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重 한영석·가삼현 공동대표, 1일·19일 '담화문' 두 차례 발표
중복투자 구조조정, 조선 야드 조정 예고…19일 담화문 '노조 달래기'(?)

▲ 현대중공업 한영석(왼쪽)·가삼현 공동대표

대우조선해양의 현대중공업 인수와 관련해, 현대중공업 한영석・가삼현 두 공동대표는 두 번에 걸쳐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번달 1일에는 ‘산업은행에서 발표한 대우조선해양 처리와 관련하여’라는 제목으로 첫 번째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어서 19일 ‘다 함께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되살려 나갑시다’라는 제목으로 두 번째 담화문을 발표했다. 19일 담화문 발표는 20일 예정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조합원 투표를 고려한 '노조 달래기'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20일 2018년도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와 대우조선해양 인수 반대 파업 찬반투표를 각각 한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두 사안을 놓고 따로 투표를 진행한다.

2018년도 임단협과 관련해 이미 쟁의권을 확보해놓은 상태지만,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가 가결되면 쟁의권이 소멸된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반대투표를 가결해도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2018년 임단협 쟁의권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 반대 파업을 할 경우에도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 등을 거치지 않아 절차적 문제가 남는다. 이번 쟁의행위 찬반 투표는 합법적 파업이 불가능하더라도 조합원 뜻을 물어 투쟁의 명분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두 공동대표의 담화문은 현대중공업 전(全) 임직원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발표했다. 첫 번째 담화문과 두 번째 담화문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메시지는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세계 1위 조선산업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 조선산업을 살리기 위한 결정이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첫 번째 담화문과 19일 두 번째 담화문 내용에서는 약간의 ‘온도차’를 느낄 수 있다. 

첫 번째 담화문에서는 설계 등 중복투자 요인 제거, 야드 조정, 현대중공업 선박용 엔진 사용 등 ‘점령군’의 칼자루를 휘두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19일 두 번째 담화문에서는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현대중공업지회 등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한 듯 한발 물러선 느낌을 주고 있다.

1일 담화문에서 두 공동대표는 “우선, 각자 해오던 중복투자가 제거되어 투자의 효율성이 대폭 높아질 것이다. 조선업체라면 반드시 해야 할 투자를 두 회사에서 동시에 할 필요가 없어지므로, 절감된 투자 비용을 다른 곳에 투자한다면 기술경쟁력이 최소 두 배 이상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설계 등 중복투자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또 “양사의 기술력이 통합된다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이 외에도 조선 야드의 운영에 있어 서로의 장점을 공유한다면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구매 물량의 증대로 가격 경쟁력이 한층 좋아질 것이며, 선박용 엔진과 선박 A/S 분야, 현대일렉트릭 등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다”고 덧붙였다.

두 공동대표는 지난 1일 담화문 끝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현대중공업 임직원이 승자독식의 ‘풍성한 열매’를 얻는 기회로 삼자고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이들은 “이제 우리 회사(현대중공업)는 9부 능선을 넘어가고 있다. 이 순간부터 회사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하지 말자. 희망과 발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 우리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다”며 “이제 임직원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주시는 일만 남았다. 우리가 힘을 모은다면 그 열매는 더욱 풍성할 것입니다. 그 시기가 더욱 앞당겨 질 수 있도록 노동조합도 이제는 힘을 더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19일 담화문에서는 네 가지 메시지를 전했다. 첫째,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반드시 재도약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 아래, 지금 당장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인목표를 갖고 이루어진 선택이다고 밝혔다.

두 번째, 산업 경쟁력 제고를 통해 고용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두 공동대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발표 이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미래와 울산과 거제의 지역경제, 협력업체의 미래에 대해, 일부 우려를 표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으로 안다”며 “어느 한 쪽을 희생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현대중공업은 앞으로 산업통상자원부는 물론, 울산시, 경남도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각 지역의 협력업체들과 부품업체들을 발전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을 것이다”고 했다.

셋째, “현대중공업그룹은 과거 법정관리에 놓여있던 한라중공업을 인수해 현재 서남권 최대 기업인 현대삼호중공업으로 재도약시킨 성공 경험이 있다”며 “이 같은 경험을 되살려 반드시 대우조선해양을 최고의 회사로 성장시킬 것이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조선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겠다”며 “조선산업과 관련된 전문가를 포함하여 많은 분들의 고귀한 의견을 듣겠다. 또, 노동조합을 포함한 내부 구성원들과도 충분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아래는 현대중공업 한영석·가삼현 공동대표 2월 1일 담화문 전문

임직원 여러분께

-산업은행에서 발표한 대우조선해양 처리와 관련하여-

여러분 반갑습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을 앞두고 여러분께 어제 발표된 내용에 대해 추진배경과 미래 비전을 직접 설명드리기 위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다만, 아직은 기본합의서 체결 상태로 입찰 절차가 남아 있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임직원 여러분,

이제 우리 현대중공업그룹은 그룹의 핵심사업이자 대한민국의 주축산업인 조선산업의 성장을 위해 산업은행과 함께 제2의 도약을 시작하려 합니다. 오늘 여러분께 왜 이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세계 1위의 조선산업을 지키기 위한 것입니다.

