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가 둔덕기성 등 고려 문화 유적이 있는 둔덕면(방하리 550-1번지 일원)에 이른바 '고려촌'을 조성하려는 가운데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관련 용역 결과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서다.

시는 18일 '고려촌 조성 사업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용역 최종 보고회'를 했다. 이 용역은 앞서 3월 발주돼 그동안 기본 구상과 계획 수립, 사업 타당성 검토를 거쳐 최종 결과가 나왔다. 고려촌 조성은 변광용 시장 공약에 포함돼 있다.

용역을 맡은 한국지역정책기획원은 보고회에서 경제적 타당성 분석 결과 비용편익비(B/C)가 '0.71'로 사업 타당성이 낮다고 밝혔다. 용역 보고서에는 "국내 역사·문화를 주제로 한 시설 대부분이 대규모 투자 대비 수익성이 낮은 데다 직영이나 위탁 운영하면 적자 보전 금액이 점점 확대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역사문화테마시설 운영 사례로 '김해가야 테마파크' 경우는 635억원 투자해 조성했지만, 지난해는 관람객이 31만명 수준에 그쳤다. 수익금은 19억4,100만원에 불과했는데, 운영비는 46억3,400만원이 소요돼, 26억9,200만원을 '적자보전'해 줬다.

경북 고령군은 537억원 들여 '대가야 생활촌'을 조성했다. 입장객수는 올해 7만2,000명에 불과해, 수익금은 3억2,700만원에 그쳤다. 운영비 8억5,000만원이 들어가 5억2,300만원 적자가 생겼다.

애초 거제시는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는 고려 문화유산과 자연경관을 활용·연계해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개발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시 기대와는 달리 사업성·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전면적인 계획 수정·보완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용역사는 경제적 타당성을 높이고자 고려촌 조성 기본 방향으로 중간보고 때 나온 세 가지 대안 가운데 △둔덕면 역사 문화자원 중심 테마 개발 사업과 △고려 테마 빌리지(마을) 조성 사업을 절충해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역사자원 테마개발사업으로는 황제마차길 복원 및 조성사업 황제 벽화마을 조성 및 벽화 체험사업, 이색적인 조형물 설치사업, 고려마장마을 승마 및 황제마차 체험사업, 둔덕천 활용 관광자원화 사업, 포도 체험사업 및 명품화사업 등이다.  

'고려테마빌리지 조성' 주요 사업은 고려청자기와 정자 및 연못 조성, 고려 역사문화체험 공간 조성, 고려성곽 문루 형식, 고려 왕궁 만월대 회경전 공간연출 및 디지털 복원, 각종 체험시설 도입이다.

전체 사업비는 둔덕면 역사문화자원 중심 테마개발 사업에 21억4,700만원, 고려테마빌리지 조성사업에 69억원, 부지매입비 18억8,000만원, 용역비 및 기타 6억8,400만원, 연계활성화 사업비 11억5,700만원을 합쳐 127억6,800만원이다.  

용역사는 재원을 오는 2021년부터 4년간 연차적으로 투입해 사업을 진행하고, 고려촌 운영·관리는 제주 읍성민속마을과 순천 낙안읍성 등 국내외 사례를 근거로 민간 위탁(추진위원회-사단법인 설립 방식)이 타당하다고 제안했다.

용역보고회에 참석한 A인사는 "고려촌을 조성할려면 고려 역사 문화자원이 충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고려 의종 또한 폐위된 왕이다. 평양성 대동문과 비슷한 고려성곽 문루, 고려 왕궁터 '만월대 회경전' 등을 흉내내 만드는 '고려테마빌리지 조성사업'은 지역의 역사성이 전혀 담기지 않은 '모방사업'이다. 고려의 지역적 역사성이 담기지 않은 곳에 관광객이 과연 얼마나 올지 의구심이 든다"며 고려촌 조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변광용 시장은 "(용역 결과에) 고려에 대한 문화적인 지역 특성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며 "B/C를 굳이 따지면서 할 필요는 없다. 좀 더 검토하고 다듬어서 최종 보고서를 제출해 달라"고 말했다.<경남도민일보 이동열 기자 기사 일부 인용>  

<아래는 거제시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