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지회장 신상기)와 현대중공업지회(지부장 박근태) 천막농성과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대우조선지회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단계별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지회는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밀실야합에 의한 매각(인수합병) 철회를 요구하면서 12일부터 서울 산업은행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대우조선지회는 오는 13일 임시대의대회를 열어 쟁의 발생을 결의할 예정이다. 이어서 오는 18,19일 이틀 동안 쟁의행위 찬반투표 조합원 총회를 갖는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회도 12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노조와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현중지회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상선 건조, 해양플랜트, 특수선 부문이 겹쳐 효율적인 경영을 빌미로 구조조정을 하게 될 것이다“며 "영업과 설계, 연구개발, 사업관리 부문은 인수 확정과 동시에 구조조정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박근태 노조 지부장은 “노조의 대화 요구를 무시한 채 대우조선 인수가 계속 추진된다면 전면적인 인수 반대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고 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12일 보도자료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밀실야합에 의한 매각(인수합병) 철회를 요구하며, 대우조선지회는 12일부터 산업은행 앞 천막농성에 돌입한다

지난 1월 31일(목)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노동자들과 경영자들조차 철저히 배제한 채 밀실에서 협상을 진행해 현대중공업 자본에 특혜를 주는 인수합병 절차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밀실 협상에 의한 재벌 밀어주기, 조선업 독과점 매각에 대해 분명한 반대와 함께 당사자(노동조합)의 참여 속에 모든 논의가 투명하게, 대우조선과 지역의 발전을 전제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 자본은 대우조선 노동자들의 지역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하고 일방적인 매각(인수합병)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

따라서 대우조선지회는 오늘(12일)부터 산업은행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하며, 노동자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총력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오늘 노동조합 운영위원회, 내일(1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할 것이며, 17~18일 양일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현장의 분노를 모아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다.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낙하산 인사와 산업은행의 방만한 경영으로 부실화된 대우조선은 분식회계와 부실의 오명을 뒤집어쓴 채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를 투입받아 기업 정상화에 성공하였다. 2017년 흑자전환에 성공하였으며 2018년 3분기까지 7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였으며 2019년 대우조선 영업이익 또한 3,60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경영의 잘못과 이를 감시해야 할 산업은행에서 은행장까지 묵인된 비리로 야기된 부실을 대우조선 노동자들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고 이루어낸 결과이며, 대우조선해양의 미래를 위해 노력한 노동자들의 희생의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회사가 정상화 궤도로 돌아서자마자 산업은행은 기다렸다는 듯이 현대재벌에 특혜를 주는 방식으로 대우조선 노동자들을 철저히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합병은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민중의 정권임을 자임하는 문재인 정권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이며, 전체 민중에 대한 배신행위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기자재를 대부분 자회사에서 충당하는 것에 반해 대우조선행양은 거제 및 경남, 부산 등의 중소 업체들을 중심으로 기자재를 납품받고 있어 대우조선의 현대중공업으로 매각은 곧 남해안 조선산업 벨트 생태계를 파괴하고 중소 조선기자재 납품 업체 도산으로 대량 실업 사태를 유발할 것임은 명백한 사실이다.

따라서,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밀실야합에 의한 이번 대우조선 인수합병 발표는 반드시 철회되어야 하며, 지역과 함께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다.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 현대중공업지부 기자회견 장면(홈페이지 캡쳐)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회 12일 기자회견문

일방통행식 대우조선 인수 즉각 중단하라!

■ 현대중공업 노동자 뒤통수 친 밀실합의 반대한다.

