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헌‧당규' 이현령 비현령(耳懸鈴鼻懸鈴) 해석, 김해연 '쫓아내기'
중앙당 검증위원회 판정 번복토록 영향력 행사한 후보는 '누구일까(?)'

▲ (왼쪽부터 김해연, 문상모, 백순환, 이기우). 김해연 예비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문상모, 백순환, 이기우 예비후보가 남았다.

더불어민주당의 김해연 전 도의원 ‘쫓아내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설 명절’ 민심 향방(向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당인 민주당에서 당헌‧당규를 ‘이현령 비현령(耳懸鈴鼻懸鈴), 즉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으로 해석해, 정치인의 진로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민주당 중앙당에서 ‘김해연 전 도의원 예비후보자 자격 적격 판정’을 번복토록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은 거제 민주당 예비후보 중 ‘누구일까’, ‘배후 세력은 어떤 세력일까’에도 이목(耳目)이 집중되고 있다. 검증위원회의 검증 과정 '단순 실수'로 볼 수 있지만, 석연찮은 점이 너무 많다.  

또 ‘김해연 쫓아내기’가 민주당 어느 특정 후보 공천 가도에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첫 번째 희생양이며, 나아가 민주당 예비후보 중 ‘제2 희생양’도 곧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지역 정가에 회자되고 있다.

민주당 소식에 밝은 한 관계자는 "민주당 거제 여러 분파 중 어느 분파가 중앙당 주요 당직자와 가까운지는 이미 다 알려져 있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민주당 ‘검증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7일 예비후보 등록에 앞서 출마 예상 후보들의 ‘예비후보자 등록 자격 여부’를 심사했다.

김해연 전 도의원은 그 당시 문자 메세지를 받았다. 민주당은 ‘예비후보자 자격 적격 판정 안내’ 문자 메시지를 통해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 김해연 님은 우리당(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로 활동하기에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내렸습니다.(적격판정)”며 “이에 관할 선거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하시기 바랍니다.”고 통지했다. 김해연 전 도의원은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17일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해, 예비후보 선거운동을 벌였다.

그런데 김 전 도의원은 지난 6일 또 한 통의 문자 메세지를 받았다. 이번에 받은 문자메세지는 ‘예비후보자 부적격 판정 안내’였다.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 김해연 님은 우리당 예비후보자로 활동하는 부적격하다는 판정을 내렸습니다.(부적격 판정)”며 “특별 당규에 의거, 후보자님의 범죄사실은 ‘예외 없는 부적격’ 사유에 해당됩니다. 별도의 이의신청이 불가함을 통보드립니다. 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 등록을 철회해주시기 바랍니다”고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 민주당 중앙당 검증위원회서 김해연 전 도의원에게 보낸 '적격', '부적격' 문자메세지

김 전 도의원은 중앙당에 이의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3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서 ‘6개월 당원권 정지’ 결정을 내렸다. ‘민주당 후보로는 이번 총선에 나설 수 없다’는 사형선고를 내렸다.

김해연 전 도의원은 13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무소속’으로 소속 정당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지역에 알려지자, 지역 정치권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대우조선 노조 정책실장을 역임하고, 민주당 백순환 예비후보 최측근인 양현모 전 실장은 14일 이번 일을 안타까워하는 장문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양현모 전 실장은 “오늘(14일) 김해연 예비후보의 출판기념회에 다녀왔다”고 서두를 꺼내면서 “대우조선 근무 중에는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서 함께 투쟁하며 동고동락을 해온 동지적 관계였고, 지난 대선 전에 비슷한 시기에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서 시의원 보궐선거에서 힘을 합쳐서 승리로 이끌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양 전 실장은 “당시만 해도 당원 한 명 확보하기가 참으로 힘들 정도로 척박한 상황이었고,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더불어민주당을 지키고 일으켜 세웠다”며 “시절이 좋아지다보니 당에 사람이 넘쳐나고 사람 중심으로 계파가 생기고 ‘이편저편’ 나뉘어져 꼴사나운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고 직설(直說)했다.

양 전 실장은 “‘김해연 예비후보에 대한 6개월 당원권 정지 처분’ 결정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중앙당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탈당 사태를 만드는 것은 향후 본선에서 한국당과 경쟁해야 할 우리당 입장에서 볼 때, 올바르고 합리적인 결정이라 볼 수 없다. 또한 김해연 예비후보가 거제를 위해 노력하고 힘쓴 부분은 거제시민이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며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의 큰 자산임에 틀림없다”고 탈당을 아쉬워했다.

그는 “‘허탈함을 금할 수 없다’는 분들의 마음과 함께 한다. 출판기념회 책 제목처럼 정녕 ‘동행’할 수 없는 것인가.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 양현모 전 실장 페이스북 글

김해연 전 도의원은 지난 2014년 거제시장 선거에 출마해, 3만7,973표(38.85%)를 획득하는 저력을 보였다. 김해연 전 도의원을 지지하는 세력이 앞으로 민주당 후보 결정 경선에 어떤 후보를 ‘선택적으로 지지’하느냐에 따라 민주당 경선 판도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해연, 백순환 예비후보의 주 지지층이 대우조선해양을 중심으로 한 ‘노동자’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간에는 최근 사소한 문제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모 후보측에서 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 ‘여론조사’에서 백순환 예비후보를 빼고 여론조사를 해, 반감을 샀다. 사진 한 장을 문제삼아 백순환 예비후보가 선관위에 고발당했다.

또 장평동 유림노르웨이숲아파트 상가에 백순환 예비후보가 후보자 사무실을 먼저 입주했다. 이기우 예비후보도 같은 건물에 입주했다. 이기우 예비후보측에서 현수막을 더 크게 걸었다. 백순환 예비후보측에서 “같은 당이지만 정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기우 예비후보측에서는 뒤늦게 현수막을 철거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상모 예비후보는 지난 9일 "김해연, 백순환, 이기우 예비후보에게 아름다운 경선으로 희망의 정치를 하자"며 ‘원팀구성 제안’ 기자회견을 했다. 백순환 예비후보는 “예비후보자가 한 자리에 모여 ‘원팀’ 구성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를 하자”고 응답했다. 김해연 후보 탈당으로 인해, 문상모 예비후보의 원팀 구성 제안도 호응도가 반감됐다.

거제지역에 정치세력을 탄탄히 구축하고 있는 권민호 전 거제시장측의 움직임도 민주당 경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권 전 시장은 당초 이기우 예비후보를 ‘측면지원’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권 전 시장은 최근 거제인터넷신문과 전화 통화서 "발을 뺐다"고 말했다. "이기우 후보를 측면 지원하고 있는 또 다른 정치 세력에 대한 ‘불만’이 '발을 뺀' 가장 큰 이유이다"는 심경을 밝혔다. 

2012년 국회의원 선거 때는 그 당시 대세였고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붉은 물결'이 거가대교를 넘지 못했다. 무소속 김한표 후보가 ‘동정표’을 등에 업고 당선됐다. 다가오는 총선은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다. 그렇다면 이번 총선에서 거제시민의 민심 향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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