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개방까지는 '대통령·행정·시민의 응축된 노력' 높이 평가
시, 저도 관광개발 용역 발주했지만 예산 턱없이 부족

▲ 저도 전경

대통령 별장(청해대)이 있는 저도가 개방된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많은 관광객이 저도를 찾아 11월 하순까지 예약이 끝났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현재까지는 "흥행대박", 하지만, 앞으로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초기효과" 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벌써 큰 기대를 하고 왔다가 실망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코스와 볼거리는 단조롭고 시간은 부족하고, 두 번은 안 올 것이라 한답니다.

무엇보다도 안내판 특히 나무 이름표가 부실하고 스토리텔링(해설) 또한 특별함이 없다합니다. 동백나무 사스레피나무 등 섬 특유의 상록활엽수 숲, 푸조나무, 일본군 막사, 제1전망대, 대통령이 심은 나무 등 하이라이트는 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핵심 군사 보안 시설을 당장 개방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밖에 볼거리는 통크게 개방해야 합니다. 저도의 자연생태 그리고 인문환경에 관한, 제대로된 가이드북을 만드는 것도 필요합니다.

저도가 오랫동안 사랑받고 2차, 3차 방문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행정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문가그룹 지혜를 더해야할 것입니다. 우선 개방 100일 쯤에 중간 점검 및 평가회를 가질 것을 제안합니다.

아름다운 섬, 이야기가 넘치는 섬, 특별하지만 늘 겸손한 섬, 저도. 저도(I,m) 응원합니다.^^

산림전문가이기도 한 박정기 곰솔조경 대표가 최근 페이스북에 게시한 내용이다. 시의적절할 지적이다.

▲ 지난 7월 31일 문재인 대통령이 저도를 방문했을 때 해설을 하고 있는 박정기 대표

‘저도(猪島)’가 시범개방된 지 1개월을 넘겼다. 9월 17일부터 시작해 10월 16일까지 저도를 방문한 관광객은 8,400명이다. 8,800명이 예약해, 400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예약 취소율은 4%다. 하루 저도 입도 가능 인원은 600명이다. 월‧목요일 입도 불가, 기상악화 등으로 1개월 동안 절반인 15일만 운행한 셈이다.

1개월 동안 15일 운행을 기준으로 하고, 앞으로 입도가 가능한 11월, 내년 3‧4‧5‧6월 5개월 동안 최대 입도 가능인원은 4만5,000명 내외다. 내년 봄철에 기상 여건이 좋아 운행횟수가 늘어나도, 시범개방 동안 최대 관람 인원은 6만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12월 1일부터 내년 2월 29일까지 ‘해군군사시설 동계정비기간’으로 입도가 불가능하다. 또 내년 7월 7일부터 9월 7일까지 하계정비기간 동안도 입도가 안된다.

동계와 하계 기간 동안 해군군사시설 정비기간을 잡은 것도 앞으로 상생협의체 회의 등을 통해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동계 정비기간은 거제 시어(市魚)인 대구를 비롯해 물메기‧아귀 등 겨울 생선이 집중적으로 생산되는 시기다. 어민들의 어로 행위와 판매도 외포‧관포 등 장목 북부권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거제 ‘대구탕‧물메기탕‧아구찜’을 맛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저도 관광과 지역 경제 활성화 ‘두마리 토끼’를 같이 잡을 수 있는 좋은 시기임에도 눈앞에서 놓치게 된다. 또 하계 정비기간은 여름 휴가철이고, 거제 해수욕장이 운행되는 시기다. 관광객이 집중적으로 거제를 방문하는 시기임에도 ‘개점 휴업’을 해야 한다.

앞으로 상생협의체를 통해 ‘군사 시설 정비기간’도 조정해야 할 것이다.

저도가 시범개방되기까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 거제시 노력, 상생협의체 회의, 거제시발전연합회 등 정치‧행정‧민간이 힘을 합친 결과다. 지금까지 저도 개방에 노력한 사람은 ‘비전문가’들이었다. 그 동안의 노력은 높이 평가한다.

