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두 조선소 합병 세계 최대 조선소 탄생…중국 심사 호재
EU(유럽연합). 크루즈 조선소 ‘빅3’→'빅2' 재편에 제동…EU 심사 악재

▲ 중국선박중공업집단 조선소(왼쪽)와 중국선박공업집단 조선소 전경

전 세계적으로 조선소 인수‧합병 구조조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같은 추세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관문인 ‘기업결합심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중국은 지난 달 25일 중국 양대 조선그룹인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IC)과 중국선박공업집단(CSSC)이 합병을 승인했다. 합병 승인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에 달하는 세계 최대 조선소가 탄생한다. 새 국영 기업 이름은 중국조선집단(CSGC)이고, CSSC가 경영을 주도한다. 두 조선사가 합병 후 연 매출은 5080억 위안(약 86조원)으로 국내 조선 3사 매출 합계의 두 배를 웃돌게 된다.

선박 건조에 강한 면모를 보여 준 CSSC와 28개 연구소를 두고 설계에 집중하는 CSIC의 합병 성사로 중국 시장 시장에서 새로운 선박 주문 및 수리 계약 절반을 차지하고, 중국 해양조선 점유율을 장악하게 된다.

수주 잔량도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과 2위인 대우조선을 뒤쫓는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CSSC 수주잔량은 세계 시장의 11.5%를 차지하는 9250만DWT이며 CSIC는 602만DWT라고 밝혔다. 이 둘을 합치면 9852만DWT가 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수주 잔량 점유율은 21.6%가 된다.

현대중공업은 한국, EU(유럽연합), 카자흐스탄,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총 6개 국가 ‘기업결합 심사’를 거칠 계획이다. 카자흐스탄은 지난달 29일 합병을 승인했다. 중국·싱가포르·일본 등에서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EU의 경우 지난 4월부터 본 심사에 앞서 사전절차가 진행 중이다.

중국 정부가 자국 조선소 합병을 승인한 만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인수 기업결합심사 역시 우호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22일 중국에 대우조선 주식 취득 관련 기업결함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중국 정부는 120일간 한국 조선소의 인수합병이 글로벌 경쟁을 제한하는지 여부를 심사하게 된다.

한편 EU는 ‘크루즈선’ 건조 ‘빅3’ 중 두 곳의 인수‧합병에 브레이크를 걸고 나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EU 기합결합 심사’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탈리아 크루즈 조선사인 핀칸티에리는 지난 9월 25일 EU 인수위원회에 프랑스 아틀란틱조선소 인수계획을 접수했다. 이들은 독일의 ‘메이어베르프트’ 등과 더불어 크루즈선 제작의 ‘빅3’로 분류되는 조선사다.

유럽연합(EU)이 크루즈선 제작업계에서 ‘빅3’로 분류되던 두 업체의 결합은 “반독점법 위반이 우려된다”며 최소 90일에서 최대 5개월의 조사에 돌입했다. EU 인수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핀칸티에리와 아틀란틱조선소 간 합병에 심층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두 업체는 글로벌 크루즈 조선시장의 리더들”이라며 “크루즈 시장이 팽창하고 있지만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이들의 합병이 크루즈 업계의 경쟁약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조사 개시 이유를 밝혔다.

EU의 경우,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부터 진행 중인 사전 절차가 곧 끝나면,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본 심사 신청을 11월 중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내년 5월께 합병 심사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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