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아직도 총선 패배 원인 모른다(?)…2년 뒤 지방선거 '사수, 탈환' 대격돌 예상
거제 통합당, 서일준 당선자 임기 시작 전인데도, 2년 뒤 지방선거 겨냥 '움직임'

문상모 민주당 거제지역 위원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16일 운영위원회를 갖는다. 주요 안건은 21대 총선 패배 원인과 향후 해법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취재 결과 16일 운영위원회는 열렸지만, ‘총선 패배 원인 분석과 향후 해법 논의’는 오는 23일로 연기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4월 15일 총선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났다. 아직도 지난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지 않았는지 의아스러웠다. ‘이겨야 하는 선거인데 져서’ 충격에 벗어나지 못했거나, 또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지 못할 만큼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하고 추측해볼 수 있다. 시민들은 후자쪽에 더 많은 공감대를 갖고 있을 것이다.

2018년 지방선거 때 투표인수는 12만2,592명이었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 때는 13만351명이었다. 투표자수는 이번 선거가 7,759명이 더 많았다.

지난 지방선거 때 민주당 변광용 후보는 6만2,949표(52.47%)를 획득했다. 서일준 후보는 5만4,764표를 획득했다. 표차는 8,185표였다.

이번 국회선거 때 서일준 당선자는 6만5,746표(50.89%)를 획득했다. 문상모 후보는 4만9,136표(38.2%)를 획득했다. 표차는 1만6,610표다. 진보성향 김해연 후보는 1만952표를 획득했다.

투표율, 김해연 후보 득표수 등을 고려치 않고, ‘단순화’시켜보면, 지난 지방선거 때 ‘중심에서’ 변광용 후보 쪽으로 이동했던 표가 8,185표다. 그런데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중심에서’ 서일준 후보쪽으로 1만6,610표가 이동했다. ‘단순히’ 2년 사이 2만4천여표가 움직인 셈이다. 시민의 표심이 얼마나 많이 이동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선거는 생물(生物)이다. 언제 어떻게 변화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거제 민주당 쪽에서는 ‘영남권 미래통합당 보수표 집결’ 때문에 선거에서 질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을 내놓을 것이다.

총선 후 미래통합당 참패 원인을 분석하는 기사가 그 동안 언론에 많이 보도됐다. 관련 기사를 읽어보다가, 미래통합당 주어를 ‘거제민주당’으로 바꿔 신문기사를 읽어보면 여러 곳에서 일맥상통(一脈相通)하고, 흐름이 맞아떨어지는 것이 많았다.

지금까지 언론에서 거론된 선거 패배 원인으로 보이는 몇 가지를 살펴보자. 2018년 지방선거 후 거제 지역 집권당에 맞는 명확한 비전 제시 미흡, 대우조선해양 매각 문제에 미지근한 입장,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에 대한 용두사미(龍頭蛇尾) 대처, 각종 임명직‧공사‧재단 등에 논공행상(論功行賞) 측근 기용, 민의를 거스르는 ‘특혜성’ 도시재생 사업 등이다.

또 총선 후보자 자질 문제, 거제 민주당 내 각 분파간 분열과 고소‧고발전, 선거전략 실패, 민주당 소속 도‧시의원의 인격적 품성에 대한 시민 평가, 도의원‧시의원 의정활동 낙제점, 시민‧동료시의원‧공무원으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일부 민주당 소속 시의원의 ‘독불장군식’ 의정활동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거제지역에 한정할 경우, 이번 거제 총선 결과에 담긴 의미는 변광용 거제시장의 시정운영 중간평가가 가장 클 것이다. 그리고 도‧시의원에 대한 중간평가 의미도 담겼다. 결론적으로 변광용 시장, 민주당 소속 도‧시의원에 대한 ‘중간평가’는 한마디로 ‘참패’다. 민주당 소속 거제시장‧경남도의원‧거제시의원에 대한 거제시민의 냉엄한 심판이다.

변광용 시장은 서일준을 한번 이겨봤기 때문에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내가 나갔으면 아마 이겼을 것이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마 더 큰 표차로 떨어지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표심(票心)은 언제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 시민들은 변광용 시장을 2년 동안 겪어봤기 때문에, 변 시장의 ‘시정운영 능력’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2년 전 거제시장 선거 때 변광용 후보가 내건 선거 슬로건은 ‘새로운 거제, 힘있는 시장’이었다. 2년이 지난 후 변 시장이 내건 슬로건이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았을까. 새로운 거제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으며, 새로운 거제 비전을 시민에게 얼마나 많이 보여주었는가. ‘힘있는 시장’으로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문제를 바로 풀 것처럼 호언장담했는데, 지금은 어찌되고 있는가.

▲ 2년 전 거제시장 선거 때 변광용 후보 책자형선거공보 표지

미래통합당 서일준 국회의원 당선자는 아직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지 않았다. 서일준 당선자는 벌써부터 2022년 지방선거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때 잃은 거제시장, 경남도의원 3명을 비롯해 거제시의원을 ‘반드시 탈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선에서 김한표 국회의원이 공천을 받지 못한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결과 때문이다. 지방선거 때 거제시장, 경남도의원 3명을 민주당에게 뺐겼다. 거제시의회도 16명 중 민주당 10명으로 다수당이 됐다. 지역 정치 주도권 상실, 시장‧도의원‧시의원 중간 허리 조직 와해, 시민지지도 급락 ‘악순환’이 공천 탈락을 초래했다.

