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춘 거제에코투어 대표

■ 국내 유일의 남방동사리 서식지 거제도

2019년 현재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에 속하는 남방동사리는 1999년 채병수 박사에 의하여 학계에 처음 보고 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오직 거제도 산양천, 구천천 수계에만 서식하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9월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에서 발간한 ‘경남 거제시 산양천 – 구천천 구간 멸종위기1급 남방동사리 서식실태조사 보고서’는 남방동사리 서식 현황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자료로 남아 있다. 보고서는 부산대학교 조현빈 박사와 김정수 연구원, 거제에서는 필자가 참여하여 현장 중심으로 성실하게 조사하여 만들어낸 결과물이기에 필자는 지금도 그 현장을 생생하게 기억을 하고 있다.

산양천 수계에서 남방동사리는 동부저수지를 기점으로 중하류 보다는 평지마을을 관통하는 상류쪽에서 서식 밀도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확인 하였다.

구천천은 연담삼거리에서 구천댐 위 삼거마을 삼거리에서 지세포 방면으로 심원교 아래까지 구간이며 서당골천 망골천 삼거천 등의 소하천과 연결되며 곳곳에서 서식을 확인 하였다. 위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남방동사리는 산양천 구천천 수계에만 서식하는 매우 귀한 민물고기이다.

■ 거제시의 귀한 생물종 그 가치를 알아야

필자는 남방동사리에 대하여 시민과 행정에서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014년 9월에 ‘우리나라 거제도에만 서식하는 유일한 생물종!’ 이라는 글을 지역 언론에 기고를 하였다.

2015년 12월 11일 거제시청 대회의실에서는 늘푸른거제21시민위원회(현, 거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의 주최로 ‘멸종위기종 남방동사리 국제워크숍’이 있었다. 그 워크숍을 전후로 서식지 보호구역 지정 등의 발언으로 인하여 특히 동부면민들의 감정을 자극하여 지역민들에게 남방동사리는 개발 중심의 지역발전에 아주 골치 아프고 나쁜 종으로 인식되어 졸지에 엄청난 미움을 받는 물고기가 되어 버렸다. 위크숍 준비 당시에 필자는 주최측에게 지역민들에게 이 종이 얼마나 귀하고 중요한 종인지 인식증진이 되지 않은 상태이니 보호구역 지정 같은 발언은 절대 언급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수차례 제시 하였지만 결과적으로 지역민들에게는 심각하게 나쁜 영향을 미친 안타까운 행사가 되고 말았다.

2016년에는 위에 언급 하였듯이 현장 조사를 중심으로 만들어낸 보고서가 나왔고, 2017년 4월에 필자는 문화재청에 남방동사리를 천연기념물로 지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 하였으며 6월에는 인식증진을 위한 과정으로 남방동사리가 어떠한 종인지 알리고자 전단지를 만들어 배포를 하기도 하였다. 지금도 거제시청 1층 북카페에 가면 그 전단지를 확인할 수 있다.

■ 갈수록 위협받는 서식지 훼손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거제도의 산양천과 구천천 수계에만 서식하고 있는 남방동사리의 생존은 갈수록 위협을 받아 서식지는 파괴되고 훼손되어 개체수는 급감을 하는 현실이 되어 버렸다.

2017년 9월의 집중호우로 인하여 특히 상류쪽의 하천 지형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고 폭우로 인하여 훼손된 하천복구라는 이름으로 2018년 상류 평지마을의 하천 공사 구간은 바닥이 직강화 되어 물고기 한 마리도 보기 힘든 참담한 하천이 되어 버렸다.

동부저수지 아래의 중하류 전체 구간은 경상남도에서 재해예방 차원의 공사로 하천 전체 폭을 넓히고 제방을 높이며 모든 교량과 보를 새롭게 만드는 대규모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공사와 관련하여 2017년 10월 경상남도 관계자 등이 참석한 ‘멸종위기 생물 1급 남방동사리 보호를 위한 토론회’에서 필자는 그 공사 구간인 산양천의 중하류 보다는 상류쪽의 서식지 훼손의 심각성에 대하여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 일부 전문가 분들은 자연 재해로 인한 훼손은 자연 그대로 복구 된다는 답변을 하셨으나 나름 현장 중심으로 활동을 해온 필자 입장에서 그 답변은 수긍할 수 없는 말씀으로만 들렸다. 현대 사회는 중장비를 투입하여 하천 공사를 진행하기에 자연 그대로의 복구는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꿈같은 발언 이였기에.

