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論]'무엇을 해야 하는지' 갈피를 못잡고 있다…'자화자찬'에 매물
일부 시의원은 본분 망각하고 '수행비서' 자처…시민 원성 '자자(藉藉)'

현재, 거제시가 난국(亂國)이다. 갈피를 못잡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문제를 비롯해 각종 지역 현안과 숙원사업 해결에 방향을 못잡고, 표류(漂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매각 문제가 정부ㆍ현대중공업 계획대로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가 ‘동종사 매각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투쟁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거제시도 대안을 갖고 대우조선매각 문제에 주도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대안도 없는 듯하다. 그러니 지켜보는 형국이다.

거제시의회는 버스가 한참 지나간 뒤 지난 3월 20일 ‘매각 반대’라는 결의문을 채택해 국회 등 정부 부처 10곳에 전달했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거제시의회 입장은 ‘일고(一顧)의 가치도 없다’는 답변이었다.

거제인터넷신문은 그 동안 몇몇 거제 현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승인이 지체되고 있는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문제를 대우조선해양 매각 문제와 연계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마중물’로 삼자고 했다.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지역을 정부ㆍ현대중공업ㆍ거제시가 참여하는 ‘광주형 일자리’와 같은 ‘거제형 일자리’ 산단으로 개발해 지역 경제 회생 전진기지로 이용하자고 했다. ‘거제형 일자리’ 특화산단으로 개발해 일자리도 늘리고, 감소하는 거제 인구는 늘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남부내륙철도가 2028년 적기에 완공되기 위해서는 ‘적기 완공’을 견인할 대형 이벤트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수가 2012년 여수엑스포, 강릉이 2018년 동계올림픽 대형 이벤트를 통해 고속철도를 완공했다.

남부내륙철도 적기 완공을 견인할 2027년 조선해양 엑스포 유치를 주장했다. 거제시는 조선해양엑스포 유치는 대외적 여건 때문에 2038년에야 가능하다고 한다. 부산이 2030년 등록엑스포 유치를 국가계획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2027년 조선해양 ‘인정’ 엑스포 유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를 설득해 ‘투 트랙’으로 접근하는 지혜도 발휘해야 할 것이다. 등록엑스포는 9년 전 개최지를 결정한다. 인정엑스포는 6년 전 개최지를 결정한다. 오는 2021년 같은 해에 2027년 인정엑스포, 2030년 등록엑스포 개최지를 동시에 결정하는 해가 될 것이다. ‘투 트랙’으로 갔을 경우, 부산 등록엑스포를 놓치면, 2027년 조선해양엑스포는 유치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지금 이대로이면 두 개 다 놓칠 가능성이 높다.

거제시는 대우조선 매각 문제,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승인, 조선해양엑스포 유치 등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 전임 시장 시절에 추진했던, 행정타운, 군부대 이전 등이 난관에 봉착했다. 행정타운이나 군부대 이전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하는 지경까지 이른 것은 특정 정치세력의 이해관계가 얽힌 ‘특혜성 사업’ 의혹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구진(久陳)은 빨리 털어내고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에 반해 거제여객자동차터미널 이전 사업은 김한겸 시장시절부터 추진된 사안이다. 민간사업자 공모에 민간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예견된 상황이다. 여론에 떠밀려 마지못해 공모 절차를 밟고 있는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거제인터넷신문은 지난달 25일 ‘거제여객자동차 터미널’ 조성사업에 민간 사업자가 한 명도 사업제안서를 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독자들이 단 댓글에 호응하는 표시가 수십개 달렸다. 이것이 거제시민과 독자들의 ‘민심’이다.

