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월, 전체 인구 1,649명 줄었는데, 영유아·청소년·젊은층 4,195명 이탈
50, 60, 70대 중심 유입…1인·2인 세대 증가, 4인·5인 세대 큰 폭 감소

“요즘 어린이집, 유치원 원생을 찾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년에는 더 어려울 것이다. 젊은 세대와 영유아, 청소년들이 많이 빠져 나갔다. 또 주소지는 거제에 두고 있지만, 외지로 나간 부모 자녀들이 많이 있다. 아빠를 따라 나간 자녀들이 정착이 되면, 엄마는 여기 있는 아파트를 팔아서 갈 것이라고 한다. 젊은 세대와 자녀들이 거제를 빠져나가고 있는 것은 피부적으로 느낀다. 그래서 7세 자녀를 둔 엄마들이 다른 지역으로 가서 자녀를 초등학교에 안정적으로 보내고 싶어하는 부모들이 많이 있다.”

“다른 데 가서 자리를 잡을 수 있으면 거제를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한다.대도시에 나가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면 나가겠다는 학부모들이 많다. 젊은 사람들은 이제 조선업종은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거제에는 미래가 없다’는 이야기를 엄마들이 많이 이야기한다.”

최근 거제지역 모 유치원 원장이 기자와 만남에서 밝힌 내용이다.

9월 말 기준으로 거제시 내국인 전체 세대수는 10만1,530세대다. 또 거제시 내국인 인구는 24만8,469명이다. 올해 1월 말에는 내국인 전체 세대수는 10만758세대였다. 인구는 25만118명이었다.

9월 말 기준 내국인 세대수는 1월 말에 비해 오히려 772세대 늘어났다. 반면에 9월 말 기준 내국인 인구수는 1,649명이 줄었다. 인구는 줄었지만, 세대수는 더 늘어났다. 유치원 원장의 발언을 쉽게 수긍키 어려웠다.

하지만 거제시가 1개월마다 발표하는 ‘인구현황 보고서’ 중 ‘연령대별 증감현황’과 ‘세대별 인구현황’을 살펴보면 유치원 원장의 발언이 ‘맞는구나’하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

먼저 1월부터 9월까지 ‘연령대별 증감현황’을 살펴보자. 0~9세까지는 9개월 동안 1,173명이 줄었다. 10~19세까지는 466명이 줄었다. 20~29세까지는 537명이 줄었다. 30~39세까지는 2019명이 줄었다. 9개월 동안 영유아, 청소년, 젊은층이 거제를 빠져나간 인원은 4,195명이었다.

이에 반해 거제에 전입한 연령층은 중년, 노령층 중심이다. 40~49세는 34명, 50~59세는 749명, 60~69세는 1,151명, 70~79세는 446명, 80세 이상은 166명이 각각 늘어났다. 중년, 노령층이 증가한 인구수는 2,546명이다.

결국 9개월 동안 거제시 인구는 1,649명 준 것에 불과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영유아, 청소년, 젊은층이 거제를 더 많이 빠져나갔다. 대신에 중년층, 노령층이 인구 감소를 어느 정도 상쇄하고 있지만, ‘젊은층 거제 엑소더스’를 막지 못하고 있다.

▲ 올해 1~9월까지 연령대별 인구 증감 현황

두 번째 올해 9개월 동안 ‘세대별 인구현황’에도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9월 기준 전체세대수는 10만1,530세대로 올해 1월 10만758세대에 비해 772세 늘어났다.

9월 말 기준 1인 세대는 올해 1월에 비해 982세대 늘어났다. 또 9월 말 기준으로 2인 세대와 3인 세대는 1월에 비해 각각 660세대, 33세대 늘어났다.

반면에 4인 세대는 9개월 동안 588세대, 5인 세대는 217세대, 6인 세대는 80세대, 7인 세대는 18세대가 줄어들었다.

▲ 올해 1~9월 세대별 변화 추이

한 학부모는 “거제시 관계자들을 만나 ‘젊은 층과 자녀들이 많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지만, 시 관계자는 ‘앞으로 인구가 많이 늘어날 것이다’는 안이한 답변만 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거제시 인구정책 담당은 “이전부터 교육에 관심이 있었던 부모들이 외부로 많이 나갔다. 조선경기가 좋을 때는 많이 유입이 돼 역외유출자를 커버했다. 요즘은 경기가 안 좋다보니 젊은층 역외 유출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 청년 조례를 제정하고 있다. 청년일자리도 지원해나가고 있다. 청년 지원조례를 만들었다. 대학생, 신혼부부 전세자금 지원 등이 포함됐다. 청년층, 주거, 일자리, 복지에 대한 고민이 이미 시작돼 관련 조례를 입법예고했다. 일자리 정책부서는 일자리, 농업부서는 농업 각 부서에서 청년 정착을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 거제시가 전혀 안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반대식 전 거제시의회 의장은 “거제시가 방향을 잘 잡도록 하는 것은 거제시의회 의원 역할이 매우 크다. 그런데 지금의 거제시의회는 어찌된 연유인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고,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문제의 핵심을 파고 들고, 맥을 짚어내는 시의원이 한 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범준 거제정책연구소장은 “조선업에 거제시민 70%가 달려 있다. 정부가 조선업 관련 구조조정을 하고 재편을 하는 골자가 양적 규제다. 기본적으로 조선업이 과거와 같은 영화를 되돌리기는 불가능하다. 또 ‘뜬구름 잡는 평화도시’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거제에 계속 살면 거제가 이렇게 바뀔 수 있겠구나 기대심리,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결국 일자리도 없고, 미래도 안보이니 젊은이들이 거제를 떠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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