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광용 거제시장 "현재는 고려치 않지만, 복합청사 조성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
전문가 "KTX 종착역인 여수역·강릉역은 고속·시외버스 환승 연계성은 '제로(0)'다"

"KTX 종착역에 고속‧시외버스를 통해 접근하는 ‘교통수단 연계성’은 거의 '제로(0)'에 가깝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음에도, 연초 여객자동차터미널 조성사업을 남부내륙철도와 연계시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오랜 진통 끝에 어렵사리 입지로 결정해놓은 ‘연초 여객터미널 조성 사업’을 남부내륙철도 종착역 입지 결정 문제와 연계시켜 ‘백지화시키겠다’는 물타기 전략은 아닌지 의구심을 자아낸다.

이같은 우려는 지난달 30일 열린 거제시의회 제210회 임시회 때 박형국 시의원의 시정질문과 변광용 거제시장의 답변에서 나타났다.

먼저 지난 3월 28일 거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거제지심포럼 남부내륙철도 토론회서 최진석 박사는 KTX 종착역이 있는 여수, 강릉지역 분석을 통해 KTX 이용객이 역까지 어떤 교통 수단을 통해 접근하는지를 발표했다.

여수‧강릉 경우 고속철도 역까지 접근하는 교통 수단은 택시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여수 54.9%, 강릉 44%다. 고속철도 이용객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보조교통수단으로 택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다음이 승용차다. 이에 반해 시외‧고속버스의 경우 여수(0%)‧강릉(1%)에서 매우 낮게 나타났다. 종착역 특징상 고속철도와 시외‧고속버스 이용객의 연계성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철도를 이용하는데 고속‧시외버스는 연계성이 없다는 이야기다. 고속‧시외버스 타고 와서 철도에 승차하거나, 철도역에 하차한 후 다시 고속‧시외버스를 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이용객과 KTX 이용객은 연계될 것이다’는 막연한 추측으로 KTX역에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을 함께 들여놓을 경우, 자칫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 큰 장애물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여수엑스포역과 강릉역에서는 역까지 접근 교통수단으로 고속·시외버스로 접근하는 이용객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30일 시정질문이 있었다. 박형국 거제시의원은 거제여객자동차터미널 이전 문제와 관련해 ‘거제시 향후 추진 방향 및 세부계획을 밝혀달라’고 물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간략하게 세 문장으로 답변했다.

변 시장은 “지난해 12월, 1차 사업제안 모집공고를 한 결과, 부산 소재 코스닥 지정 우량기업 1개 업체에서 의향서는 제출했지만 최종 사업제안서는 내지 않아 사업자 모집에 실패했다”고 했다.

이어 변 시장은 “진주시의 경우에도 2005년부터 우리 시와 동일한 도시계획시설사업으로 결정 추진하면서 2016년 5월 민간사업자와 두 번째 협약을 체결하였으나 협약 체결 이후 아직까지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변 시장은 또 “올해 10월에 예정인 2차 모집공고는 전국에 걸쳐 적극적인 홍보를 실시할 예정이다. 향후 민간사업자 모집과 터미널 공사 등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면, 우리 시의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하여, 본 사업의 추진 방법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이 직접 답변한 '간단한' 내용을 살펴보면 고속버스‧시외버스 등 거제여객자동차 터미널을 빠르게 옮기기 위해 거제시장 및 관련부서 공무원들이 그동안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또 전국에는 터미널 건립사업이 성공한 사례가 무수히 많다. 그럼에도 변 시장은 사업 진척이 느린 진주시 한 사례만 예시로 들었다. 성공한 사례보다는 사업진척이 느린 한 사례만 든 것은 터미널 이전 사업에 대한 변 시장의 ‘의지’를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어떠한 방법을 찾아서라도 여객터미널을 반드시 짓겠다는 강한 의지보다는 ‘되면 되고 안되면 그만이다’는 생각이 저변에 짙게 깔려 있음이 나타나고 있다.  

‘거제시의 여러 가지 여건 고려’, ‘추진방법 변경’ 등을 언급한 세 번째 문장 답변은 추상적 내용 답변이지만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남부내륙철도 건설 움직임에 터미널 이전 사업을 연계시켜 연초지역 거제여객터미널 조성사업은 '유야무야 없던 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추론케 한다. 변 시장의 의중은 박형국 시의원과 일문일답 과정에서 드러났다. 먼저 박형국 시의원이 “남부내륙철도 종착역이 결정되면 터미널을 다른 곳으로 이전할 계획은 있느냐”고 물었다.

