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담당공무원, "용역보고서와 함께 거제시 의견 문서로 받은 적 없다"
시 도시계획과 "용역한 적 없고, 용역보고서 없다"…담당공무원 "구두로만 전달했다"

지난 20일 윤부원 거제시의원의 시정질문 과정에서 드러난 ‘남부내륙고속철도 거제역(驛)’ 문제가, 또 한번 ‘거제시 행정 난맥상’을 의심케하는 초특급 태풍이 될 전망이다.

▲ 변광용 거제시장

이날 변광용 시장 답변 요지는 “거제시의회에 보고하지 않고 내부용역을 거쳐 ‘거제역(驛) 거제시 의견은 상동, 사곡, 명진지역이다’고 이미 국토부에 의견을 제출했다”고 했다.

김태수 안전도시국장 또한 “(변광용) 시장님과 상의해서, 보고 드리고 도시관리계획 재정비 예산 중 일부를 사용해 용역을 수행한 적이 있다. 국토부에서 요구했을 때 우리 시에서 제시할 수 있는 자료가 있어야 되기 때문에 사전에 준비했던 사항이다. 오픈해서 하면 시끄러워질 수 있는 여지가 있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추진을 했다”고 밝혔다. 김태수 안전도시국장은 옥영문 거제시의회 의장과 ‘일문일답’ 과정에서 밝힌 내용이다.

옥영문 의장은 또 “의회도 모르게 내부적으로 한 용역 결과를 통해, ‘거제시가 생각하는 역사 위치는 사등, 명진, 상동이다’고 거제시 의견으로 국토부에 답을 준 것 아닌가”고 물었다. 김태수 국장은 “예. 그렇습니다. (의회도 모르게 한 것은) 정상적인 절차는 아니었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거제인터넷신문은 지난 20일 거제시의회서 있었던 시정질문 질의‧답변을 근거로 추가 취재를 벌였다. 핵심은 ‘용역보고서’ 존재 여부였다.

남부내륙고속철도 ‘예비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 발주부서인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 용역 수행부서로 언급한 거제시 도시계획과, 남부내륙고속철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거제시 기획예산담당관실을 상대로 추가 취재를 벌였다.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 천홍식 사무관은 26일 거제인터넷신문과 전화 통화에서 “용역보고서에 근거해 ‘거제역사(驛舍) 적정지는 사등‧명진‧상동 세 곳이다’는 거제시 의견을 문서로 통보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천 사무관은 단지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할 때 ‘거제 이런 곳을 검토해달라’고 요청을 한번 받은 적이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국토부에 요청할려면 근거가 있어야 될 것 아닌가. 근거도 없이 ‘여기를 해주세요’ 하면 이상하게 생각할 것 아닌가”라는 기자 질문에, 국토부 천홍식 사무관은 “그렇죠. 우리는 나름대로 용역을 해 가지고 위치를 정할 것인데, 그런 것도 없이 ‘어디를 해달라’고 하면 우리가 들어줄 수 없는 것 아닌가. 용역이라고 하면 이용객이 가장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인지, 환경을 봐서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경제성은 어느 정도 담보가 되는 건지, 편의성은 어느 정도 있는 건지 종합적으로 검토를 할 것인데. 만약 거제시에서 용역을 했다면 그런 것을 바탕을 해서 용역을 했을 것 아닌가. 거제시의회서 그런 답변을 했다고 했다면 거제시에 근거가 있을 테니까, 거제시에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박원석 거제시 도시계획과장은 24일 “도시계획과에서는 역사(驛舍)가 거제 어느 지역에 결정되면 역세권 배후는 도시지역으로 하든지 조정을 해야 된다. 관리계획을 해야 된다. 그런 차원에서 용역을 하다가, 남부내륙고속철도 예타 면제사업으로 발표된 후 용역을 중단해놓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변광용 시장과 김태수 국장이 의회서 말한 내용은 어떻게 된 것이냐. 윤부원 시의원한테 용역보고서를 준다고 했는데”라고 묻자, 박 과장은 “말이 잘못됐다. 용역을 추진하다가 용역을 중지시켜 놓고 안하고 있는데, 용역보고서가 어디 있느냐. 용역보고서는 없다”고 했다.

남부내륙고속철도를 담당하고 있는 거제시 부서는 기획예산담당관실 ‘고속철도TF담당’이다. 차정명 담당 주무관은 26일 “직접적으로 용역을 한 것은 없다. 경남도나 국토부에 공식적인 문서로 의견을 전달한 것은 없다. 단지 구두(口頭)로 거제시민이 많이 거론하고 있는 곳은 ‘상동 사등 명진’이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 전부다”고 했다.

한편 지난 20일 변광용 시장과 김태수 안전도시국장이 한 발언이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쟁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범준 예비후보측은 24일 “거제시, ‘KTX 거제 역사 관련’ 의혹 즉각 해명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김 예비후보측은 “KTX 거제 역사 입지는 거제의 미래가 어떻게 설계될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실로 중요한 사안이다”며 “거제시가 시민적 공론화 과정이나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생략하고 밀실에서 비밀리에 거제역사의 위치를 선정하려는 의도나 움직임이 존재했다면 이는 실로 중차대한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예비후보측은 변광용 거제시장에게 공개 질의했다. 먼저 “이미 국토부와 경남도에 보고되었다고 보도된 거제시 공식 입장이 담긴 보고서는 존재하는가? 있다면 거제시민에게 공개해야 할 것이고, 없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 용역 내용이 거제시 공식 입장으로 상부 기관에 보고될 수 있었는지 밝혀라”고 했다.

또 “거제시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경남도와 국토부에 보고했다는 내용을 전면 백지화하고, 향후 시민 공청회 등의 시민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KTX 거제 역사의 위치를 정할 의향은 없는지 밝혀라”고 요구했다.<성명서 전문 아래 관련 기사 참조>

변광용 거제시장과 김태수 안전도시국장이 지난 20일 거제시의회 본회의서 한 주요 발언 내용은 아래 '관련 기사'를 참조하면 된다. 또 발언 전문은 거제시의회 홈페이지 링크 참조(http://www.gjcl.go.kr/CLRecords/Retrieval2/index.php?hfile=8A0110212032.html&daesu=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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