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조선산업 전략적 발전 단계별 이행안(로드맵)’ 수립착수
거제시, "매각철회·반대 주장하기 어렵다"며 무대책으로 일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거제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거제시의 대응전략 부재와 미온적인 태도가 여론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울산광역시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전제로, 울산광역시를 조선산업 세계적인 메카로 만들기 위한 ‘로드맵’ 수립에 들어가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울산광역시는 지난달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울산광역시를 미래 조선 산업 세계 최강 도시로 만들기 위해 ‘조선산업 전략적 발전 단계별 이행안(로드맵)’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울산발전연구원, 울산테크노파크 등 8개 기관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조선산업 전략적 발전 로드맵 수립 간담회’를 지난달 27일 가졌다.

울산시의 ‘미래조선산업 전략적 발전 단계별 이행안(로드맵)’에는 △ 친환경 스마트 선박의 차별화된 독보적 기술력 확보, △ 조선 중소기업 육성 및· 경쟁력 강화 △ 상생 협력으로 글로벌 위기 대처 능력 향상 등의 내용이 ‘비전’으로 담길 것이다고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오는 4월 ‘단계별 이행안’(로드맵) 수립 용역 착수와 함께 울산 미래 조선산업 비전 선포식을 갖고, 오는 10월 용역을 준공한 후 관련 사업을 본격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고 했다.

덧붙여 “울산시는 울산조선산업 육성 발전을 위한 전략적 정책 추진으로 산업 구조적 결함 보완과 미래 첨단 스마트 조선산업 정책을 동시 추진하여 실패 없는 세계 최강 조선도시를 지킬 것이다”고 했다.

이에 반해 거제시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이 오는 3월 8일 다가오고 있고, 거제지역 경제가 ‘명재경각(命在頃刻)’ 위기에 처할 상황임에도 1개월 동안 아무런 준비와 대응책도 세우지 않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거제시의 ‘민낯’이 드러난 것은 지난달 27일 오후 2시 거제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매각관련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 자리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변광용 거제시장, 송오성 경남도의원, 옥영문 거제시의회 의장과 다수 거제시의원,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신태호 수석부지회장, 김환중 거제상공회의소 회장, 문상모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장, 박광호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등 지역의 대표인사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변광용 시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발표에 대해 거제시의 생존권적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다. 시장으로서 절대 피할 생각은 없다. 정부 부처나 산업은행에 시민 요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다양한 계층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간담회를 마련했다”고 했다.

이길종 전 도의원은 “대우조선 노조, 거제시, 거제시민들이 매각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범시민대책위가 구성되지 못하고 있다. 범시민대책위를 빨리 구성해야 한다. 매각 문제는 노동자, 25만 거제시민, 350만 경남도민의 생존권 문제도 걸려 있다. 그런데 이같이 중차대한 문제에 거제시의 입장이 없다는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신태호 대우노조 수석부지회장부터 마이크를 잡자, 거제시를 성토했다. 신 부지회장은 “창원시와 경남도는 대응책을 마련해 정부 부처에 건의도 하고 대책위도 조직했는데, 매각 발표가 난지 1개월이 지났는데 거제시는 이제사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간담회를 갖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박광호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거제시민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물을 것이 아니라, 거제시가 먼저 매각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의견을 내야 할 것이다”고 했다.

또 이광재 거제경실련 집행위원장은 “현대중공업으로 매각되면 어떻게 될지 거제시에서 검토를 했나? 집권당이 아니라 다른 당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거제시민이 뽑아준 시장이다. 좀 더 적극적인 고민하고, 정부와 목소리가 달라도 괜찮다고 본다. 밀실야합, 특혜매각이라며 시민들은 문제가 있다고 아우성이다. 정당을 떠나 고민해달라”고 했다.

이밖에도 김용운 거제시의원 등 다수의 토론회 참석자들이 거제시 입장과 대책은 무엇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변광용 시장은 “노동자의 강한 목소리를 이해한다. 시장은 시민의 삶에 책임을 지고 있다. 매각과정에 적극적으로 당당하게 임할 것이다. 공동대응을 해나갈 준비는 돼 있다. 하지만 거제시가 전면에 나서 ‘매각 철회해라. 매각 반대한다’는 주장은 할 수 없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시민 A씨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가 발표된지가 1개월이 넘었는데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는 거제시 행정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울산광역시는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치권이 중구난방식으로 나서고 있지만 모두가 말뿐이다. 거제 미래가 암울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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