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늦게 뛰어든 전남 완도, 총리 등 '정치권 힘' 업고 유치 총력전
변관용 시장 "시민 도움 절실"…거제시의회 '대정부 건의문' 채택

거제인터넷신문은 지난 3월 19일 ‘논평’ 기사를 통해 “경남도‧거제시, 경남도의회・거제시의회, 경남도민, 거제시민, 거제시민단체 등의 적극적 관심만이 '거제 국립난대수목원'을 유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비 1,000억원에서 1,500억원까지 투자될 ‘국립 난대수목원 조성지’를 거제시로 확정짓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25만 거제시민이 집중력(集中力)과 총의(總意)를 모아야 할 때가 닥쳤다.

경남 거제로 가닥이 잡히던 ‘국립 난대수목원’ 조성지가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든 전라남도 복병을 만났기 때문이다. 국립수목원을 ‘완도(莞島)’로 뺏어가기 위해 전남도지사 출신인 이낙연 국무총리, 고건 전 국무총리, 전직 장관, 전 현‧직 정치인 등을 등에 업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라남도는 도립(道立)수목원인 ‘완도수목원’을 국립 수목원으로 변경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유치추진단 발대식도 가졌다.

거제시는 2010년부터 ‘난대수목원’ 조성 의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정부 예산 지원 등의 강력한 추진 동력은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산림청이 지난 12월 ‘제4차 수목원 진흥기본계획(2019~2023)’을 세우면서 ‘남부권에 난대수목원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경남도와 거제시는 이때부터 거제에 국립난대수목원을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발빠르게 준비했다.

거제 국립난대수목원 유치 대상지는 경남 거제시 동부면 구천리 산 96번지 일원 국유림 지역이다. 면적은 200~300㏊다. 국립난대수목원 조성 예산은 1,000~1,500억원으로 잡고 있다.

▲ 동부면 구천리 거제 국립난대수목원 조성 예정지(붉은 선 안, 구역계는 변경 가능성이 있음)

이에 반해 전라남도는 장흥 천관산, 강진 부용산, 해남 달마산, 완도수목원, 진도 지력산 등 5개 지역을 검토하다가, 이번달 9일에야 도립수목원인 완도수목원을 국립수목원 후보 대상지로 결정했다.

완도 국립수목원 유치위원인 박재순 광주전남발전협의회 회장은 지난 17일 언론 기고를 통해 “거제는 난대지역의 기후 조건을 갖추고는 있지만 난대상록활엽수림의 자연임상은 극히 빈약한 실정이다. 이미 난대림 군락이 조성돼 있는 완도와 비교하면 거제는 이제 나무를 심어 조성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며 거제지역의 가치를 폄하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식물계 권위자인 이성보 거제자연예술랜드 대표는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 거제 전체가 난대림 군락지다. 거제는 대한민국 어느 지역하고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 난대림 자연임상이 풍부하게 잘 갖춰져 있어 난대수목원 최고 적지다. 한마디로 거제는 난대림의 절대적 우위에 있는 지역이다”고 박재순 회장의 주장을 일축했다.

박재순 회장은 기고에서 “완도수목원이 비록 대도시에서 거리가 멀고 도립수목원이다보니 예산의 집중 투자가 부족해 관광객이 많지는 않지만 학술적으로는 매우 가치가 있는 수목원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완도수목원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실토하고 있다.

이에 반해 거제국립난대수목원은 거가대교로 접근할 경우 거제 국립난대수목원은 부산, 울산, 창원, 김해, 양산 등 800만 국민이 산림복지를 누릴 수 있다. 또 대전~통영 고속도로, 국도 14호선 등을 이용할 경우 충청권, 서부경남, 동부 전남에서 거제국립 수목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장차 건설될 남부내륙고속철도를 통해 서울 등 수도권 지역 2,000만 국민이 산림복지시설 ‘국립 수목원’ 이용이 한결 수월해진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27일 거제시의회 시정질문 답변에 앞서 난대수목원 유치 경쟁 진행 상황을 잠시 언급했다.

변 시장은 “김경수 도지사도 난대수목원 유치에 힘을 합쳤다. 무난하게 거제에 국립난대수목원이 유치가 될것이다는 밝은 전망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전남 완도군에서 뒤늦게 강력하게 유치전에 나섰다. 호남정치권에서 호남유치를 강력히 진행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상황이 많이 역전이 돼, 지금 박빙이다”고 밝혔다.

변 시장은 “산림청에서 거제나 완도 중 한 곳을 선정해 기획재정부에 넘겨야 하는데, 산림청에서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경남 거제와 전남 완도 두 지역을 기재부에 올려놓은 상황이다. 기재부에서 판단해서 결정을 해라. 이런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변 시장은 “지금까지 ‘맨투맨’ 형식으로 산림청장 등을 만나 거제 유치 필요성을 강력하게 호소를 했는데, 이제부터는 시민 여론전과 적극적인 언론 홍보가 필요함을 느끼고 있다. 거제시 차원에서는 여론 형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것이다. 거제시의회 차원에서도 같이 힘을 합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산림청과 기재부 등은 국립난대수목원 조성 후보지를 8월 중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이번달 안에 기본구상(안)을 마련하고, 전문가 자문, 7월 산림청 현장 심사, 적지 타당성 평가를 거칠 예정이다.

거제시의회는 변광용 시장의 ‘협조’에 발맞추어 28일, 제208회 정례회를 폐회하면서 ‘국립 난대수목원 거제 유치를 위한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했다.

거제시의회는 건의문에서 “경남 거제시 동부면 구천리 산림청 소관 국유림은 연평균 기온 14.3℃, 1월 평균기온 3.7℃로 전형적인 해양성 난대기후대로 미래 기후변화 대비 식물의 종 보전‧연구 및 식물산업화 연구기관 건립에 최적의 대상지이다”며 “그간 거제시에 대한 정부 차원이 산림휴양시설 투자가 부족했던 만큼 산림복지시설의 균형적 지원을 희망하며, 최적의 조건을 갖춘 거제시에 국립 난대수목원을 조성하여 줄 것을 25만 거제시민의 마음을 담아 건의한다”고 했다.

건의문은 대통령, 국회의장, 국무총리, 기획재정부장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산림청장에게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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