변광용 시장은 “현재는 그런 계획은 없다. 단지 ‘KTX 역사와 터미널이 복합적으로 조성되는 것이 맞지 않느냐’ 여론들은 몇몇, 곳곳에서 저한테 전달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현재 고려 대상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변 시장은 ‘현재’는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상황변화에 따라서 입장도 바뀔 가능성이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일문일답에서 박형국 시의원은 터미널이 빨리 조성되기 위해서는 거제시 재정으로 기반시설은 해놓고 사업자를 모집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변광용은 시장은 “기반시설을 해놓는다고 해서 민자가 들어온다는 보장이 있느냐. 기반시설 해놓은 상태서 민자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재정으로 터미널을 지어라 요구가 나올 것이다”고 밝히면서, "사업도 불투명한 상태서 기반시설 시 재정 투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요지 답변을 했다.

박 의원의 계속된 질의에, 변 시장은 연초면민 여론을 의식한 듯 “연초터미널은 행정의 일관성도 중요하기 때문에 아직 바꿀 그런 단계는 아니다”고 전제하면서도 “결정된 것이라고 해서 끝까지 가야 된다는 부분도 (필요에 따라서는) 방향수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변 시장은 이어서 “KTX역사하고 터미널하고 복합으로 조성하자는 여론에 대해서 박 의원 생각은 어떤가. 다수의 시민들은 그런 이야기를 한다. 'KTX역과 시외버스터미널이 복합적으로 한 곳에 들어서야 시너지 효과가 있지 않느냐 맞지 않느냐'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미 연초터미널이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돼 있어 민감한 문제이기도 한데 상가 수익, 거제관광 발전을 이야기하면 지역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감하게 박 의원이 ‘연초가 아니어도 좋다. 그러면 버스 터미널이 빨리 지어지기 위해서는 KTX역하고 터미널을 같이 지을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보자’고 통 크게 말씀하셔야 (기반시설을 거제시에서 부담하라는 주장에) 더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KTX역과 여객터미널을 연계시키겠다는 변 시장의 의도를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답변 내용이다.  

한편 이날 박형국 의원은 연초고향의 강 사업 때 토지수용가 1평당 175만원을 거론하면서, 터미널 부지 호가(呼價)가 200만원, 250만원 거론되고 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묶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을 의향은 없다고 답변했다.

여객터미널 조성 전체사업부지 면적은 8만6,743㎡(2만6,240평)다. 해당사업지는 농업진흥구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이 변경됐다. 농업진흥구역일 때 기준 삼아 토지가를 감정을 하느냐, 아니면 일반상업지역으로 감정을 하느냐로 나뉠 수 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보상액을 산정할 경우에 해당 공익사업으로 인하여 토지 등의 가격이 변동되었을 때는 이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 이는 용도지역이 변경된 일반상업지역이 아닌 농업진흥구역일 때를 기준으로 해서 감정가가 결정된다는 의미다.  토지 감정은 호가(呼價)와는 별개라는 이야기다. 

▲ 거제여객터미널 이전 예정지는 용도지역이 일반상업지역이다. 터미널 외에도 부대시설과 편익시설이 들어설 수 있다.
▲ 거제여객터미널 이전예정지

또 박 의원은 “터미널에서 수입이 생기는 것이 없다. 민간 사업자가 터미널 옆에 시장이 들어선다는지, 큰 마트가 들어선다든지 상가가 들어서서 상가 임대료를 받는다든지 이런 것이 수입원이다. (그런데 연초 여객터미널은) 상가도 없다. 수입원이 없다. 노선이 유일한 수입원이다”고 언급했다. 이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다. 

연초 여객터미널 사업부지의 용도지역은 일반상업지역이다. 일반상업지역 건폐율 80%이하, 용적률 900%이하를 적용받는다. 여객터미널에는 주(主)시설 이외에도 ‘부대시설’과 ‘편익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상가가 들어갈 수 있다. 관련법과 규정 때문에 일반상업지역 건폐율과 용적률 적용에는 다소의 제약이 있을 수 있지만, 얼마든지 수익 사업이 들어갈 수 있다. 김해터미널이 복합상가식으로 건립돼 있는 것처럼, 연초 거제여객터미널도 ‘복합상가식’으로 건립이 가능토록 길을 열어 놓았다.

한편 박형국 시의원의 시정질문이 끝난 후 윤부원 시의원이 보충질문을 요청했다. 하지만 박형국 시의원이 윤 의원의 보충질문을 허락하지 않아, 윤 의원은 보충질문을 할 수 없었다. 이날 시의회 본회의 장에는 연초면 지역인사 몇 명이 참관했다.  

▲ 김해여객터미널 전경
▲ 김해여객터미널 내부 모습
▲ 김해여객터미널 승차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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