위원장), 곽영효, 박용호, 손영민, 유천업, 황석민 씨를 위원으로 선임했으며, 삶의질 개선위원회는 정명희(위원장), 김희철, 박명희, 반국진, 반소연, 배태완, 변장수 씨로 구성했다. 새로운 거제추진위원회 사무실은 거제시청 본관 2층 중앙에 있다.

거제시는 새로운 거제추진위원회의 주요 기능은 시정혁신에 관한 사항, 일자리 정책 및 일자리 창출에 관한 사항, 관광정책 및 관광개발에 관한 사항, 시민 삶의 질 개선에 관한 사항, 그 밖에 시장이 위원회에 부의하는 사항 등에 대한 시책 발굴, 제안, 연구, 조사 및 심의한다고 밝혔다.

거제시는 또 ‘거제시 대외협력관 운영 조례안’을 거제시의회에 제출해, 지난 13일 열린 제203회 거제시의회 임시회서 조례가 통과됐다. 대외협력관은 6명 이내로 시장이 위촉한다. 대외협력관 운영 목적은 ‘거제시의 주요 현안과제를 효율적을 추진하기 위해 국회, 중앙부처 등 관계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조가 가능한 민간전문가를 대외협력관으로 위촉‧운영하기 위해서다’고 밝혔다. 조례 통과 후 공고기간을 거쳐 오는 29일부터 대외협력관 조례는 시행된다. 대외협력관은 모집 절차가 없다. 변광용 시장이 대외협력관으로 적정한 인물을 선임하면 절차는 끝난다.

앞으로 거제시 대외협력관에 어떤 ‘민간전문가’가 선임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거제시민은 대외협력관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변광용 시장의 공약이다며 조례까지 만들어 출범시킨 새로운 거제추진위 위원 면면(面面)이 시민을 크게 실망시켰기 때문이다. 물론 동명이인(同名異人)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위원 면면을 보면 거제시 시정혁신, 일자리 정책, 관광 쟁책 및 개발, 시민의 삶의질을 높이는 데 전문적 식견과 철학‧비전, 대안 제시능력을 가졌는지에 의문이 든다. 무보수 명예직이나 다름없는 정책자문단 위원, 새로운 거제추진위원회 위원, 대외협력관 등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부터가 넌센스다. 적정한 대우를 해주지 않고 너무 많은 것은 바라는 것은 과욕(過慾)이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지역 인사 A씨는 “새로운 거제추진위원회 선임 위원을 보니 변광용 시장 선거캠프를 옮겨 놓은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사람을 위해 자리를 마련하는 위인설관(爲人設官)이 딱 어울리는 말이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변광용 시장은 행정경험이 없다. ‘내가 시장이 되면 이러이러한 것도 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거제시청 밖에 있을 때는 ‘거제시 공무원은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거제시청의 수장(首將)이다. 밖에서 볼 때와 거제시청 안에서 직접 경험할 때의 거제시 공무원을 바라보는 시각은 천양지차(天壤之差)일 것이다.

▲ 변광용 거제시장

변광용 시장은 약 5개월 동안 거제시 행정을 파악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다. 거제시 현안이 어느 정도 파악되었을 것이다.

또 변광용 시장은 오랫동안 변방(邊方)에 있었다. 이제는 중심부로 진입했다. 변화‧창조 행정을 펼치기 위해서는 중심부에 대한 열등의식, 콤플렉스가 없어야 한다. 중심부에 대한 콤플렉스를 승화‧발전시키지 않으면 내 자신이 더 완고하고 교조적인 틀에 갇히게 된다.

‘한비자’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정나라에 차리라는 사람이 있었다. 자기 발 본(度)을 떠 놓아두었다. 시장(市場)에 신발을 사려 갔다. 자기 발을 본뜬 탁(度)을 집에 놓고 왔다. 본뜬 탁을 가지려 집에 까지 갔다 오니 시장은 파(罷)했다. 신발을 사지 못했다. 사람들이 ‘자기 발로 신발을 신어보고 사면 될 것인데’라고 말했다. 차치리 왈 ‘탁(度)은 믿을 수 있지만, 내 자신의 발은 어찌 믿을 수 있습니까’(寧信度 無自信)라고 답했다.” 이 고사는 한비자가 유가(儒家)의 공리공론(空理空論)을 비판한 것이다. 거제시정은 시작이 곧 실천이다. 그리고 실천이 곧 시민의 삶이다. ‘이것이 옳으니 저것이 옳으니’를 놓고 공리공론을 허용치 않는다.

견주는 것에 다소 무리는 있지만, 여기서 ‘탁(度)’은 거제시정 책임 선상에 있지 않은 정책자문단이나 새로운 거제추진위원회, 대외협력관 등으로 볼 수도 있다. ‘자(自)’는 변광용 시장과 1,000명이 넘는 거제시 공무원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변 시장과 거제시 공무원은 일심동체(一心同體), 거제시정에 책임을 져야 하는 책임세력이다.

정책자문단이나 새거추, 대외협력관은 거제시, 변광용 거제시장, 거제시 공무원이 있었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비주체세력’에 불과하다. 비주체세력에 너무 의존하다가 ‘시정혁신, 거제시 발전 정책 제시’ 등에 실기(失機)할 수도 있다. 벌써 5개월이 지났다고 생각하면, 4년은 금방 지나간다. 레임덕 시기 등을 감안하면 일할 수 있는 시기는 2년 남짓 남았다. 변광용 시장 자신도, 일부 반발을 무릅쓰고 ‘새로운 거제추진위원회’를 만들기는 했지만 실망감도 다소 들 것이다. 지역 인재풀이 그렇게 두텁지 않고, 결국 그 사람이 그 사람일 수밖에 없는 지역적 한계도 절감했을 것이다.

이제는 외부인들에게 거제시정을 의지하기 보다는 거제시청 주체세력인 공무원과 한마음 한 뜻이 돼야 한다. 일부 외부 도움을 받는 곳도 필요하지만, 공무원과 ‘원팀’이 돼 거제 현안을 풀어가야 한다. 공무원을 적폐 세력, 청산대상으로 경원(敬遠)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어느 조직이든 문제가 있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거제시청 공무원은 어느 조직보다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먼저 공무원을 믿고 공무원과 ‘함께’ 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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