▲ 댓글과 시민 의견 표출

민간사업자 유치를 위해서 적극행정을 펼쳐야 한다. 도로 부지 매입, 선 도로 개설 등 최소한의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 한 예로 행정타운 조성부지는 거제시가 50억원의 기채를 발행해 부지를 매입했다. 또 장목 한화리조트는 거제시가 80억원의 예산을 들여 진입로 부지를 매입해, 개설해줬다. 한화리조트만 사용하는 도로가 아니고 시민들도 이용하는 도로이기 때문에 80억원을 들여 매입, 개설했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현재 이 도로는 한화리조트측이 아니고 누가 사용하는가.

또 여객자동차터미널 조성 사업의 가장 큰 난제는 부지 매입이다. 민간사업자가 전체 부지를 매입해, 사업을 하라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부지는 기채를 발행해 거제시가 먼저 매입해 놓은 상태서 민간사업자를 찾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또 민간사업자가 돈을 부담하지만, 매입은 거제시가 대행해 주는 방법도 있다.

국회의원과 거제시장 등 지역 정치권은 ‘협치(協治)’가 전혀 안되고 있다. ‘남 잘되는 것은 못보는 형국이다. 따로 국밥’이고, 거제 발전에 ‘백해무익(百害無益)’이다.

최근 ‘(가칭)상동1초등학교 신설’이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해, 개교에 서광이 비췄다. 국회교육위원회 간사인 김한표 국회의원이 보도자료를 냈다. 변광용 거제시장도 ‘긴급보도자료’를 내 “초등학교 신설 확정은 내 공도 있다”고 주장했다. 거기에다 지역 출신으로 교육부 차관을 했다는 모 인사도 ‘거기에 내 공도 있다’는 식으로 몇몇 언론에 흘리고 있다.

또 2일 열린 이‧통장 한마음축제 행사장에서 ‘헤프닝’이 벌어졌다. 김용운 거제시의원은 행사 때 변광용 시장과 김한표 국회의원 간에 있었던 일을 소상히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 의원은 “변광용 시장의 축사는 지나쳤다. ‘자랑 좀 하겠다’고 공언한 것부터가 좀 어리둥절했다. 남부내륙철도는 문재인 대통령 아니면 못했고, 장목항 국가어항 지정도 시장이 애써서 다했고, 보통교부세 1천억원 받아온 것도 본인의 치적이고, 상동초등학교 건립도 본인이 교육부장관 만나서 성사시킨 것이다”고 ‘자랑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김한표 국회의원이 발끈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김 의원은) 두 번째 축사를 위해 오른 단상에서 관련 사안들에 대해 자신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소상히 밝혔다 거기서 끝난 게 아니다. 대우조선 매각을 주도하고 있고, 사곡 국가산단은 불허하고 있는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며 “졸지에 기념식은 시장과 국회의원, 정당간 대결로 변질돼버렸다. 참석자들은 당황했다”고 전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 정치 행보를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뭐가 그리 다급한지 모르겠다. 설사 내 역할이 있었다 해도, ‘누구의 공이 가장 크다’고 칭찬해주는 여유가 필요하다.

김용운 시의원은 “제발 좀 이러지 마시라. 거제 위기 극복하자고 손 맞잡아도 시원찮을 판에 서로 못잡아 먹어서 으르렁거리는 모습을 꼭 보여야 하느냐”고 꼬집었다.<김용운 시의원 페이스북 게시글 아래 첨부 사진 참조>

