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포대첩 축제'도 좋지만, '제전(祭典)' 의미도 충분히 담아야
'옥포대첩 축제'도 좋지만, '제전(祭典)' 의미도 충분히 담아야
  • 거제인터넷신문
  • 승인 2019.06.07 15: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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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5월 7일 옥포승첩, 5일 뒤 12일 거제읍성 함락당한 '치욕'
427년 지났지만,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담긴 의미는(?)
▲ 거제시청 전경

거제시는 지금까지 56번 개최한 ‘옥포대첩 기념제전’을 올해는 ‘제57회 거제 옥포대첩 축제’로 이름을 바꿔 오는 14~15일 개최한다.

주된 행사 장소도 옥포중앙공원에서 옥포수변공원으로 바꾸었다. 행사 주관도 공모를 거쳐 거제문화원에서 거제문화예술재단으로 변경했다. 예산도 지난해 1억8,000만원에서 5,000만원 늘려 2억3,000만원이다.

거제시는 “그 동안 많은 고민과 의견수렴을 통해서 임진왜란 역사와 의미를 살리면서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역량을 쏟았다”며 “축제명에서부터 거제 옥포가 육·해상 임진왜란 첫 승전지임을 크게 부각시키는 한편, 정(靜)적인 제전(祭典)의 행사명을 동(動)적인 축제(祝祭)로 변경하였다”고 밝혔다.

거제시가 그동안 시민과 관광객에게 ‘외면받았고 다소 형식적이었던’ 옥포대첩 기념 제전을 거제 옥포대첩 축제로 변화를 꾀한 것은 행사의 평가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한 단계 발전’으로 볼 수 있다. 거제시가 보도자료에 ‘환골탈태(換骨奪胎)’라는 용어까지 쓰면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름을 바꾼 만큼, 내용에서도 질적 변화가 수반되기를 바란다.

옥포대첩을 ‘제전(祭典)’에서 ‘축제(祝祭)’로 바꾸어 개최하더라도 거제시민이면 잊지 말아야 할 역사적 사실(史實)을 늘 되뇌이면서 행사를 가져야 할 것이다. 왜 지금까지 옥포대첩기념 제전으로 다소 정(靜)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기본인식이 전제돼야 한다.

임진왜란 첫 승첩(勝捷)인 옥포대첩은 분명 ‘축제’가 맞을 것이다.

1592년 5월, 왜군은 옥포만에 왜선 30여 척을 정박시켜 놓고, 육지(거제)에 상륙해 재물을 노략질하거나 재산을 뺏는 분탕(焚蕩)질을 자행했다. 조선수군은 판옥선(板屋船) 24척, 협선(挾船) 15척, 포작선(鮑作船) 46척, 모두 85척을 앞세워 1592년 5월 7일 낮에 왜군을 공격했다. 당황한 왜군은 6척을 앞세워 해안을 따라 도주하기 시작했다. 아군은 이를 포위하고 맹렬하게 포격을 가해 왜선 26척을 격파했다. 미처 배를 타지 못한 왜적은 육지로 달아났다.

여기서 ‘포작선(鮑作船)’과 ‘왜적이 육지(陸地)로 달아났다’에 사실(史實)에 시선을 집중해야 한다. 포작선은 바닷물 속에 들어가 조개•미역 따위 해산물을 채취하거나 국가의 각급 제사에 쓰는 어포(魚鮑)를 떠서 소금에 말려 진상하는 신역(身役)을 담당한 사람들이 사용하던 배로 풀이하고 있다. 포작간선(鮑作干船)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아 소금에 절이는 일을 하는 데 사용되는 어선을 지칭한다. 포작선과 포작간선은 어선(漁船)이다. 포작선에 승선한 사람들도 조선수군(水軍)이 아니라, 조선시대 어민(漁民)일 가능성이 높다. 옥포대첩에 참가해 승전고를 함께 울린 조선인(朝鮮人)은 민초(民草), 어민도 상당수 차지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왜적이 육지로 달아났다’의 그 육지(陸地)는 바로 거제를 말한다. 왜선을 잃고, 육지로 도망친 옥포해전의 패잔병인 왜군(倭軍)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거제읍성인 ‘고현성’을 지키던 관군(官軍)은 진주성 방어를 위해 모두 빠져나갔다. 관군(官軍)이 아닌 유림(儒林)들이 고현성을 지켰다. 왜군들은 ‘이때다’며 5월 8일 송정고개를 넘어 고현성을 공격했다. 닷새만인 5월 12일 고현성이 왜적에게 함락당했다.

신현읍지(新縣邑誌)에는 “왜적들은 기세가 등등하여 재산을 약탈(掠奪)하고 반항(反抗)하는 자는 죽이는 등 악랄(惡辣)한 행동을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었다”고 기술(記述)하고 있다.

국가적으로는 옥포대첩이 임진왜란 첫 승첩이다. 그리고 축제가 맞다. 하지만, 닷새 뒤 지금의 거제시청이 있는 거제읍성은 처절하게 패배했고, 고현성은 함락당했다. 거제는 5월 12일은 처절한 패배의 날이다.

▲ 신현읍지 역사 기록

지금까지 ‘옥포대첩 기념 제전’으로 이름을 정해 행사를 개최한 것은 ‘성대히 개최하는 행사’의 뜻인 제전(祭典) 외에도, 임진왜란 당시 도륙(屠戮)당한 민초(民草)의 원혼을 달래는 ‘제사의 의식’인 ‘제전(祭典)’ 의미도 담겨 있었을 것이다.

왜군과 첫 일전을 앞두고 여러 장수, 수군, 어민들은 긴장했을 것이다. 이순신 장군은 전쟁에 앞서 여러 장수들에게 “‘물령망동 정중여산(勿令妄動 靜重如山)’해라”고 호령했다. ‘아무 분별없이 망령되이 행동하지 말고, 산처럼 진중하게 처신해라’고.

지금 옥포만(灣)에는 임진왜란 때보다 더한 ‘엄중함’이 감돌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문제 때문이다. 임진왜란 때 거제읍성을 함락한 왜군과 지금의 현대중공업은 본질은 같은지, 아니면 틀린지 혼돈스럽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거제시민의 마음은 착잡하다. 옥포만의 대우조선해양을 점령하게될 가능성이 높은 현대중공업이 송정고개를 넘어 또 한번 거제시청과 거제시민을 점령하는 ‘점령군’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祈願)한다.

57회 거제옥포대첩 축제가 갖는 역사적 의미는 간단치 않다. 축제 관계자들은 ‘정중여산(靜重女山)’ 심정으로 축제를 준비하고, 마무리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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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인 2019-06-07 16:45:19
1592년 5월 이후 427년 만에 다시 이는 옥포만의
긴장감
그 때는 왜국(일본)이 침략군이었지만
지금은 국내 동종 업계인 현대중공업이 침략군으로
옥포만의 대우조선해양을 접수하러 쳐들어 오고
있다
이를 막지 못하면 인정 사정 볼 것 없는 점령군의 전횡으로 옥포만는 물론이고 거제 전체가 깊은 수렁에
빠져들게 뻔하다
이것은 거제에 있는 기업 하나가 외지 기업에 흡수
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거제 경제를 떠받치는 큰 기둥 하나가 기울어지는
거제의 위기인 것이다
이에 거제시민 모두가 합심해 그들의 야욕을 저지
하여 옥포만에 또 다시 승전의 함성이 울리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