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춘 거제에코투어 대표

■ 거제시의 역사 왜곡

2010년 8월 문화재청 지정(등록) 국가사적 제 509호 ‘거제둔덕기성’. 예전에는 폐왕성으로 불리기도 하였으며 신라시대에 축성하여 천년 넘게 존재하고 있는 거제도의 역사 유적지다.

또한 거제둔덕기성은 고려 18대 의종왕이 무신들의 반란으로 폐위되어 3년 동안 머문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의종이 폐위되어 거제도에서 유배 생활을 한 것은 현재까지 역사학계 및 일반 국민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러함에도 최근 거제시는 폐위가 아닌 “정중부의 반란에 의하여 피난 와서 3년 동안 살았던 곳으로” 라고 소개하며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변광용 시장은 선거 당시 고려촌 조성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 이후에도 고려촌 조성에 대하여 계속 강력하게 추진의사를 밝혀 왔다. 그리고 어느 순간, 거제시 홈페이지 거제둔덕기성 소개 글에 위에 인용‧언급한 그대로 ‘고려 18대 의종왕이 정중부의 반란에 의하여 피난 와서 3년 동안 살았던’이라는 표현이 있다. 의종은 무신들의 반란에서 폐위되어 머문 것이 아닌, 피난을 왔다고 왜곡을 하고 있는 현실이 되어 버렸다.

2010년 문화재청에서 국가 사적지로 지정하고 그 당시 거제시에서 배포한 보도자료 등에는 ‘폐위되어’라고 언급되어 있지만, 의종이 난을 피해서 머물렀다는 식의 내용은 전혀 없다.

또한, 거제시에서 만든 관광 및 역사 자료 등에 ‘거제둔덕기성’은 ‘난을 피해서’ ‘피난 와서’ 식의 언급은 전혀 없다. 이렇게 거제시는 최근 역사를 왜곡하면서 일방적으로 고려촌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추진하는 측에서 ‘피왕성’으로 칭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의종이 폐위되어 거제도에 유배된 것과, 의종이 난을 피하여 거제도에 살았다는 것은 엄청나게 다른 뜻이다. 이 차이를 몰라서 거제시는 왜곡을 하고 있단 말인가!

고려촌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관광 부서에서는 의종이 피난을 왔다고 하지만, 문화재를 담당하는 부서의 자료에는 ‘폐위’라고 언급되어 있지 ‘피난’이라는 단어는 전혀 없다.

단지, 시장의 공약이고 그 공약을 추진하기 위하여 이렇게 역사를 왜곡 하면서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것인가? 이는 지극히 잘못된 것이다.

■ ‘고려촌’ 추진할려면 의종에 대한 학술토론회 먼저해야

의종을 중심으로 하는 고려촌 조성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면, 먼저 거제시는 국내의 역사 전문가 분들을 모시고 의종에 대하여 학술토론회를 개최해야 한다. 현재까지 고려 18대 의종은 긍정 보다는 부정적인 왕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국민 대다수의 정서라고 알고 있다.

학술토론회 등을 통해 의종에 대하여 모르고 있던 긍정적인 내용이 발굴되고 그런 내용을 국민들에게 알리면서 의종에 대한 이미지를 변화시켜 나갈 수 있어야 그나마 고려촌 조성사업에 약간의 희망이라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재 거제시는 그런 학술토론회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7천만 원의 예산으로 곧 고려촌 조성사업 관련 용역을 발주할 것이라고 한다. 일방적으로 강행 하겠다는 거제시가 발주하는 용역이니 용역의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는 안 봐도 뻔하다. ‘이러이러하니 고려촌 사업은 별로 성공 가능성이 없다’ 이런 내용이 아닌, ‘이렇게 저렇게 하면 많은 관광객이 찾는 성공하는 관광지가 될 것’이라고 할 것이다.

현재까지 거제시가 추진하여 실패한 굵직한 사업들인 89억 거제어촌민속전시관, 230억 조선테마파크, 330억 평화파크, 90억 칠천량해전공원, 옥포대첩기념공원 등 등 실패한 모든 사업들도 용역에서는 장밋빛이었을 것이다.

■ 성공 가능성이 없는 고려촌 조성사업은 중단돼야

고려촌 조성사업에 국민의 세금이 몇 억 원으로 마무리 될 사업인지 의문이 든다. 최소 수십억원, 많으면 수백억원이 투입 되어야 할 사업이 될 것이다. 초가집 기와집을 만들고 민속촌 분위기로 고려촌을 조성하면 그 내용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고려청자박물관이 있는 전남 강진군처럼 고려시대 청자를 만든 가마터가 많아 활용할 수 있는 소재가 있는 것도 아니다. 국민들에게 성군은 아니라도 나쁜 왕은 아니였다는 정도로 인식시킬 수 있는 의종의 브랜드가 높은 것도 아니고, 투입될 혈세에 비하여 거제도의 관광자산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극히 부족해 보이는 고려촌 조성사업은 중단돼야 한다.

거제시는 북한 개성시와 자매결연을 맺겠다는 기사도 보았다. 통일은 될 것이고 꼭 되어야 한다. 통일이 되면 국민들이 고려시대 유적이 넘쳐나는 개성으로 가겠는가? 폐위되어 머물렀다는 거제둔덕기성이 있고 고려촌 조성사업으로 민속촌 비슷하게 만들어 놓을 거제도에 고려시대 역사 관광을 오겠는가? 의종을 중심으로 하는 고려촌 조성사업은 통일과 상관없이 너무 빈약한 아이템이다.

거제도 안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속하는 둔덕면민의 입장으로는 어떻게 해서라도 지역을 부흥시켜 보겠다는 마음에는 충분이 공감을 하고도 남는다. 그런 차원에서는 제 개인도 적극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폐위되어 머문 의종을 중심으로 하는 고려촌 조성사업은 투입될 비용에 비하여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너무 없다. 추진을 하고자 하는 거제시장 및 지역민들에게는 실례되고 불편한 발언인줄 안다. 기고를 낼 수 밖에 없는 심정을 정확하게 헤아려 주길 바란다.<외부인의 기고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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