거제시는 ‘세계로 가는 평화도시 거제’를 시정 비전으로 내세웠다. 거제시청, 면ㆍ동 입구에는 슬로건이 걸려 있다. 슬로건에는 슬로건을 내건 철학과 전략, 가치, 전술이 명확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과 일체감이다. 시민들과 괴리감(乖離感)이 형성돼 있다. 시민들은 전혀 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역 인사 중 한 명은 ‘세계가 찾는 평화의 섬 거제’가 맞지, ‘세계로 가는 평화도시 거제’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변광용 시장은 ‘보도자료용’ 한 두 번의 이벤트성 중앙정부 방문만으로는 거제 난제가 결코 풀리지 않는다. 한 방울의 물방울이 쌓이고 쌓여 바위를 뚫는다는 ‘수적천석(水滴穿石)’의 자세로 정부 부처를 끊임없이 방문해, 설득시켜야 노력의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면ㆍ동민의 날’ 행사가 동시에 열리지 않고, 한 주에 두 곳 정도 열린다. 이같은 행사가 시민의 필요에 의해서 날짜가 결정됐는지, 아니면 정치인의 필요에 의해서 결정됐는지 살펴봐야 한다. 농번기(農繁期)에는 고추 한 그루, 콩 하나 심기도 바쁜 시절이다. 한가한 시절에는 행사를 하지 않다가 농번기에 행사를 하는 일이 잦다. 정치인들의 필요에 의해서 날짜가 결정된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거제시의원들의 활동도 시민의 기대에 어긋나고 있다. 시민의 박수를 받을만큼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는 의원은 찾기 힘들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거수기‘ 노릇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다 의정 연구는 뒷전이고, 최근에는 특정 정치인의 ’수행비서‘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의원도 눈에 띈다. 각종 행사가 있는 곳이면 특정 정치인을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비서역할을 하고 있다.

의정활동비는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라고 주는 것이다. 특정 정치인의 수행비서하라고 의정활동비를 주는 것은 아니다. 시의원 고유의 의정활동보다 특정 정치인 수행비서 역할이 몸에 맞다면, 거제시의원은 사퇴하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변광용 시장 취임 후 특정 사람을 위해 자리를 만드는 ‘위인설관(爲人設官)’ 현상이 몇 건 있었다. 새로운 거제추진위, 정책자문단, 정무특보, 거기에다 대외협력관 제도가 해당된다. 대외협력관은 거제 현안 해결, 예산 확보 등에 도움을 받기 위해 두는 제도다. 현재 거제시 대외협력관은 3명이다. 그중 한 명은 요즘 지역행사에 얼굴을 자주 내밀고 있는 이기우 인천재능대 총장이다. 이 총장이 지역 행사에 얼굴을 내미는 것은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뜻을 두고 있다’는 것쯤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정부 부처 공무원들은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목적이면, 임명직 직함을 사퇴하거나 내려놓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거제시는 거꾸로 가고 있다.

거제시 관계공무원은 “이기우 총장이 아직 국회의원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 않는가”라며, 대외협력관 임명에는 문제가 없다는 답변이다.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마라고. 굳이 오해받을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기우 총장이 국회의원 출마를 염두해두고 지역행사에 얼굴을 내민다면, 거제시 대외협력관은 사퇴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정부의 경제 정책을 놓고 갑론을박(甲論乙駁)이다. 거제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최근 ‘마이너스 경제성장률’ 발표에서도 알 수 있듯, 서민경제는 매우 어렵다. 현 정부 주요 인사들을 빗대 ‘돈을 안 벌어봐서, 노동을 안 해봐서’라는 말도 있다.

거제시 정치인들은 ‘돈을 안 벌어봐서, 노동을 안 해봐서, 일머리를 몰라서’라는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지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거제 희망이 안 보이는 것은 국회의원, 시장, 시의원 등 거제 정치인들이 정치를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국회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골프와 선거는 고개 쳐들면 그 순간 진다"는 글을 올렸다. ‘정치인’들도 새겨들어야 한다. 고개 쳐들고 ‘자화자찬(自畵自讚)’하고 ‘젠체하는 순간’, 끝이다.

‘도덕경’에 ‘선치이위기 당기무 유기지용(埏埴以爲器 當其無 有器之用)’이라는 말이 있다. 찰흙을 빚어서 그릇을 만드나, 그 속이 비었기 때문에 그릇으로써 쓰임이 된다.

‘주역(周易)’의 진리(眞理)를 한 단어로 압축하면 ‘겸(謙)’이다. 겸손(謙遜), 겸양(謙讓), 겸허(謙虛)다. 올해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시험에 ‘겸양(謙讓)의 반대말’ 문제가 가장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겸양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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