서일준 국회의원 당선자도 김한표 국회의원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2022년 지방선거 때 잃었던 시장‧도의원‧시의원을 다시 ‘탈환’하지 못하면, 4년 뒤 국회의원 선거도 장담할 수 없다. ‘초선’ 국회의원으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가오는 2022년 지방선거 결과는 서일준 국회의원 당선자가 재선을 하느냐 못하느냐 ‘가늠자’가 될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재선 도전이 한결 수월해진다.

지금부터 2년 뒤 선거를 겨냥해, 거제 민주당이나 거제 통합당 세력들은 ‘사수냐, 탈환이냐’를 놓고, 장기 레이스에 돌입하는 형국이다. 2년 뒤 지방선거에서 ‘이기느냐 지느냐’ 사생결단(死生決斷) 한판 승부가 벌어질 태세다. 2년 동안 어떠한 일을 하며, 얼마만큼 거제시민의 마음을 움직이느냐에 따라, 2년 뒤 성적표를 받게 된다.

거제 민주당을 비롯해, 민주당 소속 시장‧도의원‧시의원은 ‘환골탈태(換骨奪胎)’해야 한다. 그래야 2년 뒤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거제 통합당도 매한가지다. 의욕에 넘쳐있을 ‘초선’ 서일준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2년 전 지방선거처럼 ‘참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와신상담(臥薪嘗膽)’해야 한다.

답은 의외로 가까이 있다. 견내량이나 거가대교를 건너 온 후에는 민주당이니 통합당이니 정의당이니 노동당이니 하는 정당은 없어진다. 누가 거제시 미래를 고민하고, 누가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지, 누가 시민의 삶의 질을 위해 노력하는지를 시민들은 면밀히 살핀다. 유권자들은 현명하다. 

먼저 변광용 시장은 ‘현장이 답이다’는 말을 자주 하고, 현장 방문 보도자료가 자주 온다. 조그만 마을 민원은 면·동장, 도의원, 시의원이 처리해도 된다. 면·동장, 도의원, 시의원에게도 ‘할 일’이 있어야 한다. 이제 시민들은 변광용 시장이 ‘어디 어디를 방문했다. 누구누구를 만났다’는 보여주기식 ‘정치인 시장’은 바라지 않는다. 이제는 행정을 어느 정도 파악했기 때문에 ‘행정 시장’을 바라고 있다. 정치인이 아니다. 행정가다. 시장이 해야 할 일은 거제 비전을 준비하고, 미래에 뭘 먹고 살 것인지 ‘큰 그림’을 준비해야 한다.

다가올 철도 시대에 맞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거제 미래에 대한 확고하고, 모든 시민이 신뢰하는 미래 비전이 있어야 한다. 

‘국제관광도시 거제를 만들겠다’는 것은 변광용 시장이 선거 때 낸 공보물에 담긴 내용이다. ‘국제관광도시’는 구호로만 절대로 되지 않는다. 국제관광도시 수준에 걸맞는 원대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세계적인 관광도시’는 어떠한 관광자원, 인프라, 시민의식이 갖춰졌는지 기본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거제시를 국제관광도시에 맞추기 위한 계획을 입안해야 한다. 국제관광도시 목표가 없는데, 거제시가 국제관광도시가 될 가능성은 ‘제로’다.

▲ 2년 전 변광용 시장후보 책자형 선거공보 내용

‘코로나’로 인해 대외행사가 많이 줄었고, 주간행사표도 텅 비어 있다. 공부하기 ‘딱 좋은 시간’이다. 변광용 거제시장이 ‘거제 미래 해답’을 찾기 위해 무슨 책을 읽었다는 보도자료가 나왔으면 좋겠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은 어쩐 일인지 지난 제215회 임시회에 너나없이 시정질문에 나섰다. 민주당 소속 10명 시의원 중 노재하‧안석봉 의원을 빼고, 8명이 시정질문을 했다. 4‧15 총선이 끝났기 때문에 이제 2년 뒤 지방선거가 ‘발등의 불’로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2년 뒤 선거에 어찌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시정질문 내용은 크게 시민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일부 시의원의 시정질문은 ‘사실과 맞지 않는 내용’, ‘공무원 윽박지르기’로 권위주의에 젖어 있었다.

거제시정·경남도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시의원·도원이기를 바라고 있다. 거수기 도의원‧시의원은 본인들에게만 좋은 일이지, 시민에게는 백해무익(百害無益)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선거에 참패한 미래통합당을 향해 “미래통합당은 뇌(腦)가 없다”는 말을 했다. 이 말은 중추신경 조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철학(哲學)이 없다는 말과도 맥(脈)이 통한다. 비전이 없다는 말도 연결된다.

변광용 거제시장, 거제 민주당 소속 도의원, 시의원 그리고 거제지역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거제민주당에는 외람되지만, ‘거제 민주당은 뇌가 없다’고 표현했을 경우, 거제시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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