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우조선은 지역의 환경문제 해결에 나서야"

▲ 최재룡 기자
요란한 소음을 내는 중장비가 뿌연 흙먼지바람을 일으키며 문전옥답 등 삶의 터전 대부분을 종횡무진 밀어대고, 하루아침에 정다운 이웃은 이별을 고하며 이삿짐을 싸는 가운데, 조선소가 아주에 터 잡고 일어선 지가 벌써 40여 년이란다.

대우조선해양은 굴곡 많은 짧지 않은 세월동안 온갖 어려움을 헤쳐 나오면서 당당하게 홀로서기를 하여 세계 굴지의 조선소로 거듭났고 그 명성 또한 이어 가고 있다.

그래서 대우조선해양은 국가 경제는 물론이고 거제 발전의 한 축이자 버팀목으로 거제의 대명사요 보배이다.

특히 바다를 잃어 관광객이 찾아올 곳 하나 없고 조선소 말고는 내세울 것이 없는 아주동민에게는 조선소는 자랑이고 자긍심이며 삶 그 자체이다.

거기에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높아진 위상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달에는 700억 원이라는 큰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천안함 함수 인양작업에 참여하여 온 국민의 뜨거운 지지와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앞으로도 국가와 사회를 생각하는 기업으로 헌신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정작 바로 곁에 있는 아주동민이 체감하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사랑과 신뢰 온도는 미지근하다 못해 매우 차갑다.

거기에는 그럴 만한 원인과 이유가 있다.

바로 공해 등 환경문제이다. 아주동민은 그동안 페인트 분진, 소음 등 환경문제에 대한 피해보상과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여태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페인트 분진피해는 자동차소유자는 물론이고 조선소 근로자는 다 아는 사실로 과거에 딱 한차례 대우조선해양이 비용을 부담하여 자동차에 눌러 붙은 페인트를 제거해 준 적이 있다고 한다.

아주동민은 그러면서 자동차소유자는 지금도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자동차 앞 유리에 눌러 붙은 페인트 분진만큼은 테이프 등으로 제거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게다가 아주는 조선소 탓에 바다를 잃었다. 천혜의 자연환경인 바다 쉼터를 빼앗긴 아주동민의 아픔과 상처, 그리고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없는 그 답답함과 압박감을 누가 무엇으로 치유해 주고 있느냐고 아주동민은 하소연한다.

오히려 아주동민은 페인트 분진 등 공해로 늘 마시는 공기마저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가 겹쳐, 가슴이 꽉 막히는 답답하고 억눌리는 삶을 오랜 기간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아갈 것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아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인연을 맺은 지가 어언 40대 불혹의 나이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환경문제를 외면해 온 대우조선해양의 철모르는 쌀쌀한 봄기운 같은 미온적 태도에 아주동민은 벙어리 냉가슴 앓듯 원성과 불만만이 켜켜이 쌓여, 이제는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상찬 아주동 번영회장은 이에 대해 “그동안 대우조선해양과 문제해결을 위해 수차례 만났지만, 대우조선해양이 책임 있는 확답 없이 궁색한 변명으로 어물쩍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더는 미룰 수가 없다. 반드시 공개적이고 적극적인 방법으로 환경문제를 해결 하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시의원을 비롯한 도의원, 시장, 국회의원은 더는 침묵으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적극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아주동은 동민 대부분이 대우조선해양 근로자이거나 직·간접적으로 대우조선해양과 관련이 있어 ‘한 지붕 한 가족’일 수밖에 없다고 아주동민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따라서 진정으로 대우조선해양이 아주동민 아니 대우가족인 이웃의 고통을 함께하는 기업이라면 갈등의 도화선인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어야 한다.

아주동민은 물론이고 대우조선해양을 사랑하는 사람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대화로써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데도, 결국 사회적 갈등으로 몰고 가는 잘못을 범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대우조선해양이 잊지 말았으면 한다.

천안함 함수 인양으로 온 국민의 뜨거운 사랑이 식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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