그리고 역시 불길한 나의 생각과 같이 2018년 산양천 상류의 공사 구간은 과연 저 곳이 2016년 조사 당시에 서식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에 속한 곳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속살을 드러내며 피폐한 모습으로 눈물 같은 쇠약한 물줄기를 흘러 보내며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참고로 필자는 천연기념물 수달 조사를 위해 지난해 12월에 산양천 전체 구간을 직접 조사를 하면서 달라진 하천의 모습을 목격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되어 법으로 보호를 받는 민물고기인 남방동사리가 서식하는 산양천의 상류는 2016년 서식실태조사 보고서와는 완전히 다른 삭막한 모습으로 머물러 있었다.

동부저수지 위쪽의 산양천 상류는 광대교, 평지교, 또 다른 교량 건설 등으로도 서식지 훼손이 되었고 재해 복구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공사는 서식지를 더 광범위하게 파괴하는 결과를 만들고 말았다. 지난해 하천 공사시 설치한 오탁방지막도 그대로 방치되어 쓰레기로 남아 있는 현실이며, 주택 펜션 등의 주거 공간도 계속 증가하는 현실에 생활하수 등의 유입으로 인한 하천오염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거제시는 우선적으로 남방동사리가 서식하는 하천 수계의 마을을 대상으로 마을단위 하수처리 시설 공사를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하여 법으로 보호를 하고 있는 환경부에도 당당하게 관련 예산을 요청하여야 할 것이다.

■ 공존하는 방안, 인공증식 및 복원사업 필요

현대 사회에서 시민들이 생활하는 공간의 개발 혹은 발전이라는 큰 흐름을 무조건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다. 또한 폭우로 인한 재해 복구 및 재해 예방을 위한 공사도 진행 되어야 함을 필자도 충분히 공감을 하는 바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오직 거제도 산양천 구천천 수계에만 서식하고 있는 이 귀한 남방동사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는 무엇일까!

지난 2016년 보고서에도 언급을 하였지만 서식 여건이 비슷한 거제도의 다른 하천에 이식하여 종을 이어 나가게 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며, 지금처럼 산양천의 대규모 공사가 잡혀 있는 현실에서는 인공증식을 통한 개체수를 최대한 확보하여 하천 공사가 끝난 이후에 다시 산양천으로 복원을 시키는 노력도 시도를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거제시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하천직강공사라는 이름으로 거제도의 주요 하천을 직강화 시키고 보를 만들고 제방 석축을 쌓는 공사를 추진하였다. 섬인 거제도에서 민물 담수 생태계의 중요성이 너무도 중요함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하천의 생물종 서식 조사도 없이 강행된 하천직강공사는 거제도 하천의 생물종수를 급감시켜 버렸다. 정확하게 조사된 근거 자료가 없으니 복원을 시도할 수 있는 정당성도 부족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2019년 지금이라도 거제시는 계획을 세워 17개 지방하천 및 주요 소하천에 대한 하천 생태계 정밀조사를 진행 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자연 생태계의 기록과 살아 숨 쉬는 다양한 생물종의 보호는 그 어떤 물질 보다도 소중하고 값어치 있는 자연유산이 될 것임은 시민 여러분들도 분명히 공감을 하고 계실 것이라 믿는다.

부디 이 글을 계기로 우리 거제시민들이 특히 동부면민들께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거제시 동부면에 속한 산양천 구천천 수계에만 서식하는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남방동사리에 대하여 미움이 아닌 애정을 가져 주시기를 당부 드리고 싶다. 나아가 지역에도 보탬이 되는 훌륭한 생태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동부면민 여러분께서 뜻을 모으신다면 거제시와 환경부와 함께 충분히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임을 확신 하면서 부족한 글을 마무리 하는 바이다.

채병수박사님과 거제자연의벗/거제에코투어 캡틴 김영춘<br>
▲ 채병수 박사(왼쪽)와 김영춘 거제에코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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