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Geoje(대표 정홍연)는 2일부터 2019년 두 번째 기획초대전 ‘百白하다’展을 개최한다. 남종현 사진작가의 봄맞이 기획초대전이자 갤러리 거제의 첫 사진전인 이번 전시는, 풍경과 정물을 위주로 약 90여 점이 전시된다.

사진(寫眞)의 오래된 어원과도 같이, 그의 작업은 빛으로 그려낸 그림이다. 사물을 사진으로 기록함에 있어, 빛과 그림자로서 존재감을 나타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작가는 오히려 명암과 그림자를 눈에서 또 손에서 배제해 왔다. 그림자를 지우는 대신 생겨난 여백은 사물의 흠결과 함께 보이지 않는 정신과 시간들로 가득 채워져 주인공으로서 자리했다.

여백을 통해 한 층 더 사물의 본질에 가까워진 작가는 바탕으로서 한지(韓紙)를 선택하게 되었다. 한지는 백지(百紙)라고도 불리운다. 아흔 아홉 번의 손길을 거쳐 만들어진 종이가, 쓰는 이의 손에서 백 번째 만져지며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이다. 흑백의 사물들이 한지 위에 수묵화와도 같이 스며드니 비로소 사물이 가진 아름다움과 오랜 세월이 오롯이 담겨 ‘제 자리를 찾았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옻칠 한지와 음양지 등 한지 위에 프린트된 백자, 청화백자와 같은 도자기부터 목기러기, 노리개 등 전통 공예품의 사진과 함께 바다와 설원을 담은 풍경 사진, 책가도를 재해석한 푸른 책가도 시리즈 등 작가의 최근 작업이 함께 전시된다. 이번 전시의 오프닝 행사는 지난 2일 오후 7시부터 갤러리 거제에서 열렸다.

침묵하는 피사체들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미(美)와 혼(魂)을 전통 한지에 스며들게 한 남종현 초대전 ‘百白하다’展은 5월 12일까지 계속되며, 다음 전시는 레기나 보데(Regina Bode)의 초대전 ‘존재의 개화’展이 5월 14일부터 6월 30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갤러리 거제 홈페이지 http://www.gallerygeoje.c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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