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5월에 거제시 권고안 내봐야 반영할 시간 없다"
"거제역 입지 몇 곳 선정,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작성 중"…5월 공람·공고 예정

거제시는 지난달 29일 “남부내륙철도 역사입지를 시민 공론화 방식을 통해 최종 선정하여 국토부에 건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런데 큰 의문이 들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1월까지 남부내륙고속철도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끝낼 예정이다.

거제시가 5월 말까지 공론화를 거쳐 거제역 입지를 건의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전체 일정에 문제가 생긴다. 국토교통부가 거제시 건의안을 받아들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등을 작성하는데 또 수개월이 걸릴 것이다. 그 다음 공람‧공고 등의 절차를 거칠 것이다. 그러면 국토교통부가 계획하고 있는 올해 11월 기본계획 고시 일정에 도저히 맞출 수 없다.

11월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는 늦어도 5월까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마무리돼야 한다. 그런데 거제시는 5월에 ‘거제역’ 입지를 공론화로 결정해 국토부에 건의하겠다고 했다. 건의는 하되 전혀 반영이 안될 수 있다. 그런데 왜 공론화를 꺼냈을까,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거제시가 뒤늦게 공론화를 꺼낸 이유가 뭘까?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9일 오전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 담당공무원과 전화 통화를 했다.

기자 : 거제시에서 거제역 입지 선정을 위해서 공론화로 5월 말까지 권고안을 마련하겠다는 밝혔다. 이것이 국토교통부와 사전 교감 속에서 진행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공무원 : 그런 것 없다.
기 : 전혀 그런 것은 없없나요?
공 : 예.
기 : 거제시에서 권고안을 마련해서 국토부에 건의해도, 국토부에서 수용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느냐.
공 : 국토부에서는 5월 말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
기 : 국토부에서는 일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말이네요.
공 : 예. 11월까지 고시를 해야 된다.
기 : 거제 종착역 위치는 국토부에서 논의가 되고 있다는 말씀이네요.
공 : 여러 가지 대안을 놓고 검토를 하고 있다.

기 : 변광용 시장이 지난해 ‘거제역 입지 세 군데를 건의했다’는 내용도 검토가 되고 있는가.
공 : 국토부에 건의한 내용은 경남도를 통해서 건의한 내용 밖에 없다.
기 : 지난해 장목면민이 ‘장목 대금이 거제역 적지다’는 건의문을 거제시에 냈고, 거제시는 국토부에 보냈다고 하는데 그 내용은 받았는지.
공 : 그것도 받았다.
기 : 거제시가 공론화를 거쳐 거제역 입지를 결정하겠다고, 지난달 29일 거제시의회에 보고했다. 3,4,5월 말까지 일정을 잡았다.
공 : 공론화해서 줄려고 하면은 빨리 달라고 했다.
기 : 5월 말까지 늦다는 말씀이시네요.
공 : 예. 늦죠.

기 : 그러면 버스 지나간 뒤에 손드는 격인데.
공 : 그래서 공무원도 오겠다고 했는데, 올 필요도 없고, 빨리 해서 문서를 달라고 했다.
기 : 5월 달은 이미 역사 후보지가 결정이 난 이후다는 이야기인데. 국토부에서 안이 잡혔으면 공청회, 시민설명회는 하지 않느냐.
공 :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이 주민들한테 공람공고가 들어간다. 주민설명회가 하기로 돼 있다.
기 :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4월 경 공개되겠네요.
공 : 노선 잡고 역 위치 선정해야 되기 때문에 5월 달 돼야 가능할 것이다.
기 : 5월 달에 공람공고가 들어간다는 이야기는 거제역 역사 위치가 1안, 2안, 3안 등으로 결정되어서 공람공고에 들어가는 것 아닌가.
공 : 예. 그렇다.

기 : 최근에 창원이 노선 건의안을 내, 진주시 등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기본계획 수립 과정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일정에는 변화가 없다고 했는데도 진주하고 창원하고 논란이 되고 있다. 그 부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공 : 그 부분도 같이 포함해서 검토하고 있다.
기 : 거제 입장에서는 영향이 없을 것 같다.
공 : 거제 입장에서는 어디로 가든 달라질 것이 없겠죠.
기 : 시민들이 알고 있기로는 거제시에서 공론화를 거쳐 권고안이 결정되면, 정부가 그 권고안에 따라 움직여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공 : 그렇게 되면은 권고안을 받아서 처음부터 다시 검토를 해야 된다. 시간이 촉박하다. 지금이라도 공론화를 빨리 해, 권고안을 빨리 주면 된다.

통화 내용을 요약하면, '국토교통부는 이미 거제역(驛) 입지 후보지를 몇 군데 선정해,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 5월에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 공고에 들어간다. 거제시가 5월 말까지 공론화를 거쳐 거제역 입지 권고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해도, 권고안을 반영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거제시의회는 지난달 29일 거제역 입지 선정 공론화 안건을 간담회에 제시했을 때, 몇 명 시의원이 "공론화 후 결정된 권고안이 국토교통부에 반영이 될 가능성이 있느냐"고 집행부에 물어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변광용 시장은 "권고안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광용 시장이 거제역 입지 선정 공론화를 꺼낸 이유가 분명해진다. 지난해 거제시의회 시정질문 과정에서 변광용 시장은 "내부용역을 거쳐 국토부에 거제역 입지 후보지로 세 곳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거제시의회에도 보고하지 않고, 패싱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론이 나빠졌다. 나빠진 여론을 되돌리기 위해 '공론화'를 내세우지 않았나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공론화해서 거제역을 국토부에 건의해봐야 반영도 안된다'더라는 여론이 퍼질 경우 되레 더 큰 부메랑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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