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거제정치인, '1달러 눈물' 스웨덴 '말뫼'를 배워라
[기자수첩]거제정치인, '1달러 눈물' 스웨덴 '말뫼'를 배워라
  • 김철문 기자
  • 승인 2018.12.03 0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말뫼시' 혁신도시로 부활…인구 20만에서 34만명
정당·정치인 지지도 하룻밤새 급변…거제 경제 활성 '급선무'

팩트 1<부산일보 30일 보도>"문재인 대통령, 부울경 지지도 30%대로 첫 추락…37.6%, 정부 출범 이후 최저…민주당 27%, 한국당이 역전"

문 대통령의 부산·울산·경남(PK)지역 국정 지지도가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인 30%대로 떨어졌다. 민주당은 4개월여 만에 또다시 자유한국당에 'PK 1위' 자리를 빼앗겼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26~28일 실시한 여론조사(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PK에서 37.6%를 기록해 전국 평균(48.8%)보다 11.2%포인트(P) 낮았다.

특히 문 대통령의 PK지역 부정평가는 57.1%로, 긍정평가보다 20%P 가까이 높았다. 문 대통령에 대한 PK지역 긍정평가는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낮고, 반대로 부정평가는 최고 높은 수준이다.

문 대통령의 PK 지지도는 2차 평양정상회담(9월 18~20일) 효과에 힘입어 지난달까지는 50%대를 유지하다가 이달 들어 40%대로 떨어지더니 이번에 30%대로 주저앉았다.

문 대통령 지지도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민주당도 PK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은 27.7%의 PK 지지도를 기록해 한국당(36.6%)보다 10%P 가까이 뒤졌다. 민주당이 PK에서 한국당에 1위 자리를 내준 건 7월 셋째 주 조사 이후 4개월 만이다. 그 당시 민주당(31.2%)은 최순실 사태 이후 1년 8개월여 만에 한국당(36.6%)에 역전당했다.

이처럼 현 집권세력이 유달리 PK에서 급격한 지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심각한 경제난과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다. 리얼미터 권순정 조사분석실장은 이날 "PK지역의 경제·민생 악화가 다른 지역보다 더 심각하고, 특히 지역 출신 대통령에도 불구하고 나아지는 게 별로 없다는 박탈감이 더 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6~8일 실시한 1년 후의 '경기' '살림살이' '실업자' '노사분쟁' 조사에서 PK 응답자가 전국에서 가장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가덕도 신공항과 김해공항 확장을 포함한 PK 현안에 대한 정부와 민주당의 '엇박자',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 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팩트 2 : 10월 말 기준으로 거제지역 공동주택 미분양은 17개 단지 7,335세대 중 1,680세대다. 문제는 17개 단지 전부가 준공 후 미분양이다. 악성 미분양이다. 2016년 1월에 준공된 사등면 A아파트 경우 아직까지 미분양이 전 세대수의 8%에 이른다. 이번달에 준공된 일운면 B아파트 경우는 767세대 중 미분양이 411세대로 미분양률이 53%다.

거제 지역에 시공중인 공동주택은 8개 단지 3,165세대다. 이 중 306세대는 공사가 중단됐다. 또 허가를 받아났지만, 착공을 미루고 있는 곳은 9개 단지 66동(棟) 5,186세대에 이른다.

대림산업(주) 고현항 재개발 1단계 구역 내 1,073세대, 거제 송정 기업형 임대주택 824세대를 합쳐 1,897세대가 인허가 절차를 진행중이다.

미분양 1,680세대, 시공 중 3,165세대, 착공 지연 5,186세대, 인허가 절차 진행 중 1,897세대를 합치면 11,928세대에 이른다.

한국감정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거제시내 전용면적 84.65㎡인 C아파트의 경우 2015년 12월 기준으로 매매상한은 3억8,000만원, 매매하한은 3억5,000만원, 전세상한은 3억2,000만원, 전제하한은 2억9,000만원이었다.

3년이 지난 2018년 11월 26일 기준으로 매매상한은 2억9,500만원, 매매하한은 2억4,500만원, 전세상한은 2억원, 전제하한은 1억6,000만원이다.

3년 사이 매매가는 8,500만원~1억500만원 하락했다. 전세가는 1억2,000만원~1억3,000만원 하락했다.

3년 전 3억2,000만원에 전세를 든 경우 살펴보자, 집을 팔아도 2억9,500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집 주인은 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다 돌려주지 못한다. 세입자가 전세금을 돌려 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러, 사는 아파트를 경매에 넘겨도 수천만원 손해를 봐야 한다.

팩트 3 : 아래 기사는 한 일간신문이 지난 10월 11일 “눈물의 말뫼, 스타트업 기지로 부활… 새 일자리 6만3000개 생겨”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기사다. 조선도시였던 말뫼시는 혁신도시로 부활해, 인구도 20만명에서 34만명으로 증가했다는 기사다.

