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의회 속기록에 고현만 매립 문제점 일부 드러나

거제시는 삼성중공업 건설사업부와 고현항 매립에 대한 양해각서(MOU, Memorandom of Understanting)를 27일 체결한다고 삼성중공업측 관계자가 20일 밝혔다.

고현한 매립에 대한 다양한 시민의견 수렴이나, 공청회 등 기본계획에 대한 시민 동의 절차도 없이 거제시와 삼성중공업이 법적인 강제성도 없는 양해각서 체결을 서두르는 데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한편 지난달 20일 열린 거제시의회 임시회에서 이행규 의원과 김한겸 시장, 강해운 도시건설 국장간의 시정질의 속기록에 거제시와 삼성중공업이 고현만 매립을 서두르는 이유가 일부 밝혀져 시민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 거제시, 삼성중공업 제안서에만 집착하는 이유 석연찮아 

김한겸 시장은 지난 5월 20일 거제시의회 이행규 의원의 시정질의 답변에서 "공개공모를 통하여 민간사업자의 의향서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고, 비공개적으로 국내 대형 건설사들로부터 사업의향서를 받는 것 또한 고현만의 실소유자인 중앙정부로부터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답변했다.

거제시의 주장대로라면 삼성중공업 사업제안서는 중앙정부로부터 오해의 소지가 없고, 다른 대형 건설사로부터 사업의향서를 받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는 지적이다.

▲ 고현항 매립 후 토지이용도 및 개발계획
이행규 의원이 "삼성중공업이 거제시에 의향서(제안서)를 낸 이유는 무엇이냐? 국가 소유인데 왜 우리 거제시에 의향서(제안서)를 내느냐"고 강해운 국장에게 되묻자, 강 국장은 "(삼성중공업의) 매립기본계획에 (거제시의) 도시계획 사항과 일치하기 때문에 거제시에 낸 것"이라고 답했다.

삼성중공업은 오래전부터 고현만 매립 기본계획을 세워왔다는 사실이 강 국장의 답변을 통해서 일부 드러났으며, 삼성중공업이 지난 5월에 사업을 첫 제안했다는 것은 시민을 기만한 처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강해운 국장은 이날 추가답변에서 "공개 공모를 통해서 하려고 하면 매립기본계획에 반영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2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지만, 제안자(삼성중공업)하고 하면 지금 바로 절차가 가능하기 때문에 2년 정도를 앞당길 수 있다"고 답했다.

이행규 부의장이 "제안자가 하면 가능하고 거제시가 하면 2년 걸리고 그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고 물었을 때, 강국장은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모든 절차를 선정해서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절차를 선정하는 기간이 2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강 국장의 답변을 요약하면, 삼성중공업이 제안서를 이번에 제출하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2년 전부터 거제시와 협의를 하면서 이미 완벽하게 준비를 해왔다고 추측할 수 있다.

김한겸 시장은 또 이날 답변에서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제안서를 제출받아 타당성 여부를 검토중이다"고 했다. 하지만 이행규 의원이 강해운 도시건설국장에게 "독봉산의 토취장을 활용하려고 하고 있는 편입토지 조서를 만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강 국장은 "그 단계까지는 안갔다"라고 답했다.

독봉산 토취장에 들어가는 토지는 몇평이며, 소유주는 누구이며, 매입가는 얼마인지에 대한 기본 자료도 안 갖추고 몇 천억의 사업을 한다는 것이 가능한 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거제시와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추진된 상황을 일부 숨겨왔다고 밖에 볼 수 없다.

  • ▲ "독봉산 토취장에 시 관계자들 토지 소유 의혹(?)"

이행규 의원이 이날 "(독봉산 토취장에) 거제시 관계자들 토지가 있는지 파악을 해봤느냐고"고 묻자, 강 국장은 "그 단계까지 안와서 파악을 못했다"고 했다.

▲ 고현항 매립 시 토취장으로 사용할 독봉산.
강 국장은 또 "독봉산 지역이 (토취장으로) 결정되면 보상해야 하기 때문에 파악해서 결정해야할 사항이다"며, "거제시 관계자들이 (삼성중공업의) 제안서가 접수되고 나서 (토지를) 샀다고 하면 문제가 되지만 그 이전에 가지고 있는 사유재산에 대해서는 정당한 절차에 의해서 보상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독봉산 토취장에 일부 시 관계자의 토지가 있다는 사실을 간접 시인했다고 볼 수 있으며, 과연 시 관계자는 어떤 직위에 있는 공무원인지 시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 또 선거용 MOU아닌가 의혹 눈초리

하필이면 법적 구속력도 없는 MOU를 지금 이 시기에 꺼내는지 시민들의 의혹의 눈초리가 모아지고 있다. 2005년 거제시는 대주산업과 사등면에 조선소를 유치하는 MOU를 체결해 지방선거에 유효적절하게(?) 이용했다. 지난해 7월 STM과 하청조선특구 추진 MOU를 체결했다. 하청조선특구는 여러 문제로 인해 추진이 순탄치 않다. 새롭게 여론을 모을 새로운 카드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삼성중공업간의 MOU가 아니냐는 세간의 지적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20일 기자에게 "삼성중공업이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거제였다. 이제는 기업 이윤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고현만 매립 이익을 거제시에 되돌려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의 말을 믿는 거제시민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기업은 이윤추구가 목적이다. 이윤이 나지 않는 사업은 할 리가 만무하다.

삼성중공업은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 차원이라면 모든 것을 시민에게 떳떳하게 밝히면서, 정정당당하게 고현만 매립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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