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역경, 희망으로 뒤바꾼 인간 승리

지난 2일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시장에 출마해 당선된 권민호 시장이 관심의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어린 시절 남의 집 머슴살이, 학교소사, 실업계고교 야간졸업을 거쳐 박사학위를 받았고 두번의 도의원에 이어, 이번 시장으로 당선되기까지의 특별한 이력 때문이다.

어린 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워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며 초등학교를 다녔고, 중학교시절 학교일을 돕는 소사생활을 하며 중학교를 마쳤다. 이런 사정으로 꿈에나 그렸던 고등학교 진학은 20살이 넘은 성인이 되어서야 서너살 적은 동생뻘 되는 학우들과 야간고등학교를 다녔다.

'주간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고단한 몸이었지만 밤에라도 공부를 할 수 있는 고등학교를 다닌다는 것이 생각만 하면 그저 즐거웠다”고 술회하는 권 시장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힌다.

당시 마산 창신공고 담임이었던 임태빈(현 마산소재 세인리무진항공회장)선생은 “당시 권시장은 다른 학생보다 나이가 서너살 많았고, 항상 열심히 학업에 임한 우수한 학생으로 기억된다.”고 술회하고 있다.

이후 악착같은 노력 끝에 가정을 일구고 어느 정도 생활의 안정을 찾으면서 사회봉사로 눈을 돌렸다. 고향 거제로 돌아온 그는 자신이 걸어온 삶처럼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는 어린 학생들에게 희망의 빛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가 봉사활동에 방향을 돌리고 보니 그의 손길이 필요한 것은 불우학생뿐만이 아니었다. 노인, 장애인, 노점상인 등 개인적인 봉사활동은 한계로 다가왔고 결국 정부차원에서 해결하는 길이 옳을 것이라는 굳은 생각으로 지방자치로 관심을 돌렸다.

1995년과 1998년 지방선거 때 열심히만 하면 당선될 것이라는 패기로 무소속 도의원에 도전했다가 쓴잔을 마셨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이보다 더한 어려움을 겪어온 권시장에게 첫 선거의 패배는 오히려 약이었다.

자신의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만학으로 야간대학교를 거쳐 박사(이학)학위를 받았고, 대학강단에서 후학양성에 힘써오다가 2003년 한나라당 공천으로 보궐선건에서 무투표 당선된 이후 2006년 연이어 한나라당 공천으로 도의원에 당선되면서 이미 지역의 인재로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를 바라보는 시민들을 위해서는 도의원으로서 할 일이 너무나 적음을 깨달았다. 더 큰 꿈의 실현을 위해 그는 자천타천으로 당시 김기춘 국회의원과 다른 선택을 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한 정치적 결단 끝에, 2007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거제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2008년 총선을 맞아 도의원직을 사퇴하는 또 한 번의 강단으로 한나라당 공천경선에 나갔으나 또 한 번의 아픔을 맛봤다. 아픔의 극복방법을 터득한 그는 오히려 고려대학교 행정대학원에 진학해 자신의 부족함을 메워나갔고, 포기할 줄 모르는 그의 집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장당선’ 이라는 꿈을 이루도록 한 것이다.

권 시장은 “자라나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어린시절의 어려움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하면 어떠한 목표도 불가능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고 말하고, “이제 끝이 아니라 더 큰 부담을 안고 실망시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또 다른 포부를 밝히는 그의 주름진 얼굴에서 그동안의 역경이 배여난다.

2010. 6. 3(목)
거제시장 당선자 한나라당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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