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論]정부·현대重은 '거제형 일자리'로 응답하라
[時論]정부·현대重은 '거제형 일자리'로 응답하라
  • 김철문
  • 승인 2019.03.1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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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매각 사태 거제민심 달랠 특단 대책 필요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을 '광주형 일자리' 적용 사례로 개발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본계약을 지난 8일 체결했다. 앞으로 대우조선해양 기업 실사, 기업결합심사 등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또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와 정치권 등에서는 ‘매각 저지 총력 투쟁’에 나섰다. 앞으로 최종 매각 절차 완료까지 남겨진 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매각 과정에서 거제시민은 거제시, 거제시의회, 정치권 등에 반신반의(半信半疑)하고 있다. 변광용 거제시장, 민주당 시의원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거제시의회 등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당초에는 방관자적 자세를 보이다가 대우노조・시민단체 등에서 따가운 질책이 이어지자, 정부 부처를 찾아다니는 모양을 갖추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났다는 보도자료를 냈지만, 이동걸 회장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특히 거제시의회 움직임은 의구심을 갖게 한다. 경남도의회가 전 도의원 만장일치로 대우조선매각 문제점을 지적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거제시의회는 사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매우 조용했다. 침묵은 결국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8일 매매 계약 때 ‘공동 발표문’을 냈다. 몇 가지 단서 조항을 달기는 했지만, 여섯 가지 약속을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현 자율경영체제를 유지, 근로자의 고용안정, 협력업체・부품업체의 기존 거래선 유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반영 공동협의체 구성, 학계・산업계・정부 참여 ‘한국조선산업 발전협의체(가칭)’ 구성, 공백 최소화 등이다.

거제시민은 현대중공업이 공동발표문에서 밝힌 여섯 가지 약속 외에 또 다른 ‘거제발전 프로젝트’를 제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2008년 10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다 무산된 한화그룹은, 그 당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후 거제개발 사업 7대 프로젝트 제시했다. 이제 본 계약이 체결됐기 때문에 현대중공업도 거제시민 앞에 나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거제시민의 민심을 되돌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정부도 거제시에 획기적인 지원 카드를 꺼내야 한다.

울산시 울주에 지역구를 둔 강길부 국회의원은 지난 2월 10일 울산지역신문인 경상일보 ‘광주형 일자리, 울산의 선택은’이라는 특별기고문을 발표했다.

강길부 국회의원은 기고문에서 “광주형 일자리가 전격 합의됐다. 현대기아차 평균임금 약 9000만원의 절반인 4000만원 수준으로 임금을 낮추었다. 이를 통해 기업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배로 늘리자는 취지다. 그 대신 정부와 광주시는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다. 정부와 광주시는 광주형 일자리가 들어서는 곳에 약 3000억원의 산업단지 진입도로를 개설한다. 국토부는 공공 임대주택 1100세대를 지어주고 고용노동부는 어린이집도 지어준다. 1인당 연간 약 700만원의 복지혜택을 준다. 약 450억원의 노사동반 일자리센터 등 공동복지 지원에만 약 1900억원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강길부 의원은 또 “이런 지원 속에 광주시와 현대차는 약 7000억원을 투자한다. 빛그린 국가산업단지 약 19만평 부지에 2021년까지 연간 1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직접고용 1000명, 협력업체 1만개 일자리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약 120만평의 빛그린 국가산업단지를 만든 이유가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이라고 하니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회의실에서 '대기업 유치와 구미형 일자리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구미형 일자리'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지방소멸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마련했다.

‘구미형 일자리’도 광주형 일자리와 같이 기존 생산직 근로자의 절반 수준인 임금을 받는 대신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주거·교육·의료 지원 혜택을 사회임금 형태로 받는 방식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토론회에 참석해 "구미에 꼭 지역상생형 일자리 1호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하겠다"며 "(구미 국가산업) 5단지는 지역상생형 일자리를 통해 반드시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당 원내대표가 구미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함에 따라 '광주형 일자리' 두 번째 적용지역은 구미가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지난 2월 21일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신청을 받아 올 상반기에 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을 2∼3곳 발굴하는 내용의 ‘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 확산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부 발표에서 “이번 대책은 비수도권 지역으로 대상을 한정하고 경남 통영·거제, 울산 등 산업위기지역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는 점에서 지역 경제에 돌파구를 마련할 새로운 모델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강길부 국회의원 특별기고 내용 중에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올해 상반기에 광주형 일자리 모델 2, 3개를 더 만들겠다고 한다. 광주형 일자리 다음으로 군산형 일자리가 거론되고 있다. 군산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2017년 문을 닫은 곳이다. 군산형 일자리는 조선관련 일자리가 될 수도 있다. 광양이나 거제 등도 유력한 후보지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31일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약식 축사에서 “‘상생형 지역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지역경제의 회복과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정부는 어느 지역이든 지역 노사민정의 합의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받아들인다면 그 성공을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이다. 특히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으로 지역경제와 일자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일수록 적극적인 활용을 바라마지 않는다”고 밝혔다.

▲ 사진 캡쳐 청와대 홈페이지

거제에는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이 모든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최종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은 거제시 사등면 사곡리‧사등리 일원 458만㎡(육지 157만㎡, 해면 301만㎡)에 1조7,34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산단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거제 해양플랜트국가산단은 해양수산부 공유수면 매립, 국토교통부 중앙산업단지계획심의회를 통과했다. 국토교통부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국가산단 참여 확약서를 요구하며, 승인을 늦추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참여확약서만 제출하면 곧 바로 승인이 될 것이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매각 첫 번째 이유로 내세운 것이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였다.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을 스마트 산단을 도입한 조선산업 집적(集積) 산단의 ‘거제형 일자리’를 변경해서 추진하면 될 것이다. ‘거제형 일자리’가 세계 일류 조선 강국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첩경(捷徑)이 될 것임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거제형 일자리’도 광주형 일자리, 앞으로 발표될 구미형 일자리와 같은 방식으로 추진하면 될 것이다. 기존 생산직 근로자의 절반 수준인 임금을 받는 대신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주거·교육·의료 지원 혜택을 사회임금 형태로 받는 방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거제 출신이다. 만에 하나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후, 구조조정과 물량빼가기 등을 통해 대우조선 규모가 대폭 축소되면 거제 경제가 반토막 날 것이다. 또 거제 인구도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그렇게 되었을 경우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에게 쏟아지는 비난은 거셀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거제에 한 것이 별로 없다’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문재인 대통령은 고향 거제를 망하게 했다’는 원성을 두고두고 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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