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행규 전 거제시의회 부의장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를 가진 나라였고, 한때 남미 GDP 1위 국이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점이 있었다. 바로 모든 산업이 석유에만 집중되었다는 것이 제일 큰 원인이었다.(약 96%/ 거제시 역시 조선 산업에 의존된 경제가 75% 이상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를 보유하고 있고, 마르지 않는 석유를 통해 나라가 살고 있으니 당연했다. 

베네수엘라 인구는 18년 기준으로 3,238만1221명이며, 인구의 약 70%는 메스티소이며, 20%는 순수 백인(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계 후손) 등이며 나머지 10%는 순수 흑인과 인디오가 차지하고 있다. 전체인구의 90% 도시에 사는 중남미지역에서 도시화율이 가장 높은 국가에 속한다.(거제시는 2018년 기준 도시화가 약 75%임.)

​‘조선일보와 자유한국당’ 등 일각에서 바라보는 “베네수엘라”는 전 대통령인 차베스부터 현재 대통령인 마두로까지 '포퓰리즘' 정책을 펼치기 때문에 베네수엘라가 오늘의 국가 부도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차베스 때까지만 하더라도 평생 마르지 않는 석유로 많은 돈을 벌어들였고, 그렇게 생각했으며, 경제에 커다란 타격이 없었다. 국민의 지지를 한 몸에 받았다.

2008년 금융위기도 고유가 덕분에 넘겼지만, 2013년 대통령이 마두로로 바뀌게 된다. 그러면서 2014년 후반부터 극적으로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이유는 2014년 초부터 전 세계 원윳값이 하락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바로 미국의 '셰일 가스 혁명' 때문이다. 

셰일 가스란 '퇴적암의 셰일이 형성하는 지층에 포함된 천연가스나 석유'를 일컫는 말로, 에너지 혁명으로 일컫는 말로 석유를 판매해온 나라들 입장에서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현재 미국에 저장된 셰일 가스는 18조㎥(전 세계 매장량 187조㎥, 전 인류가 60년을 사용할 수 있는 양)라고 한다. 현재 미국이 생산하는 셰일 가스는 1배럴 생산가공비는 약 32달러다. 사우디는 약 37달러, 베네수엘라는 약 67달러다. 

석유의 대체재가 나타나면 자연스레 석유의 가격이 내려가고 그러면 베네수엘라에 투자한 영국, 미국 등 세계적 석유자본(매판 자본 기업)이 자신의 이윤에 큰 타격이 나오기 때문에 미국의 셰일 가스로 옮겨 감으로 지금 베네수엘라에서는 석유수출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석유산업 외에는 다른 산업에 대한 준비를 역대 정권들이 하나도 하지 않음.) 이것이 두 번째 원인입니다. 그러니 국가 산업의 96% 이상을 석유에 의존한 베네수엘라는 정신적 혼란(붕괴)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셰일 가스 혁명'은 해양플랜트 산업의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거제시도 2014년 후반부터 시작된 '셰일 가스 혁명'으로 석유 가격은 자연스레 내려가면서 심해에서 석유를 생산한 영국, 미국 등의 세계적 석유회사들이 해양플랜트 발주를 중단했다. 이미 건조한 심해의 석유 시추용 시추선 선박을 가져가지 않고, 지금 거제에만 9척을 매달아 놓고 있다. 석유에만 의존하던 베네수엘라 경제처럼 해양플랜트 산업의 위기와 함께 조선 산업에 의존된 지역경제는 어려움에 부닥쳐 있다.

미국은 군사 대국으로 세계를 지배했다면 거기에 에너지로 세계 경제 제국주의와 패권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성장하는 중국, 러시아의 저항을 사전 차단하는 전략 아래 무역전쟁, 셰일 가스를 통한 유가 하락을 유도 러시아의 성장과 중국의 셰일 가스 개발, 일대일로 건설 저지를 노리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중국의 에너지 공급은 80% 해상에 의존하고 있다. 해상공급망 100%를 미국이 가지고 있어 중국은 “일대일로”를 건설로 유럽, 러시아, 중앙아시아, 동아시아 등 육로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임.)

미국은 세계 1위의 석유 소비국이다. (1일 소비량은 2,100만 배럴.) 그러나 2014년부터 셰일 가스의 생산으로 베네수엘라 등에서 수입해 오던 원유 수입을 중단하고 셰일 가스 등 오일 개발로 에너지를 수출하는 나라로 전환하여 지난해 기준 1일 1,000만 배럴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미국의 전략은 러시아가 고유가로 성장하는 것을 저지하고, 중국의 경제성장과 셰일 가스(31조㎥) 개발의 저지로 경제성장을 목조이기를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크게 보면 한·일 관계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경제제재에 얻은 3가지 교훈이 있다.

첫째, 수입을 너무 한 나라에 의존하면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이 소재와 첨단 부품을 한국으로 수출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는 당장 어려워진다. 완전 해결을 하는데 적어도 10년 이상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수출을 너무 한 나라에 의존하면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에서 한국 제품을 수입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는 당장 어려워진다. 이 역시 해소하는데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

셋째, 안보를 너무 한 나라에 의존하면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이 갑자기 생각을 바꾸면 한국의 안보는 당장 어려워진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우리로선 제일 큰 문제이기도 하고, 제일 풀기 어려운 문제이면서도, 가장 쉬운 문제이기도 하다. 모든 문제는 남북이 수교하고, 북미가 수교하면 수입의 문제도, 수출의 문제도, 안보의 문제도 동시에 해결되는 문제인데 가장 어려운 문제인 것은 절대적으로 미국에 달려 있다는 것이 문제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패권 전략을 유지하는 한, 일본이 아시아 패권을 위한 군국주의를 포기하지 않는 한 매우 어려운 문제가 되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수입도 다변화하고, 수출도 다변화하고, 안보도 다자 안보 시스템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그 중 하나가 자립경제, 자립안보다.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 이번 기회에 이렇게 해야 장기적으로 한국이 더 안전한 나라가 될 수 있다.

지금 한국의 식량 자급률은 28%밖에 안 된다. 만약 어떤 나라가 한국에 식량 수출 규제를 하면 한국은 매우 어려워진다. 식량도 최소한 30% 이상은 자급할 수 있는 국가 정책을 취해야 한다.

박근혜 정권도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듯이 남·북 간의 수교, 북·미 간의 수교 등을 조금이라도 앞당길 기회를 놓치면 곤란하다. 이를 방해하는 것은 불순한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국론 분열은 국민을 위한 길이 아니다. 지금은 정부와 여·야, 재벌과 중소기업이 따로 없다. 서로 정보와 기술과 정책을 공유하고 한반도를 둘려 싼 국제정세를 냉정히 간파하고 속으로, 속으로 하나하나 실행에 옮겨 나가는 지혜가 나라를 지키고 국민을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으로 “코끼리가 싸움해도 잔디밭은 망가지고, 코끼리가 사랑해도 잔디밭은 망가진다”라는 깊은 시름의 시대에 있다.

보호주의가 부활하고, 유럽과 중동, 동아시아에서 지정학 충돌이 일어나고 동아시아가 미·중·일 대결의 전장이 되면 수입은 일본에, 수출은 중국에,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는 한국의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에 우리는 와 있다. 여기에 에너지가 지정학적 패권주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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