조선소가 창업지원센터로 변신 스웨덴 말뫼의 창업지원센터인 미디어에볼루션 내부 모습. 말뫼는 폐쇄된 조선소 내부를 개조해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지난달(9월) 7일 오전 스웨덴 남부 도시 말뫼의 서부항만에 있는 창업지원센터 미디어 에볼루션. 1층 한 강의실에선 20여명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필요한 교육을 받고 있었다. 바로 옆 식당에선 예비 창업자 30여명이 브런치를 먹으며 정보를 주고받았다. 이곳엔 200여개 스타트업, 500여명이 일하고 있다. 20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말뫼시가 세운 또 다른 창업지원센터인 밍크(MINC)가 있다. 밍크의 안내 직원은 "등록만 하면 곧바로 쓸 수 있고, 6개월 동안은 공짜"라고 했다. 두 창업센터 모두 무너진 조선소 부지 내부에 있다.

1970~1980년대 세계 조선업을 주도하다 몰락한 말뫼는 IT·바이오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육성, 에코 도시 전환 등 '업종 전환'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이곳엔 한때 세계 최대 규모인 코쿰스조선소가 있었지만 1986년 조선소가 폐쇄됐다. 당시 인구 20만명인 이 도시에 실업자만 2만8000여명이었다. 지금 말뫼엔 6만3000여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 1990년대 20만명으로 줄었던 인구는 올해 34만명으로 불었다. 인구의 절반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혁신 도시로 부활했기 때문이다.

OECD는 2016년 말뫼를 혁신 도시 순위 4위에 올렸다. 비결은 평범했다. 2000년 이후 말뫼시는 중앙정부·지역사회·민간기업·전문가들과 함께 IT 같은 신산업 육성에 지속적으로 나섰다.

말뫼시 관계자는 "말뫼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을 다시 세운 것은 1~2년에 이룬 성과가 아니다"며 "10년 넘는 장기 전략을 세우고 차질 없이 추진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 스웨덴 말뫼시 전경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 하락, 거제시 아파트 가격 끝없는 하락, 스웨덴 말뫼시의 부활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분모’는 무엇일까? 바로 먹고사는 문제, 경제다.

부산‧경남의 중추산업이었던 조선산업과 기계산업 등 제조업 몰락으로 부산‧경남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거제시내 곳곳에는 빈점포가 부지기수다. 원룸은 텅텅 비어 있다. 거제시민들은 “요즘 너무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보릿고개 보다 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거제시민들은 고향출신 대통령, 실세 경남도지사, 민주당 소속 시장, 다수의 집권당 소속 경남도의원‧거제시의원에게 한가닥 ‘희망’을 가졌다.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 해양플랜트국가산단 승인, 국가지원지방도58호선 조기 착공,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새로운 거제 성장동력 발굴‧육성 등 거제지역 경제 회생 조처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한 가닥 희망은 이제 서서히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집권당, 힘있는, 경제를 살리겠다’는 말은 한낮 선거 구호에 지나지 않았구나하는 마음이다. 여기에다 민주당 소속 일부 경남도의원‧거제시의원의 ‘갑질’이 언론에 공공연하게 보도되고 있다. 지방선거 때 국민의 ‘묻지마 투표’ 성향으로 당선된, 품성(品性)과 인성(人性)이 덜 갖추어진 몇몇 정치인은 경남도의회와 거제시의회서 거제시민의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유투브로 직접 중계되고 있는 거제시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보면 가관이다. 거제시장이 같은 당 소속이라고, ‘거제시가 잘하고 있다’는 아부성 발언을 하는 시의원도 공공연하게 보인다. 거제 현안을 다루는 거제시의원인지 아니면 내 지역구 민원해결에 매달리는 ‘마을 이장’인지 혼돈을 느낄 때가 부지기수다. 시의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면‧동 수의계약에 끼여들어 ‘이 공사는 어디, 누구한테 주라’는 식으로 공무원에게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다반사로 들린다.

거제시의회는 거제시정에 혁신과 변화를 불어넣을 날카롭고 예리한 의정활동, 동료 의원 배려 등의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개인주의, 천방지축(天方地軸), 시기‧질투, 잔머리 굴리기 등 부정적인 단어가 더 많이 부각되고 있다.

▲ 주역 박괘

거제시가 처한 상황은 주역(周易) 64괘 중 가장 곤궁한 위치에 처한 ‘박괘(剝卦)’의 상황과 너무나 흡사하다. 박괘는 다섯 개의 음효(陰爻)와 한 개의 양효(陽爻)다. 거제는 모든 것은 박식(剝蝕)당하고 단 하나의 과실이 남은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이다. 당장이라도 꺼질 듯한 한 가닥 불씨를 어떻게든 살려내야 할 상황이다.

‘박괘(剝卦)’ 마지막 상구(上九) 효사(爻辭)는 ‘석과불식’(碩果不食)으로 시작한다. 큰 과실이 ‘따먹히지 또는 따먹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어지는 효사는 군자가 석과를 따면 큰 수레를 얻어 백성이 다 탈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소인이 그것을 따면 집을 무너뜨리니 ‘소인은 절대 쓰지 말아야 한다’(不可用).(上九 碩果不食 君子得輿 小人剝廬. 象曰 君子得輿 民所載也. 小人剝廬 終不可用也.)

거제 정치인들은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수레에 거제시민을 태우고 힘차게 전진하여 거제 역사의 새 장을 여는 군자(君子)가 될 것인지, 아니면 마지막 남은 희망의 불씨까지 소멸시키는 소인(小人)이 될 것인지 신중히 처신(處身)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