가장 염두에 둔 것은, 과연 지금 상태가 계속 이어진다면 조선사업이 성장, 발전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소위 빅3라 불리는 업체가 서로 경쟁하는 구조 속에서 성장, 발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조선 시황이 나빠지면서 빅3는 치열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었고, 일감이 부족해지다 보니 모든 조선사들이 같이 어려워지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이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는 여러분께서도 너무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경쟁국들은 어땠습니까? 중국과 일본 업체들은 국내 빅3 업체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동안 통합과 합병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집중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국영 조선업체인 중국선박공업(CSSC)과 중국선박중공업(CSIC)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1위 업체인 이마바리조선소가 자동차운반선과 석유제품운반선에 특화된 미나미니혼조선을 인수하는 등 통합 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도 어떤 형태로든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재도약하기 위한 결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1위를 지켜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사실은 조선산업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는 경제 전문가들이라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그룹은 한국 조선산업의 재건을 위해 서로 win-win하는 방식으로 힘을 모으기로 한 것입니다.

지속적인 일감 확보로 고용 안정을 최우선으로 할 것입니다.

산업은행과 공동으로 투자하는 합작법인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모든 조선사를 아우르는 일종의 조정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체제가 확립되면 각 사의 부족한 점을 상호 보완할 수 있고, 각 사가 가진 장점만을 특화시킬 수 있어 모든 회사가 고르게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우선, 각자 해오던 중복투자가 제거되어 투자의 효율성이 대폭 높아질 것입니다. 조선업체라면 반드시 해야 할 투자를 두 회사에서 동시에 할 필요가 없어지므로, 절감된 투자 비용을 다른 곳에 투자한다면 기술경쟁력이 최소 두 배 이상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동종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독보적인 기술력 향상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술력은 각자의 분야에서 지금도 동종업체에 비하여 우위에 있습니다.

이러한 양사의 기술력이 통합된다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 외에도 조선 야드의 운영에 있어 서로의 장점을 공유한다면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됩니다. 구매 물량의 증대로 가격 경쟁력이 한층 좋아질 것이며, 선박용 엔진과 선박 A/S 분야, 현대일렉트릭 등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입니다.

이와 같은 기술경쟁력 향상과 각 조선 야드의 효율적 운영은 결국 수주 확대로 이어질 것이고, 수주가 늘어나면 지속적인 일감 확보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일감이 생기면 당연히 일자리가 늘어나고, 고용유지는 물론 우리 모두의 안정적인 생활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입니다.

조선산업은 우리의 핵심사업입니다.

조선산업은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우리 현대중공업그룹의 핵심사업이며, 국가적으로도 반드시 유지, 발전시켜야 할 산업입니다.

이번 결정은 이러한 핵심사업을 더욱 성장,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며, 향후 세계 조선시장을 선도해 나감으로써 대한민국 조선산업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고통과 희생”에서 “신뢰와 성장”으로

과거 우리는 매출 확대에만 집중한 나머지 무분별한 수주를 감행했고, 제대로 검증도 하지 않은 채 단편적으로 투자를 결정하여 회사에 손실을 끼치기도 했습니다. 세계 1등이라는 오만함으로 기술개발도 등한시하였습니다.

여기에 조선 시황 부진까지 겹치면서 최근 몇 년은 우리 모두에게“ 고통과 희생”의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고통과 희생”을 접고, “신뢰와 성장”의 길로 새롭게 나아가야 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더 이상 움츠러들지 말고, 당당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해나 가야 합니다.

지난 1월 1일 동해 바다 위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보며 이렇게 다짐하였습니다.

“이제 우리 회사는 9부 능선을 넘어가고 있다. 이 순간부터 회사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하지 말자. 희망과 발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 우리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다.”

이제 임직원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주시는 일만 남았습니다. 우리가 힘을 모은다면 그 열매는 더욱 풍성할 것입니다. 그 시기가 더욱 앞당겨 질 수 있도록 노동조합도 이제는 힘을 더해 주시기 바랍니다.

내일부터 설 명절 휴가에 들어갑니다. 아무쪼록 가족과 함께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 바라며, 다시 일터에 복귀할 때는 여러분 마음 속에 더 큰 기대와 희망이 가득하길 기대하겠습니다.

기해년(己亥年)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9년 2월 1일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한영석, 가삼현 드림

 아래는 19일 담화문 전문

다 함께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되살려 나갑시다

지난 12일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자가 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많은 분들이 격려와 충고를 함께 보내주시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본 계약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 회사의 기본 방침을 말씀드립니다.

첫째,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반드시 재도약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 아래, 지금 당장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인목표를 갖고 이루어진 선택임을 말씀드립니다.

세계적인 조선업 불황 속에서 우리 조선산업은 백척간두의 위기에 직면해야만 했습니다.

다행스럽게 최근 들어 조선 업황이 회복기에 들어섰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만, 현재와 같이 각 기업이 생존경쟁에만 몰입한 상황 아래서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경쟁력 회복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판단입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품질을 발판으로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명실상부하게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둘째, 산업 경쟁력 제고를 통해 고용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발표 이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미래와 울산과 거제의 지역경제, 협력업체의 미래에 대해, 일부 우려를 표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으로 압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목적은 우리나라 조선산업을 살리기 위한 것이며, 이를 위해 어느 한 쪽을 희생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앞으로 산업통상자원부는 물론, 울산시, 경남도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각 지역의 협력업체들과 부품업체들을 발전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을 것입니다.

셋째, 현대중공업그룹은 과거 현대삼호중공업을 인수했던 성공사례가 있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과거 법정관리에 놓여있던 한라중공업을 인수해 현재 서남권 최대 기업인 현대삼호중공업으로 재도약시킨 성공 경험이 있습니다.

이 같은 경험을 되살려 반드시 대우조선해양을 최고의 회사로 성장시킬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조선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겠습니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현대중공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조선산업과 관련된 전문가를 포함하여 많은 분들의 고귀한 의견을 듣겠습니다.

또, 노동조합을 포함한 내부 구성원들과도 충분히 협의해 나가겠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대표적인 수출산업이며,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산업입니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미래를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2019년 2월 19일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한영석·가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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