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사장 적격자 2명을 거제시장에게 추천하는 공사 ‘임원추천위원회’(위원장 신임생 전 거제시의원)가 본분을 망각한 어처구니 없는 일을 저질렀다.

임원추천위원회는 28일 전체 회의를 열어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공사 사장 후보 4명을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벌였다. 면접심사 결과 권순옥 전 장승포농협장과 이영춘 현 개발공사 상임이사 2명을 변광용 거제시장에게 추천키로 했다.

임원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거쳐 공사 사장 후보 2명을 추천하는 역할만 담당해야 한다. 서류심사와 면접심사 과정에서 ‘1위 누구, 2위 누구’ 등 순위가 나왔더라도, 순위는 ‘비공개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그런데 일부 임원추천위원들이 추천자 점수 순위를 외부에 밝혀, 일부 언론에 ‘1위 권순옥, 2위 이영춘’ 기사가 보도됐다.

신임생 위원장은 “추천위원들에게 보안유지를 하라고 철저히 이야기했는데, 어느 위원이 순위까지 언론에 밝혔는지 알 수 없다”며 “난감하다”고 했다.

임원추천위원회는 거제시 추천 2명, 거제시의회 추천 3명, 공사 추천 2명을 합쳐 7명이다. 임원추천위원 7명은 신임생 전 거제시의원, 옥기종 전 거제시 국장, 강성구 거제대 교수, 김복희 전 거제시의원, 우승태 농협 거제시지부장, 도현래 공사 비상임이사, 박선미 팔선루 대표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한 거제시의원은 “임원추천위원이 순위를 밝힌 것은 크게 잘못됐다”며 “공사 사장 임명권자인 변광용 시장은 추천된 2명 중 누구든지 임명할 고유권한을 가지고 있다. 순위가 공개된 것은 변광용 시장에게 임원추천위원회에서 매긴 점수대로 공사 사장을 뽑으라는 무언의 압력이 될 수 있다. 권순옥 전 농협장에 우호적인 위원이 순위를 의도적으로 흘린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공사 사장 임명권자인 변광용 거제시장이 2명 중 누구를 공사 사장으로 선임할지 시민의 시선이 쏠린다. 변광용 시장이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임명을 거부할 지도 지켜볼 일이다. 

기사 게재 후 독자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1위 권순옥, 2위 이영춘’으로 조직적으로 문자메세지를 보냈지 않았나 하는 의혹이 제기된다는 제보다. 익명의 제보자는 자기도 “직접 문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측근들이 권순옥을 기정사실화할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권순옥 추천자는 지난 3월 13일 장승포 농협장 선거에서 낙선한 인물이다. 뜻있는 한 시민은 본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와 “선거가 끝난 지 3개월도 안됐다. 8년 동안 자기가 관리한 단체 조합원으로부터 불신임을 당했다. 거제시가 수백억원을 출자한 공기업 수장에 그런 사람을 추천한 임원추천위원회가 정상적인 판단 능력을 가졌다고는 보기 어렵다. 의심스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거제경찰서는 공사 사장 추천과 관련해 임원추천위원회 위원 인적 사항 파악 등 자료 수집에 나서고 있어, ‘로비 의혹’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보인다.<기사 일부 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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