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서 "민주당 중앙당에서 출마하지 않으면 공공기관에 자리를 하나 주겠다" 폭로
선관위 조사에서 "기자들이 확대해석했다"…녹취록 사실관계 파악 충분히 가능

▲김해연 무소속 예비후보

오는 4월 15일 국회의원 선거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해연(53) 예비후보는 21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후, 선관위에 무소속으로 당적을 바꾼 이후 첫 기자회견이다.

이날 기자회견 첫 이슈는 민주당 예비후보자 등록 ‘적격 통보’에서 지난 6일 ‘예비후보자 등록 부적격 통보’로 바뀐 전후 사정에 대한 기자 질문이 집중됐다.

김해연 예비후보는 “예비후보 등록 전에 4차례에 걸쳐 정밀 검증을 이미 다 받았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어 예비후보로 등록해 활동했다고 밝혔다.

김 예비후보는 “그런데 1월 6일 문자메세지로 ‘예비후보자 자격 부적격 통보’를 받았다. 부적격 사유를 밝혀달라고 중앙당에 내용증명 우편을 보냈지만, 13일 민주당에서 ‘당원 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내렸다”고 했다.

‘당원 자격정치 6개월 처분을 받았으면, 예비후보 자격 심사에 ‘허위서류’를 제출했거나, 당원으로 활동할 때 ‘징계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일이 있었느냐‘ 한 기자가 묻자, 김 예비후보는 “전혀 그러한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중앙당에 이의신청을 한 일이 있을 수도 있는데’라고 묻자, 김 예비후보는 “이의신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의 모 인사가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민주당) 출마자와는 상관이 있다. 누구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누구인지는 아느냐’고 되묻자, 김 예비후보는 “예”라고 답했다.

아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보 매수 시도 의혹’과 관련해, 기자들과 김해연 예비후보 간에 질의‧답변 ‘녹취록’이다.

기자 : 김해연 예비후보는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후, 14일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보냈지 않느냐. 그 이후에 더불어민주당이라든지, 더불어민주당 관련된 인물이 김해연 후보를 회유하기 위해서 어떤 조처가 있었느냐.
김해연 : 말씀 드리기 곤란하다.
기자 : 있었습니까? 없었습니까?
김해연 : 사실 좀 있었다.
기자 :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김해연 :
공기업에 자리를 줄테니 거기로 가라.
기자 : 더불어민주당 관계자입니까? 제3자 입니까?
김해연 : 그거는 좀 밝히기가 그런데. 중앙당에 있는 관계자라 생각하면 된다.
기자 : 중앙당 관계자인가?
김해연 : 예.

다른 기자 추가 질문

기자 : 회유와 관련해서, 중앙당에서 공사 자리를 주겠다. 전국적인 이슈가 될 사안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회유를 했느냐.
김해연 :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뭐하고,
출마하지 않으면 공공기관에 자리를 하나 주겠다. 이 정도의 언급은 있었다. 누구라고 말은 못하겠다.
기자 : 몇 분이 그리 했느냐.
김해연 : 한 명.
기자 : 거절했고.
김해연 : 거절했다. 2010년 시장으로 양보하라고 해서 양보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그렇게 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기자 : 1월 6일 부적격 판정 통보를 받은 이후인가, 그 전부터 나온 이야기인가.
김해연 : 그 전부터 나오기도 했고, 그 이후에도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금방 나온 이야기는 부적격 판정 이후에 나온 이야기다.
기자 :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후에 나온 이야기죠.
김해연: 예.
기자 : 제안받은 구체적인 자리가 무슨 자리였나.
김해연 : 그거는 말하지 않았다. 공기업 자리 하나 줄테니까 그냥 출마하지 말아라. 그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기자 : 제안한 사람이 (당내에서) 역량이 있는 사람입니까?
김해연 : 생각에 따라 다른데,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의 자리를 만들만한 역량은 있다고 생각한다.
기자 : 총선을 완주하지 않으면 큰 의심을 받겠다. 보통 문제가 아니다.
김해연 : 끝까지 완주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섰다.

기자회견 후 거제시 선관위 등 선관위 관계자들은 김해연 예비후보를 불러 ‘후보자 매수 시도 의혹’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해연 예비후보는 선관위 관계자들에게 “‘총선불출마 조건, (민주당) 중앙당으로부터 공기업 자리를 제안 받았다’는 일부 언론보도는 기자들이 확대해석했다”며, 김 예비후보는 사실관계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자들과 김해연 예비후보와 질의 답변 ‘녹취록’에서 알 수 있듯, 김해연 예비후보의 발언을 ‘기자들이 확대해석했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기자회견 후 정치권에서 김해연 예비후보에게 또 다른 모종의 조처를 취했는지, 김해연 예비후보는 한발 물러서는 형국이다.

설 명절을 앞두고, 이번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 예비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2017년 3월 21일 민주당의 요청으로 입당한 이후 22개월 동안 민주당의 정권 창출과 거제 지역의 민주당 세력 확장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며 “집안의 경사가 있으면 죄인도 처벌을 늦추고 경사(慶事)를 치르게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치에 뛰어든 후 처음으로 출판기념회를 여는 사람에게 하루 전에 징계를 내리는 무자비한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그는 “저에게는 잘못이 많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 그동안 김해연의 시행착오와 여러 가지 잘못을 시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가는 길이 순탄하지는 않겠지만, 담대하고 우직하게 거제시민만을 위한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했다.

김 예비후보는 그 동안 정치 역정(歷程)이 순탄치 않았음인지, 기자회견문을 읽다가 한참 동안 ‘목이 메여’ 기자회견문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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