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호 전 도의원 출판기념회 정면 비판…시장후보 '옷걸이들' 비하(?)

김형석 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의 경남도민일보 23일자 '선거의 계절, 옷걸이의 조언' 기고글을 놓고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김형석 관장은 기고글에서 세 과시용으로 변질될 출판기념회를 꼬집으면서, 지난 주 열린 권민호 전 도의원의 출판기념회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김 관장의 기고글 중 "체육관에서 열린 모 시장후보 출판기념회에 축하화환만 500개가 넘게 들어왔다고 한다. 김해시의 모 시장후보 출판기념회에서는 축하화환은 받지 않고, 축하 쌀을 받아 보내준 사람 이름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했다고 한다."고 밝히면서 꽃을 받은 것을 비난했다.

김 관장은 이어서 "진정성 여부를 떠나, 이 두 경우에서 지방자치에 대한 우려와 희망을 동시에 발견했다"며 "지자체 단체장들은 막강한 권한 탓에 청탁 로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권, 특권을 위한 눈도장 꽃다발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와 존경의 꽃송이들로 넘쳐나야 건강한 사회다"고 꼬집었다.

김 관장이 비교한 '쌀' 또한 사실과 달랐다. 김해시 선관위 지도계장은 24일 통화에서 "지난주 출판기념회를 한 예비후보는 세 명이 있었지만, 쌀을 받은 예비후보는 한 명도 없었다"고 했다.

김해시 선관위 지도계장은 덧붙여 "쌀을 받는 것은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했다.

김 관장은 또 정채봉 동화작가의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는 글을 인용하면서 시장후보를 '옷걸이들'에 비교해 시장 예비후보들의 심기를 건드렀다.

김 관장의 기고글은 다음과 같이 시작하고 있다.
"너는 옷걸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지 말길 바란다."
"왜 옷걸이라는 것을 그렇게 강조하시는지요?"
"잠깐씩 입혀지는 옷이 자기의 신분인 양 교만해지는 옷걸이들을 그동안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세탁소에 갓 들어온 새 옷걸이한테 헌 옷걸이가 한마디 한 내용이다.

"애향심으로 출마하는 옷걸이들도 깨끗한 공명선거에 동참, 창의적인 정책대결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를 진정으로 바란다"며 기고글을 끝맺었다.

김 관장은 또 "지자체 출범 후, 민선시장마다 비리로 구속됐던 거제시"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해 마치 거제시를 비리 소굴로 인식되게끔 표현했다.

뜻있는 시민들은 "사인이 아닌 공인이나 다름없는 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의 이름으로 언론에 모 후보의 출판기념회를 비난하는 기고글을 내는 적절치 못하다"고 한결같이 지적했다.

김 관장은 정치광고 전문회사인 부산의 모 업체에서 기획실장으로 근무하다 김한겸 시장 당선 후 2003년부터 거제문화예술회관 예술기획부장을 거쳐, 2007년 8월부터 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2007년 관장 임용 때 자격 요건이 문제가 돼 거제시의회 '의회 협의' 과정에서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2010년에는 거제문화예술회관 운영에 거제시 예산 15억9천6백만원이 지원되며, 수영장과 호텔 운영자에게 밀린 임대료 1억여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지난달 거제문화예술회관의 예술기획부장이 내부적인 문제로 1개월의 정직처분을 받고 최근 복직하는 등 거제문화예술회관 운영에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에 실린 김형석 관장의 기고글 전문
[기고]선거의 계절, 옷걸이의 조언

"너는 옷걸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지 말길 바란다."
"왜 옷걸이라는 것을 그렇게 강조하시는지요?"
"잠깐씩 입혀지는 옷이 자기의 신분인 양 교만해지는 옷걸이들을 그동안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세탁소에 갓 들어온 새 옷걸이한테 헌 옷걸이가 한마디 한 내용이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니 지역과 지역민들을 위해 멸사봉공으로 출마한다는 선량들 하마평이 한창이라 정채봉 동화작가의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본문 중에서 인용했다.