이제는 ‘전문가 그룹’에 맡겨야 한다. 적정 방문객 숫자 논의, 저도 가치 평가, 저도 역사 복원, 대통령 별장 스토리텔링, 역대 대통령 저도 방문 관련 자료 확보 및 전시 시설 마련, 저도 식생 연구 및 보존방안 강구, 산책로 정비 및 업그레이드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또 공공의 섬인 저도에 민간유람선 운행할 경우 맞닥뜨리는 문제를 종합적으로 면밀히 분석해 대안 마련하는 것도 시급하다.

거제시는 ‘저도 개방 및 관광개발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시작했다. 용역은 올해 말 완료할 예정이다. 용역의 과업 주요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저도 개방에 따른 안전하고 쾌적한 ‘저도 탐방’ 환경 조성과 저도 소유권 이전에 따른 명품 관광지 조성 경제적 타당성 검토이다.

용역에는 저도의 역사성과 대통령 별장을 포함한 콘텐츠에 기반한 개발 계획, 기존 인프라(장병 숙소, 콘도, 초소 등 군사시설, 인제 포진지, 탄약고 등 역사 유물, 식생, 동물 등 환경자원 등)를 최대로 활용한 섬 관광지 개발계획을 포함한 ‘저도 명품 관광지 조성 기본계획 구상을 담을 것이라고 했다.

또 용역에 지역경제 파급효과 및 경제적 타당성 분석도 할 것이며, 섬 관광지 조성 외국 선진 사례도 살펴볼 것이다고 했다.

거제시 행정과 담당공무원은 “용역에는 짧은 기간이지만 9월 17일부터 시범개방동안 드러나는 문제점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저도를 명품 관광지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기본 계획과 구상이 담길 것이다”고 했다.

하지만 용역 예산은 1,800만원이다. 1,800만원은 저도를 ‘남해안 해양 관광 중심지’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전문 용역’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용역보고서 책자 하나 얻는데 그칠 것이다.

전임 시장 시절 ‘차세대 산업단지 입지 조사 용역’에 4억원이 들었다. 경남도는 7억2천만의 예산으로 ‘전략 프로젝트 기본 구상 용역’을 하고 있다. 용역은 올해 말까지다. 기본 구상 용역에는 거가대교, 장목관광단지 등 주변 개발, 마산로봇랜드, 마산~거제 국도 5호선 연육교, 국도 5호선 거제~한산도~통영까지 연장을 하나로 묶어 ‘그랜드 비전 계획’이 담긴다.

거제시의회도 김정은 서울 방문 환영행사 5,000만원 배정, 수십억원의 남북교류협력기금 조성 등 시민 지탄을 받는 곳에 예산 승인을 해줄 것이 아니라 정작 필요한 곳에 예산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국방부(해군)측은 거제시의 저도 소유권 및 관리권 이관 요구에 ‘대체 부지’를 옵션으로 내걸었다. 이번 기회에 ‘대체 부지’ 조성에 들어가는 입지, 예산 등을 면밀히 조사해서, ‘득실’을 따져볼 필요도 있다.

저도 소유권 및 관리권을 완전히 이관받아, 저도를 명실상부한 남해안 해양 휴양지로 개발했을 경우 얻는 경제적 부가가치가 대체 부지 조성에 들어가는 비용보다 훨씬 크다는 용역 결과가 나온다면 ‘시민 공론화’ 과정도 필요하다. 대체 부지 조성에는 거제시 예산 외에도 국비 도비를 지원받는 방안을 찾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박정기 대표가 지적한 내용 중 “저도가 오랫동안 사랑받고 2차, 3차 방문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행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그룹 지혜를 더해야할 것이다”고 지적한 부분에 그 답이 있을 것이다.

▲ 저도에 자생하는 푸조나무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