지난 1월 30일,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는 언론보도를 본 노동자들은 충격과 배신감으로 공분했다. 지난 4년간 구조조정으로 3만 5천여 명이 일자리를 잃어야 했고, 지금도 휴직으로 내몰리며 고용안정을 손꼽아 기다리는 수 백 명의 노동자들이 있으며, 군산조선소 가동문제 등 수많은 고용불안의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조선소 인수 소식은 어렵게 버텨왔던 노동자들에게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 날은 2018년 임단협과 고용안정 합의를 마무리하기 위한 조합원 총회를 하루 앞둔 날이었다. 2018년 임단협 협상과정에서 경영위기를 이유로 기본급 20% 반납 등 각종 노동조건 후퇴를 7개월 동안 요구해왔던 회사측이 1차 잠정합의안 부결이후 기본급 인상을 제시한 배경에 대우조선 인수가 있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뿐만 아니라 2018년 임단협 잠정합의를 하면서 ‘회사와 노동조합은 서로를 경영의 동반자로 인정하며, 신뢰구축을 위해 노력 한다’는 합의를 헌신짝 버리듯 위배하였다. 지난 2018년 2월, 16년,17년 임단협 노사합의를 위배하고 구조조정과 노동탄압을 하더니 또다시 이어진 밀실합의로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 노동자 고용불안문제 야기하는 대우조선 인수 반대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상선건조, 해양플랜트, 특수선 부분이 겹쳐지기 때문에 효율적인 경영을 빌미로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 또한 영업, 설계, 연구개발, 사업관리 부분은 인수가 확정됨과 동시에 공동으로 진행할 것이 예상되어 고용불안 문제는 더욱 빠르게 다가올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들은 노동자들의 반발을 의식해서 ‘인력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다’라고 언론을 통해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그동안 현대중공업이 해왔던 구조조정 과정을 비춰보면 전혀 신뢰할 수 없다.

그동안 현대중공업 재벌 총수는 현대중공업을 통해 배당받은 수천 억 원과 지주사 분할 과정에서 자사주 전환 및 오일뱅크 지분 획득 등으로 막대한 부를 챙겼을 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의 사업자산을 자기 자식에게 물려주기 위해 현대글로벌서비스를 분사해 주었다.

자신들의 부를 챙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과정을 보면 앞으로 대우조선 인수 후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효율적 경영’이라는 이름아래 밀려나야 할지 암담하기만 하다.

■ 새로운 착취구조 형식인 법인형태변경 반대한다.

이번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방식은 현대중공업 지주와 산업은행이 ‘조선합작법인’을 만들고 각자가 현물출자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이 ‘조선합작법인은’은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4개 사업장을 관리하며 그곳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모두 챙겨가는 형태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이 가지고 있던 투자부분은 합작법인으로 넘어가고, 현대중공업은 비상장 사업회사로 남게 되었다. 지난 2017년 지주사 전환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이 가지고 있던 투자부분을 대거 지주사로 빼내가더니 이제 마지막 남은 부분마저 빼내버린 것이다.

회사측은 경영위기 때 투자부분으로 위기를 극복하지 않고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해 왔기 때문에 새로운 착취구조의 문제에 반대하는 것이다.

■ 동반부실을 우려와 국내조선 산업기반 허무는 인수/매각 반대한다.

대우조선은 부실부분이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이 높은 편이고 2조 3천 억 원 가량의 영구채를 안고 있다. 또한 2021년 말까지 대우조선에 자금이 부족하게 되면 현대중공업이 1조 원 가량의 지원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까지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현재 세계 경제의 저성장으로 해운경기도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선박 수명주기와 환경규제, 중국의 품질 경쟁력 저하로 인한 반사이익의 영향을 받고 있어 여전히 조선경기는 불안정한 상태다.

따라서 동반부실의 어려움에 빠지게 될 경우 구조조정은 가속화할 것이고 이로 인한 노사갈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을 앞세워 대우조선 매각을 발표한 정부는 이번 인수/매각으로 경남 거제지역의 조선기자재 산업 등 국내 조선산업 기반이 무너지게 될 우려가 크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

■ 회사는 일방통행식 대우조선 인수 즉각 중단하고 노동조합과 협의해야한다.

노동자의 고용과 노동조건에 큰 영향을 주는 대우조선 인수가 밀실에서 일방통행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되었다.

지난 4년간의 구조조정 과정을 힘겹게 버텨온 노동자들에게 배신감을 준 것에 사과하고 고용불안의 고통이 다시는 재발되지 말아야하며 노사 신뢰회복을 위해서라도 현재 추진 중인 대우조선 인수를 즉각 중단하고 노동조합과 대화 할 것을 요청한다.

이러한 지부의 요구가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추진된다면 전면적인 인수반대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2019년 2월 12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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