정치는 잘 모르지만, 문화예술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최근의 변질한 출판기념회를 보니 안타깝다. 돈은 막고 입과 발을 푸는 선거문화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자전적 에세이나 문화칼럼 등을 단행본으로 묶어 자신의 인생철학이나 문화마인드를 주민들에게 홍보하는 것은 좋다. 그런데 최근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출판기념회는 세 과시를 위해 사람들을 동원하는 등 선거 출정식 같다.

세 과시용 변질된 출판기념회

지자체 출범 후, 민선 시장마다 비리로 구속됐던 거제시에서는 체육관에서 열린 모 시장후보 출판기념회에 축하화환만 500개가 넘게 들어왔다고 한다. 김해시의 모 시장후보 출판기념회에서는 축하화환은 받지 않고, 축하 쌀을 받아 보내준 사람 이름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했다고 한다.

진정성 여부를 떠나, 이 두 경우에서 지방자치에 대한 우려와 희망을 동시에 발견했다. 지자체 단체장들은 막강한 권한 탓에 청탁 로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권, 특권을 위한 눈도장 꽃다발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와 존경의 꽃송이들로 넘쳐나야 건강한 사회다.

5·16 이후 지방자치제가 중단됐다가 30여 년이 흐른 1991년 6월 지방의원 선거가 다시 시행됐고 1995년 6월에는 자치단체장의 직선이 이루어짐으로써 명실상부한 지방자치시대가 도래했다. 그로부터 15년, '풀뿌리 민주주의'로 표현되는 지방자치제는 이제 제법 튼실히 뿌리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토착비리가 극성을 부리면서 지방자치는 뒤흔들리고 있다.

고질적인 부정부패는 부정선거, 매관매직, 인사비리, 이권개입, 인허가비리, 논공행상 등인데 2006년 출범한 민선 4기의 기초단체장 234명 가운데 18%인 42명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비리로 중도에 하차했다고 한다.

한국갤럽 등 전문여론조사기관 자료를 보면 지역 일꾼을 뽑을 때 투표 기준으로 청렴 및 도덕성이 40% 이상으로 압도적이라 한다.

그러나 실제 투표행태에선 학연과 지연, 혈연 등으로 엮인 조직력과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정당의 후보가 힘을 발한다. 문제는 '나 하나쯤이야' 하며 정치에 무관심해 투표에 기권하는 사람들이 50%나 되는 현실과 한국인의 피에 흐르는 인정에 약한 정실주의이다.

지역민 수준이 당선자 수준

전라도 순천시의 작은 바닷가에서 태어난 정채봉 작가는 평생 섬마을 소년의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고 살았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향기나는 인품이 담긴 따뜻한 글들은 사람됨과 겸손함을 일깨워주고 지켜주는 등대 같은 존재로 우리 곁에 영원히 남아있다.

선생님은 책을 통해, 가장 잘못된 만남은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오는 생선과 같은 만남,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은 피어 있을 때 환호하다가 시들면 버리는 꽃송이 같은 만남,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힘이 들 때는 땀을 닦아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 주는 '손수건과 같은 만남'을 말씀하셨다.

6월, 그날이 다시 오면 생선, 꽃, 손수건을 지역민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지역민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하는 일꾼들을 눈을 크게 뜨고 감별해 선택하라. "지역민들 수준이 지역을 대표하는 당선자들의 수준이다! 남 탓하지 말고, 내 탓이오!" 생각하자. '좋은 옷걸이와의 만남'을 위한 현명한 결론을 내린 경남도민들은 투표에 꼭 참여하자.

같은 칼도 의사가 들면 생명을 살리고, 강도가 들면 생명을 죽인다. 사랑스러운 우리 자녀들에게 물려줄 미래는 당신 손에 달렸다. 그리고 애향심으로 출마하는 옷걸이들도 깨끗한 공명선거에 동참, 창의적인 정책 대결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김형석(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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